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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개혁이 한국에 던지는 교훈

Written by. 유동운   입력 : 2007-12-04 오전 10: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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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철도노조는 공기업 연금납입기간을 현행 37.5년에서 40년으로 늘리겠다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개혁안에 반발해 파업하였지만 파업 열흘 만인 지난 23일 끝냈다. 원래 프랑스 공기업 연금은 사기업연금보다 보험료 불입기간은 짧으면서도 연금액은 많은 특혜를 누려왔다. 시라크 정권은 1995년 공기업 연금 개혁을 시도했지만 철도노조가 3주 파업을 벌이면서 대중교통을 마비시키자 개혁안은 철회되고 알랭 쥐페 총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일이 벌어졌다. 이후 프랑스는 ‘공공부문개혁이 불가능한 나라’로 세계에 인식되었다,

사르코지가 12년 만에 다시 공공부문연금개혁을 둘러싼 노조와의 대결에서 “수백만 시민을 인질로 잡는 파업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원칙을 고수하자, 시민 1만 명도 파리 레뒤블리크 광장에 모여 “국민이 공기업에 젖을 짜 먹여주는 암소냐”라고 외치며 그의 개혁을 지지하는 바람에 결국 파업병에 걸린 프랑스 노조가 무릎을 꿇고 말았다.

우리의 사정은 어떠하였는가? 김영삼 정부에서부터 김대중 정부, 이어서 노무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개혁을 둘러싼 정치적 압력단체와의 싸움에서 정부가 굴복하는 바람에 불쌍한 국민들만 그동안 비싼 대가를 치렀다. 한국과 프랑스의 사례는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에 따라 나라의 명운이 바뀐다는 사실을 대처 영국수상 이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경쟁을 억제하는 공기업독점

프랑스의 철도노조는 공기업이다. 아담 스미스는 독점을 싫어하였는데 이후 그의 사상을 전수받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독점을 없애야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어 한 나라의 경제가 잘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사실 그가 혐오하였던 것은 국가에 의해 보호받는 독점이었다. 당시의 유럽의 정책수단으로 도입되었던 동업조합(길드)은 다른 외부자의 진입을 국가가 권력으로 막아주는 배타적 특권(면허)제도였다.

아담 스미스에 따르면 이러한 배타적 특권은 경쟁을 억제시킬 뿐만 아니라, 직업의 경쟁제한으로 종사자의 수를 적게 만드는 나쁜 제도라고 혹평하였다. 여기서 아담 스미스는 경쟁을 허용하지 않는 상행위를 거부하였지 독점 그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행히 이후 슘페트, 하이에크, 프리드만이 나서서 민간기업에 의한 독점은 나쁜 것이 아니고 경쟁을 허용하지 않고 정부가 보호하는 독점을 나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바람에 요즘 경제학자들은 독점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달라졌다.

밀턴 프리드만 부부는 ‘선택의 자유’에서 지역사회의 통신이나 철도 및 수도사업 등과 같은 자연독점은 ① 정부가 규제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민간독점, ② 정부가 규제하는 민간독점, ③ 공기업이라는 세 가지 해악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해결하여야 하는데 이 중에서 일단 생기고 나면 없어지기 어려운 ②와 ③의 해악보다 ①의 민간독점의 해악이 그래도 가장 작다고 주장하여 민간독점을 선호하였다. 민간독점은 국가독점과는 달리 경쟁으로 인해 생명이 오래가지 못한다. 가령 인터넷의 선두주자 야후가 독점을 누리드니 이후 구글이 생기는 등 끊임없는 경쟁이 민간독점에서 일어난다.

불행하게도 노동독점(면허, 인허, 자격규정, 노조에 대한 독점금지법 적용배제, 노조에 대한 면책특권)은 정부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정부와 함께 그 해악은 영속된다.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으로 법관, 변호사, 의사, 교사, 공무원, 공기업직원을 꼽는데 아담 스미스가 혐오하였던 국가가 독점력(자격증이나 면허)으로 막아주는 직업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근래 공기업은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까지 비꼬임을 당하고 있다.

최근 한국행정학회가 전국 137개 공기업, 공공기관 직원 2,7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공기업 직원들은 입사 7-9년이 되면 직업에 대한 회의 때문에 방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민간회사와 달리 공기업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목표를 내건 뒤 성과급을 챙기고 있다고까지 비판받고 있다. 직장의 업무강도도 높지 않고 정년(60세)까지 무난히 보장되겠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진다고 느끼는 직원도 있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민간담합을 우려하여 공정거래법을 통해 이를 규제하여야 한다고 믿고 있지만 그러한 담합도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사실 생명이 짧은데 그것은 경쟁이 민간독점을 생존독점을 허용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에선 국가독점이건 민간독점이건 모든 독점을 혐오하도록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아담 스미스가 우려한 경쟁을 허용하지 않는 국가독점 특히 공기업을 혐오하여야지 민간독점을 나무라서는 안 될 것이다.

경쟁을 통한 실패와 성공

중국 齊나라에 宣王은 여러 사람이 퉁수를 부는 합주를 좋아하였다. 그래서 궁정에 많은 퉁수꾼을 동원하여 합주를 듣고선 이들 퉁수꾼에게 많은 양식과 옷감을 주어 연주를 사례하였다. 그런데 그가 죽고나서 아들  ?王이 집권하였는데 그는 독주를 좋아하여 퉁수꾼 한 사람 한 사람을 불러내어 자신의 앞에서 연주하도록 명령하였다. 그러자 그 많던 퉁수꾼들이 모두 도망가고 말았다고 한다.

하이에크도 ‘노예로의 길’에서 공기업은 경쟁을 피하므로 사회에 봉사할 희망이 없는 기구로 보았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우리들이 번영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실패는 불가피하게 일어난다.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도 필요로 하기마련인데 공기업은 실패하지 못하도록 국가독점의 보호를 받는 소위 죽지 않는 불사신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각자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성공은물론 실패도 받아들임으로써 전반적인 경제번영에 이바지한다. 그런데 정부가 시장활동에서 일어난 실패를 보완하려고 공기업의 길을 밟게 되면 민간기업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공기업은 경제번영에 이바지하지 못하는 기구로 전락한다.

25년 전 레이건 정부가 들어서면서 구소련에게 소중한 지적재산이 넘어간다고 하여 ‘사이언티픽 아메리카’ 과학잡지에 실리는 과학자들의 논문을 사전에 검열하여 선별해 싫도록 요구하였다. 그러자 편집장은 다른 나라의 과학자들이 과학논문을 읽고 나서 새로운 연구논문을 발표하면서 서로 경쟁하는 것이 미국의 과학발전에도 이롭다고 항의하자 레이건도 이를 수긍하여 당초 검열하려던 계획을 철회하였다. 경쟁은 경제번영은물론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기여한다.

제도개혁의 리더십

司馬遷의 史記에 나오는 이야기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鄭나라에 子産이란 재상이 있었다. 그가 등장해 귀족의 특권을 삭감하고 또한 농지를 늘리고자 높은 세금을 부과하자 귀족이나 농민할 것 없이 모두 자산을 죽여야 한다고 아우성이었다. 그가 등장해 5년간 정치를 하고나서 모두 생활이 풍족해지자 처음에는 죽여야한다고 소리치던 사람들이 그를 칭찬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나라엔 도둑이 없어지고 길에 물건이 떨어져도 주워가는 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나온 고사가 道不拾遺이다. 물론 자산이 개혁정치를 통해 鄭나라가 부흥하기도 했으나 군신들의 권력다툼으로 건국 430년 만에 韓나라에 멸망당하고 말았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인 해리 트루먼은 리더십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하기 싫어하는 일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예술’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서는 남한에 미국 군대를 계속 보내는 것을 반대하는 여론이 득세하였다. 그러나 그가 여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미군을 계속 투입하는 바람에 공산주의나라가 될 법하였던 남한이 이후 경제발전으로 미국과 함께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하나의 축이 되었다는 사실은 미국국민이나 남한국민에게 다행스런 일이 아닐까?

최근 미국무장관을 지냈던 콜린 파월은 오늘 모든 사람이 만족했다 한들, 리더라고 모든 사람을 늘 만족시킬 수는 없기 때문에, 내일 불만을 터뜨리며 그 대열을 박차고 나갈 사람이 없으리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하였다. 리더십은 인기경쟁이 아니다. 그는 아무도 화나게 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고 애쓰는 일은 凡人이나 할 법한 일이라고 리더십의 핵심을 지적하였다.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규제받는 민간독점이었던 통신과 항공운수사업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여 경쟁이 들어서도록 이끈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경제개혁을 성공으로 이끈 리더십의 지도자였다. 취임하자마자 탄광노조와 1년 이상을 대결한 대처는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신들의 문제를 사회에 떠넘기는 영국인의 병을 치유한 리더십의 지도자였다.

우리는 사르코지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 전문가들은 1990년대 7%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이대로 간다면 2010년 이후엔 4%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포퓰리즘적 국가정책으로 평등주의적 분배에만 급급하였던 한국경제를 회고해본다면 리더십이 없는 범인을 지도자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Konas)
출처 : http://www.cfe.org

유동운(부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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