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양성평등의식 점진적 확산 추세"
보수적 가치관을 가진 집단으로 꼽히는 군대에서도 양성평등의식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이 국방부 국방여성정책팀의 의뢰로 내놓은 '군 조직 내에서의 성인지력 향상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군의 양성평등의식을 점수로 환산하면 최저 10점에서 최고 50점을 기준으로 평균 34.4점을 기록했다.
진흥원은 직업.교육.가정.사회문화영역 별로 10개 문항씩을 측정했으며 1개 문항당 5개의 답변을 받아 최저 10점에서 최고 50점까지 나올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중간 값은 30점이다.
양성평등의식 점수가 중간 값을 약간 웃돈 것은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양성 평등한 방향으로 변화해 감에 따라 군도 이런 변화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흥원은 설명했다.
영역별 평등의식은 교육(36.5점), 가정생활(36점), 직업생활(34점), 사회문화(31.2점) 순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교육영역의 경우 '사관ㆍ부사관학교의 여성 입학을 제한해야 한다'는 문항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한 군인은 남자 7.8%, 여자 3.5%에 불과한 반면 '아니다'는 응답은 남 74.5%, 여 92.1%에 달했다.
가정생활영역의 질문 가운데 '여자는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돌보는 역할'이라는데 대해서는 '그렇다'라는 응답은 남 14.3%, 여 6.2%이었는데 '아니다'는 답은 남 64.4%, 여 85.8%였다.
사회문화영역의 문항으로 '외모를 중시하는 미인대회는 폐지돼야 한다'는 항목에서는'그렇다'는 응답은 남 25.4%, 여 45.5%인데 반해 '아니다'는 응답은 남 40.7%, 여 24.5%로 대조적이었다. '딸은 여자답게 아들은 남자답게 키워야 한다'라는 문항에서는 '그렇다'가 남 58%, 여 16.6%로, '아니다'가 남 19.7%, 여 64.5%로 나타나는 등 평등의식이 희박했다.
진흥원은 "사회문화영역에서 양성평등의식이 낮은 것은 남성과 여성의 일반적인 속성에 관한 통념을 묻는 질문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일반사회와 마찬가지로 군대도 사회문화영역에서 양성평등의식의 변화 속도가 느리다"고 설명했다.
또 성별 양성평등의식은 여성이 39.1점으로 남성(33점)보다 높았으며 여성은 가정생활영역에서, 남성은 교육영역에서 각각 양성평등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흥원은 "남성과 여성의 평등의식 편차는 사회문화영역에서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며 "여성은 사회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새로운 여성상, 남성상을 받아들이며 빠르게 의식을 변화시키고 있는 반면 남성은 변화하는 여성상을 수용하기보다는 기존의 통념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각 군별 양성평등의식은 공군(35.3점), 국방부 직할부대(34.7점), 육군(34점), 해군(33.8점) 순으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는 비행기를 이용해 전투하는 공군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포나 기계를 움직여서 전투하는 육군은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원하며 해군은 함정이라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경직되고 보수적인 남성적인 문화가 더욱 강화될 수 밖에 없는 환경 탓 때문이라고 진흥원은 말했다.
진흥원은 "군내 양성평등의식의 확산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은 남군들이 가지고 있는 역차별 정서다. 남군들은 여군들에 대한 권익증진 및 지원정책을 역차별로 받아들인다"며 "남군 1명에 소요되는 비용에 비해 여군 1명에 소요되는 비용이 3배 가량 많다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 11월28일부터 12월 12일까지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에는 육군 490명(여성 90명), 해군 268명(여성 48명), 공군 310명(여성 90명), 국방부 직할부대 333명(여성 113명 포함) 등이 참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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