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당선자가 2009년 1월 20일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향후, 韓美 군사동맹으로 한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미국 新정부의 대외정책 및 한반도정책은 어떤 원칙과 전략에 의해 이루어질 것인가?  konas는 오바마 新정부 외교정책을 ①對外정책 전반 ②對北정책, 그리고 ③對한국정책 등 3부로 나누어, 안보전략연구소장인 홍관희 박사의 분석 및 전망 기사를 게재한다.

①美오바마 정부의 對外정책

1. 대외정책 기조: 자유민주주의․인권 + 국제협력

오바마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로 우선 예상되는 것은 (i)미국의 전통적 외교정책 기조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ii)부시행정부 이후 새롭게 변화한 국제환경에 ‘국제협력’을 강조하며 유연성 있게 대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의 전통적 외교원칙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등의 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목표로 한다. 오바마 당선자도 이런 의미에서, “21세기 도전을 극복할 미국 리더십의 신(新)새벽”을 강조한 바 있다. 그가 언급한 “미국적인 가치”란 구체적으로, 민주주의와 정의, 기회와 희망 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부시행정부 시절 거대한 구호 속에 실제로 이룬 것이 많지 않고, 오히려 ‘일방주의’라는 비판과 반발만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는 ‘국제협력’이 강조되면서 이 목표가 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차기 미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는 오바마 당선자의 언급을 통해 나타난 것처럼, “미국적인 가치(American values)에 기반을 둔 실용주의(pragmatism)”로 압축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바마 정부는 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동맹국과의 ‘협조체제’를 강조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미국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우방국과 동맹관계를 재구축하고 강화해 전세계의 도전을 미국 혼자 떠 안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무장관 내정자인 클린턴 힐러리도 “우리는 더 많은 파트너를 확보하고, 적(敵)은 줄여 나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2. ‘군사력 + 外交’ 전략

대외정책 추진의 방법과 전략 측면에서, 오바마 정부는 “강력한 군사력 + 부드러운 외교” 방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당선자는 ‘군사력+외교’를 강조하면서, “미국의 안보와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세계 최강의) 군사력에 외교의 지혜와 힘을 결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울러 그는 “외교·안보에서 성공하려면 미국의 힘을 능숙하게 사용하고, 균형있게 통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미국은)지구상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동시에 오바바 신정부는 외교전략 수행에 있어, 소프트파워(Soft Power)와 하드파워(Hard Power)가 결합된 ‘통합파워’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소프트파워’란 2004년 8월 조셉 나이(Joseph S. Nye) 당시 하버드 케네디 스쿨 학장이 제시한 개념으로, 미국이 세계 최강의 정치ㆍ군사 대국임에도 9ㆍ11사태를 피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지도력(leadership)’이란 단지 정치ㆍ군사ㆍ경제력으로 대변되는 가시적 ‘힘’으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협조와 설득을 가능케 하는 가치, 문화, 이념, 설득력, 외교력 등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한데서 시작됐다.

이에 따라 오바마 당선자가 제시하는 ‘통합파워’란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를 긴밀히 결합하는 외교정책을 의미한다. 오바마 당선자는 이와 관련, “군사력과 외교, 정보, 법 제도, 경제 그리고 도덕적 전범(典範)으로서의 힘 등 미국이 가진 모든 힘의 요소들을 통합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3. 금융위기 先해결하며, 이라크․아프간/이란․북한 핵무기 해결에 나설 듯

구체적으로 고찰해 볼 때,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은 일단 2008년 8월 25~2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채택된 ‘미국의 리더십 쇄신’(Renewing American Leadership)이라는 제하의 ≪정강정책≫에 잘 나타나 있다.

그 주요 내용은 (i)이라크戰 종식 (ii)테러리즘 격퇴 (iii)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iv)미국 군사력 활성화 (v)국제사회의 공동안보 증진 (vi)민주주주의 및 경제개발 촉진 및 인권 존중 (vii)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 대책 등 7대 외교정책 목표로 압축돼 있다. 이에 따라 오바마는 대선 과정에서 “취임 후 16개월 이내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약속하였다. 다만 대선 직전 汎세계적인 금융위기 발생으로 미국 경제 및 세계경제 회복이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향후 그 우선 순위의 변화도 예상된다.

대선 승리 후 오바마 측 정권인수팀은 11월 19일 오바마-바이든 플랜(The Obama-Biden Plan) 제하의 정책 구상을 발표하였다. ‘플랜’은 ‘핵 억제, 공정무역’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지정 거론하고, “거침없고 직접적인 (tough & direct) 외교 전개”를 강조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i)아프가니스탄ㆍ파키스탄 문제 (ii)핵무기 (iv)이란 문제 (v)에너지 안보 (vi)미국외교의 쇄신 (vii)이스라엘 문제 등을 적시하여, 그 우선 순위에 있어 8월의 ‘정강정책’과 약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아프간 전쟁 문제를 제1 우선 순위에 놓은 것이 눈에 띤다. 오바마 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유종의 미를 거두며 명예롭게 종결하는 한편, 최근 사상자가 늘고 있는 아프간 전쟁 해결에 역점을 두려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에도 아프간 파병을 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뭐니뭐니해도, 오바마 정부의 취임 후 최우선과제는 세계적인 경제위기 해결 노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일반무역관세협정(GATT),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통화기금(IMF)을 창설, 이들 국제기구들을 통해 세계경제질서를 유지해 왔고(김국신의 “오바마 행정부의 동북아 정책,” 「통일연구원」 2008.12.2), 세계경찰을 자임하며, 세계 각국과 다양한 형태의 협상을 통해 자유무역을 확대시켜 왔다.

오바마 정부가 ‘공정 무역’의 기치 아래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통상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은 높지만 기존의 자유무역이념 자체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바마 정부는 금융위기와 재정적자를 고려, 국방비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 외교ㆍ안보팀의 면모

대선 과정에서 오바마 후보는 자신의 외교ㆍ안보분야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교에 정통한 바이든(Joe Biden) 상원 외교위원장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바 있다. 또 국무장관에 대통령 후보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상원의원을 지명하였다. 국방장관에는 부시 대통령 시절 임명된 게이츠(Robert M. Gates) 국방장관 유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상무장관에 임명된 빌 리처드슨(61) 뉴멕시코 주지사의 경우, 주지사 신분으로 2005년 10월 방북,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과 면담하고 영변 핵시설을 둘러보는 등 지금까지 6차례나 북한을 방문, 미국 내에서 북한 문제에 가장 정통한 정치인으로 손꼽히는 인사이다. 그의 입각(入閣)이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상기 외교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다음 글에서 오바마 차기 미 정부의 對북한 정책을 고찰해 보기로 한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