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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保ㆍ統一 큰 틀에서 南北관계 바라봐야

남북관계 서두를 이유 없다
Written by. 홍관희   입력 : 2009-05-14 오전 8: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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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4·5 미사일 발사 후 ‘대북 제재’를 천명한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이 나온 지 한 달이다. 북한은 이에 ‘6자회담 절대 불참’과 ‘유엔의 사죄’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가 4·21 남북 접촉을 계기로 조만간 당국 회담을 제의할 계획인 듯하다. 지난 접촉 때는 북한이 돌연 ‘중대사안을 통보하겠다’며 의제와 회담 일정도 밝히지 않은 채 영내로 들어오라고 요구하고 한국 측에 회담 아닌 ‘일방적 통고’를 해버리는 기이한 만남으로 끝났었다.

한편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9일 “남북대화는 논의의 여지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북한 인권 문제 제기에 대한 반발이었다. 과연 남북대화를 재개할 진정한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북한은 지금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국제사회에도 정면 도전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대북 적대시 정책에 변화가 없다”며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시에 핵 프로그램 재개는 물론 2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공언하고 있다. 이에 한·미 양국이 6자회담 대신 새로운 다자구도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혼란스러운 이 시점에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 내걸었던 대북정책 기조를 견지하는 편이 낫다.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이 결코 이 정부의 대북정책 탓은 아니기 때문이다. 출범 직후 이 정부가 김대중·노무현 정부 하의 대북정책과 차별화를 보인 것은 원칙의 복원이었다. ‘비핵·개방·3000’ 캐치프레이즈 아래 ‘비핵화’가 강조됐고, 전 정권 시절 북한에 매년 보냈던 30만~40만t의 대규모 식량·비료 지원은 중단됐다. 북한 인권 문제는 보편적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 북한 인권 관련 유엔 결의에 찬성표를 던짐은 물론 공동제안국으로도 참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미동맹은 자유민주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가치동맹으로 10년 만에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민족공조’ 자리에 한미공조가 들어서면서 남북관계의 핵심 화두였던 북한의 ‘우리민족끼리’ 선동은 빛을 잃었다.

북한은 이에 격렬하게 저항했다. 이 정부의 대북 입장이 그들의 대남전략과 양립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6·15선언’과 ‘10·4선언’ 수용을 요구하며, 반이명박·반미·반대한민국 선전선동을 했다. 그리고 남북교류 차단, 개성공단 폐쇄 및 군사도발 위협, 미사일 발사, 우리 국민 인질화를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한마디로 남북 경색의 근본 원인은 ‘강성대국·선군정치’를 표방하고 대량파괴무기(WMD) 개발을 지속하며 세습 독재를 위해 인권유린을 마다않는 북한 체제의 호전적·고립적인 속성에 기인한다. 자유·인권의 도덕률에 따라 그 시정을 요구하는 한국 및 국제사회와 가치관의 근본적 부조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김정일 위원장의 중병과 후계구도 미구축으로 북한 정세는 극히 불안하고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대북정책 목표의 최우선일 수는 없다. 한반도 현안에 있어 ‘남북관계’는 그 자체가 독립변수일 수 없고, 안보·통일·외교정책의 큰 틀 안에서 바라봐야 한다. 남북관계 진전 여부가 대북정책 성패의 잣대가 돼선 안 된다. WMD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문제도 이런 입장에서 접근하면 쉽게 풀릴 수 있다. 또 대북정책 대안 중에는 ‘선의의 무시’도 있고, 초기에 내걸었던 ‘기다리는 전략’이 아직 유효할 수도 있다.

일부 야당·친북단체가 남북관계 경색 원인을 이 정부의 대북정책 탓이라고 주장하며 그 전환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 왜곡이며, 정부에 대한 정치공세다. 민주당·민노당 등의 ‘남북관계’ 관련 주장은 북한 주장과 일치하는 점이 있어 미묘하기조차 하다. 통일부가 남북관계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konas)

홍관희(안보전략연구소장/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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