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의한 '정부의 법치' 복권시켜야
헌법은 국가의 기본법이다. 국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간결한 언어로 표현한 문서가 헌법이다. 역사의 화석이 아닌 것이다. 시간을 담은 공간의 규범, 공동체의 국가적·사회적 현상을 당위의 법칙으로 질서화한 시·공간적 규범, 그것이 헌법이다. 바로 그 헌법의 중심에 국가가 있다. 헌법은 국가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현행 헌법은 1987년 6·10 민주항쟁이라는 헌법투쟁의 결과물이다. 권력의 핵인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는 헌법을 가져야 한다는 절차적·형식적 민주주의가 승화된 현행의 제6공화국 헌법을 우리는 22년째 운용하고 있다. 역대 어느 헌법보다 더 오랜 기간의 규범력을 지속하고 있는 최장기 규범이다.
한 나라의 헌법은 국가의 혼이고 생명이며 실존이다. 헌법이 없어지면 국가도 없어진다. 그래서 헤겔은 전제(專制)를 ‘헌법 없는 국가’라고까지 말한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의 우리들은 근대의 국가를 세우고 이를 실현한다는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민족 이념을 과잉으로 추수하였다.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건국의 제헌헌법에 대한 국민적 정체성의 인식을 흐렸다. 내가 살고 지키는 나라라는 사명 의식의 부족함으로부터 나온 법과 권력에 대한 불복종을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성 등을 방치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헌법의 국가적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유일합법정부라는 ‘국가적 정통성’, 국가의 존재를 규범적으로 가능케 하는 헌법 그 자체를 수호하는 ‘헌법적 정통성’ 그리고 국가와 헌법을 기반으로 성립해 유지되는 대한민국이 법치주의에 기초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근간으로 이를 실현코자 하는 ‘입헌적 정통성’이다. 헌법은 바로 이런 국가적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촛불시위와 같은 파괴주의자들의 반법치적 행동은 민주주의는 물론 법의 지배 그리고 시장경제도 무력화한다. 법치주의는 입헌주의의 법적 표현이고 민주주의는 정치적 표현이며 시장주의는 경제적 표현이기 때문이다. 이들 가치들은 한 사람이나 무정형으로 결집된 대중의 말이 곧 법이 되는 인치주의가 아니라 헌법이 제 목소리를 내야 실현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그리스 황금시기의 폴리스 아테네, 그 중심에 Ecclesia(민회)의 logos(이성)가 있었듯이 우리도 ‘정부’의 ‘법치’를 복권시켜야 한다. 통일을 위해서는 대한민국 주권의 일부도 양보할 수 있다는 그런 인식을 가진 일군의 세력들이 뿌린 반민주적·반법치적 행태들은 지금 한국의 국가와 사회에 헌정의 민주적 권위를 인정치 않으며, 법치질서에 냉소하는 반국가적 그리고 반사회적 기류를 가져오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공권력에 대한 냉소를 넘어 그 권위를 인정치 않겠다는 이런 행태들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한국의 미래는 없다. 불법적 집회·시위는 옹호하면서 오히려 그런 불법으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활동을 행한 공권력 집행에 대해 이를 지탄하는 세류는 대한민국에는 절망적이다.
헌정 61년을 맞이한 지금, 사법부에까지 미친 이 민주적 권위와 법치질서의 왜곡을 끊고 한국의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그리고 법치주의가 굳건히 땅에 착근하도록 우리 모두가 헌법과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 주역이 돼야 한다.(konas)
강경근(숭실대 법과대학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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