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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가 망한 세상

폭민들의 힘과 떼거지와 뗑깡이 월등히 더 쎈 세상..“대통령? 너 뭐야?” , “법관? 너 뭐야?”, "경찰? 너 뭔데" 하는게 현실인 세상
Written by. 류근일   입력 : 2009-11-03 오후 1: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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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인이 리드하는가, 대중이 리드하는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때는 지도자적 정치인이 월등히 더 쎘다. 그러나 1987년의 민주화 이후로는 대통령이란 사람들은 대중에 영합하는 아첨꾼 수준으로 전락했다. 대중의 눈치를 보고, 대중의 인기를 의식하고, 대중이 아우성치면 꼬리를 사타구니에 팍 쳐박는 겁쟁이들로 위축되었다.

 이것을 눈치 챈 속중(俗衆)들은 더욱 더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폭민(暴民)의 시대가 온 것이다. 용산사태 때 화염병 던지고 시너 뿌리고 새총 쏘고 경찰관 불태워 죽인 쪽 앞에 나아가 일국의 국무총리란 사람이 “잘못 했다”고 석고대죄 하는 세상이 되었다.

 사법부는 이런 세태에 대해 그 잘난 ‘진보적’ 잣대를 적용해 이적단체 구성원들을 ‘남북대화와 통일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집행유예로 석방하는 세상이기도 하다. 이적단체와 ‘통일을 위해서’가 도대체 어떻게 맞아 떨어진다는 것인가? 이적단체면 석방을 하지 말아야 하고, ‘통일을 위해서’라면 아예 구속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2000년대의 한국은 한 마디로 엘리트가 대중에 투항한 시대다. 체제야 여하튼, 정신상황은 완전히 무정부주의, 민중 직접지배, 꼼뮨(commune)주의, 중국 문화혁명 기간의 ‘노동자-농민-병사(兵士) 위원회’의 폭력 지배 그것이다. 법치주의, 의회주의, 기술 관료(expertise), 지식 엘리트, 직장 상사(上司)의 리더십을 깡그리 무시하는 무뢰배 속중(俗衆)들의 낫과 곡굉이 반란-이게 우리네 현실이다.

 이 폭민들의 반란에 엘리트는 물론, 그 리더라 할 대통령들도 굴복했다. 대통령들은 이미 속중(俗衆)들의 포로로 잡힌지 오래다. 노태우 김영삼은 폭민의 버르장머리를 북돋우어 주었고, 김대중 노무현은 아예 거리의 뗑깡 폭민들에게 권력을 내주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처럼 막강한 권력으로 부상한 폭민들이 어쩌다가 슬쩍 눈알을 부라리기만 해도 전신을 사시나무처럼 떠는 겁쟁이가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대통령에 대해 박근혜 같은 ‘유력한 차기(次期)’가 예사로, “대통령? 너 뭐야?” 하고 정면으로 대드는 세상, 난동자들이 “법관? 너 뭐야?” 하고 판결을 시비하는 세상, “경찰? 너 뭔데 우리 아기 자는데 호루라기 부는 거야?” 하고 야료하는 개판 세상이 되었다.

 대통령보다는 폭민들의 힘과 떼거지와 뗑깡이 월등히 더 쎈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망하는 거지. 이런 세상은 최소한 망하기 3분 전까지는 가야 한다. 그런 다음 한 번 정말 뜨거운 맛을 보고 난 다음 그 때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자.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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