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쳐놓은 3가지 그물 (宇宙有三網)
千字文 둘째 줄에 宇宙洪荒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우주는 넓고 황막하다는 뜻이다. 이는 梁나라 때 주흥사(周興嗣)가 보고 느낀 대로 기술한 것이다. 그러나 깊이 파고들어가 보면 우주는 참으로 신비한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우(宇)는 공간개념이고 주(宙)는 시간개념이다.
왜냐하면 宇는 무한적으로 이어지는 上下 前後 左右의 공간을 의미하고, 宙는 무한한 과거와 무한한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上下 前後 左右曰宇, 往古來今曰宙)
여기에서 우리는 宇宙空間의 개념과 宇宙時間의 개념을 정립하게 되었다.
인간을 가리켜 무한을 상상할 수 있는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만 우리들은 아직 우주보다 더 큰 것이 무엇인가를 알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주가 가장 큰 것으로 인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우주 밖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것은 아직 상상조차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주는 가장 큰 것이고 가장 큰 우주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으로 宇宙는 지대무외(至大無外)하다고 말하고 있다.
즉 지극히 큰 것은 밖(外)이 없다는 뜻이다.(老子 및 春秋左傳 참고).
그리고 우주시간은 조화무궁(調和無窮)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각기 존재하는 법칙이 있고, 생성소장(生成消長)에 필요한 시간적 기준량을 부여 받고 있다.
그 기준이 이른바 생명(生命)이다.
일례를 들면 태아(胎兒)의 일반적 태내생명(胎內生命)은 10개월이다.
10개월 만에 분만(分娩)하면 이를 정상적인 분만이라 한다.
그러나 극성스런 산모의 등살에 못 이겨 사주팔자(四柱八字)에 좋다는 길일(吉日)을 선택하여 9개월 만에 제왕절개방법으로 조기 분만하였다면 이는 정상적인 분만이 아니다.
왜냐하면 정상적인 분만은 우주시간(宇宙時間)에 의한 분만이지만, 인공적으로 조기 출산한 한 것은 우주시간에 의한 분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는 인간시간(人間時間)에 의한 분만이다.
우주시간은 자연의 섭리(攝理)에 의한 것을 말하는 것이며,
인간시간은 사람의 욕심(慾心)에 의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섭리에 의한 것은 충실하지만, 욕심에 의한 것은 불실(不實)하다.
돈을 더 많이 벌겠다는 욕심 때문에 교량건설의 공기(工期)를 무리하게 단축하거나, 고층건물의 자재단가(資材單價)를 줄이기 위하여 시멘트와 모래의 조화로운 배합기준을 지키지 않는다면 그 교량이나 그 건물은 안전성을 유지해갈 수 없다. 따라서 붕괴위험을 지닌다. 이를 일컬어 不實工事라고 한다.
불실공사의 본보기가 바로 성수대교의 붕괴요, 삼풍백화점의 참사이었다.
이는 한마디로 말해서 人間時間이 우주시간을 침해한데서 연유한 재앙인 것이다.
눈속임으로 공사비를 많이 챙겼다면 그는 불실공사자(不實工事者)이며,
컨닝(cunning)해서 장학금을 탔다면 그는 불실장학생(不實獎學生)이며,
표절을 해서 출판하고 인세를 챙겼다면 그는 불실교수(不實敎授)이며,
경전 원서도 읽지 않고 포교하다면 그는 불실종교인(不實宗敎人)이며,
독서량(讀書量)도 없이 구이지학(口耳之學)으로 궤변(詭辯)을 늘어놓는 정치인은 분명히 말해서 불실정치인(不實政治人)이다.
이러한 군상(群像)을 일컬어 사이비군상(似而非群像)이라 말해서 좋을 것이다.
세상이 혼란스러워지고, 정국이 불안하고, 사회정의가 구현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져가고 있는 이유는 이른바 사이비군상의 발호(跋扈)가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형상 속에 자리하고 있는 무리들을 논어(論語)에서는 향원(鄕愿)이라 했고 향원을 지칭하여 덕지적(德之賊)이라했다. 즉 향원은 고도(高度)의 사이비 생활(似而非生活)과 처신에 능숙한 고수(高手)들 이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현상은 시대적 조류(潮流)와 풍조(風潮)를 편승해서 나타나는 이른바 일과성(一過性)의 현상이라고 보아야하다. 왜냐하면 악(惡)한 사람보다는 선(善)한 사람이 더 많고, 불의(不義)를 즐기려는 사람보다는 정의(正義)를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으며, 궤변(詭辯)으로 풍파를 일으키려는 사람보다는 정론(正論)을 가슴속에 품고 침묵으로써 사회의 기틀을 잡아주는 사람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는 힘겹지만 악순환(惡循環)보다는 선순환(善循環)의 역정(歷程)을 쌓아가게 되는 것이다.
인심(人心)은 곧 천심(天心)이라한다.
天字를 살펴보면, 天은 一+大임으로 이는 最上의 價値라는 것을 의미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二+人임으로 이는 두 사람 이상의 마음(民心)은 곧 天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天心과 人心(民心)은 하나로 통한다는 천인합일론(天人合一論)이 성립되는 것이다 (이퇴계선생의 인간 小宇宙論을 음미해보면 더욱 상세히 알 수 있지만 여기에서는 생략함).
그렇다면 하늘이 쳐놓은 3가지 그물은 무엇일까?
첫째의 그물은 왕법(王法:國法)이다.
王은 보민자(保民者요, 육민자(育民者)요, 치민자(治民者)다.
保, 育, 治를 위해서 마련된 질서유지의 규범이 왕법이다.
왕법은 오늘의 헌법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헌법질서를 문란케 하는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 하늘이 쳐놓은 그물이라고 신음어(呻吟語)는 밝히고 있다.
둘째의 그물은 천리(天理)다.
천리는 자연의 섭리(攝理) 자체를 말하는 것으로서 최상의 합리주의이며 최적(最適)의 조화주이(調和主義)를 의미한다.
합리주의에 어긋나는 것은 비리(非理)이며 조화주의에 어긋나는 것은 갈등(葛藤)이다. 비리는 궤변으로써 호도(糊塗)될 수 없고, 갈등은 물리적인 시위(示威)로써 해소(解消)될 수 없다.
天所以助者는 順也요, 人所以助者는 信也라고 천명하고 있다.
천리(天理)에 순종해야 하늘이 돕고, 신의를 바탕으로 상호관계가 형성될 수 있어야 상부상조(相扶相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떤 경우에도 變則과 不信으로는 天理에 부응할 수 없다.
셋째의 그물은 공론(公論)이다.
公論이란 건전한 일반시민들의 객관적인 통론(通論)을 말한다.
공론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부화뇌동성의 부류인심(浮流人心)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 더욱이 동심과 편견과 선동과 야합과 그리고 사안(事案)에 대한 자주판단적인 소신이 없는 자들의 의견은 중구론(衆口論)일지언정, 공론은 아니다.
呻吟語에서 밝히기를, 公論이라는 것은 뭇사람들이 입모와 떠드는 말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公論, 非衆口一詞之謂也). 조정의 모든 각료들이 그르다 하더라도 한사람의 말이 옳았을 경우에는 진정한 공론은 그 한사람에게 있는 것이다.
(滿朝皆非, 而一人是則 公論 在一人也)라고 했다.
임진왜란 전야에 이율곡선생의 십만양병론(十萬養兵論)은 소수의견이었다는 이유로 말살 당했다.
그렇다면 그 당시의 다수의견(多數意見)과 조정공론(朝廷公論)은 어떤 것이었던가?
그 당시 공론의 주체는 율곡선생의 말대로 시류(時流)에 편승(便乘)하는 속유(俗儒)들이었다.
율곡선생 측의 소수의견은 임진왜란이라는 사안에 대한 자주판단적인 소신이 뚜렷했었지만, 여타의 다수 속유들의 의견은 사안의 징후(徵候)마자도 파악하지 못하고 방설(放說)한 중구론(衆口論)이었다.
그것은 임진왜란을 겪게 된 현장에서 그들 스스로가 깨달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중구론(衆口論)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뼈아프게 후회했다는 사실이 준엄한 역사적 교훈으로 오늘에 전해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공론이라는 개념의 생태는 어떠한가?
촛불시위 때도 그러했거니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국민장이 종료된
현 시점에 있어서도 북핵(北核)에 관련된 안보문제는 제쳐놓고 고인의 投身自殺 사건의 책임론을 부각시켜 정쟁(政爭)을 펴가겠다는 신호탄을 발사하고 있으니 마음 아프기 이를 데 없다.
그것이 진정 공론인가? 아니면 당리당략을 위한 중구론(衆口論)인가?
아무도 원망하지 말라는 유서로써 고인은 유가족과 국민에게 당부를 했다. 그래서 국민장으로 장례를 성대하고 엄숙하게 거행했다.
장례는 이미 끝났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두 가지의 사실이 일반 국민들의 마음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하나는 봉하마을 이외의 장소에서 빈소(殯所:焚香所)를 설치 운영하겠다니 그것이 고인의 뜻인지? 유가족의 뜻인지? 장례위원회의 뜻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殯所)는 누구나 임의로 아무데서나 설치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 상례문화(喪禮文化)의 전통이라는 것쯤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다른 하나는 고인의 뜻과 국민장의 의의는 사회제력(社會諸力)의 통합을 이루어가기 위한 계기로 삼자는데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바이거늘, 일부 정당과 사회단체에서는 고인의 自殺에 대한 책임을 이명박 정부에 묻겠다는 문제를 들고 나오는 듯한데, 그 저의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다.
일반 국민들의 마음을 어리둥절하게 마들어버리면 사회는 불안해지고 민심은 동요되기 쉽다. 따라서 미사일을 자주 발사하면서 남한의 국기(國基)를 흔들려는 북측의 숨은 의도와 책략은 더욱 노골화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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