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미·일동맹과 한반도 안보 2010
한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마이크 맨스필드 전 상원 의원)라고 불렸던 미·일동맹이 지금 요동치고 있다. 대등한 미·일관계를 내세워 압도적 지지로 집권한 하토야마 총리의 민주당 정부가 상징적 조치로 오키나와 후텐마 미 공군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그전에 미국과 합의한 오키나와 내 슈워브 미군기지 이전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이에 연일 미·일 양국간 상호 비난전이 가열되면서 작금 동맹의 신뢰성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얼핏 단순한 기지 이전문제에 불과한 마찰 같지만 이 문제의 향배는 실제로 작게는 주일미군 재편과 대일정책, 그리고 크게는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군사 안보정책과 전략에 근본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우리도 그 추이를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한반도 주변에는 크게 세 갈래의 신기류가 흐르고 있다. 우선 북핵문제 협상을 계기로 6자회담이 앞으로 어떠한 형태이건 '동북아 안보협의체'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이상론'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의 영향력 급증에 따른 미·중 양자 협력체가 역내 안정과 평화의 관건을 쥘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며, 그리고 나머지는 일본의 아시아 중시정책과 독자 노선의 '탈미 보통국가론' 등장이다.
미국의 기본 정책은 기존의 한·미·일 남방 3각을 강화하면서 이미 퇴색한 중·러·북한의 북방 3각을 점차 6자회담과 미·중의 G2식 전략협력으로 대체시켜 북핵문제도 풀고 미국의 주도권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이 이번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과거 패전의 종속적 굴레에서 벗어나 미·일동맹 틀 내에서도 이제 할 말은 하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보통국가'로서 국력에 맞게 국익을 자주적으로 추구하며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재 일본은 세계 제2의 경제 강국일 뿐만 아니라 국방비도 세계 제2위이며 아시아 최고의 첨단 해·공군력과 잠재적 핵개발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2010년 미·일안보조약 개정 30주년을 맞아 시작하려 한 동맹 협의 강화 방안이 이 상태로 표류한다면 이는 비단 미·일동맹의 위기에 국한되지 않고 한·미동맹의 향배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 샤프 한미연합군사령관이 "주한미군이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한반도 밖으로 배치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처음 언급한 것은(12월 14일 워싱턴 CSIS 세미나)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 내 모든 미군 기지가 한국의 유엔군사령부 후방 지원 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돼 있음을 감안할 때 일본이 미국의 안보 우산 밖에서 독자 행동을 하게 된다면 한·미·일 전략 공조는 정상적 가동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 자명하다. 당장 북핵 위협에 직면한 안보 현실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는 우리에게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우리에게 2010년은 밖으로는 미국과 일본이 파열음을 일으키며 경쟁적으로 중국을 기본 축 삼아 아시아·태평양 신질서 주도를 꿈꾸고 있고, 안으로는 2012년 전시작전권 전환을 앞두고 자주 국방의 '홀로서기'를 시도해야 하는 일대의 기로이다. 더욱이 북한의 내부 불안 지속과 핵카드 한계 효용성문제, 그리고 후계체제 구축 불확실성 등 북 급변사태 가능성을 상시적으로 안고 있는 안보 여건을 감안한다면 2010년은 우리에게 분명 도전의 해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의 위기 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보고 철저히 내실을 기해야 한다. 원래 안보는 위기가 닥치기 전에는 그 비용을 미리 계산해주지는 않는 법이다.(konas)
남주홍(국제안보대사·경기대교수)
*** 이 글은 조선일보 12.16자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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