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대표 방북이후 남북관계 전망
1. 보즈워스 대표 방북과 남북관계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2009년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있었다. 오바마 정부 들어 최초의 공식 북미 양자대화여서 내외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대화의 최대 성과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친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된 것이었다. 임기 시작 1년도 안된 시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됐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전 클린턴, 부시 정부와 비교할 때, 임기 초 친서 전달은 자못 의미가 크다고 본다.
평양 양자대화 결과가 공식 문서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성과는 컸다. 미국 측이 대화의 핵심의제로 설정한 9.19공동성명 복원과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 북한 측이 부각시킨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의 철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한반도평화협정 문제도 중요한 의제였다고 한다.
중단된 북핵 프로세스의 복원과 새로운 진전의 전환점으로서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은 의미가 컸다고 본다. 아직 낙관할 수는 없지만, 북미 모두 좋은 출발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2010년 초 6자회담 재개와 북미 협상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의 방북을 통한 북미 공식대화의 시작으로, 2010년 북핵문제는 다시 협상국면이 예상된다.
2010년 북핵문제의 긍정적 전망은 남북관계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북핵문제의 진전이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최근의 한반도 문제의 방향이다. 돌이켜 보면, 2009년 남북관계는 북핵문제의 흐름, 북미관계의 개선 속도에 상당 부분 영향을 받았다. 2009년 8월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 방북 이후 눈에 띈 남북관계 진전에는 결정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대북, 대남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김 위원장 면담에서 남북관계 개선 없이 북미관계 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 역시 베이징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남북관계 개선을 이례적으로 강하게 주문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서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워싱턴으로 가기는 어렵다는 판단 속에 남북관계를 관리하는 듯하다. 남북관계를 고려한 인식에서라기보다는 북·미관계를 풀기 위한 전술적 입장 변화로 보인다. 향후 북한의 대남 행보는 현상적으로‘통미봉남’이 아니라,‘통남통미’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12월 1일 북한의 화폐개혁도 남북관계 전망을 밝게 한다. 화폐개혁으로 북한체제는 비사회주의적 요소에 대해 극약처방을 내렸지만, 동시에 국가가 상품 공급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주민 생활에 대한 국가의 공급 능력 확보다. 내부적인 공급 능력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외관계 개선을 통해 공급능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북한은 북·미관계 개선과 북·중관계의 심화를 통해 공급 능력 확대의 길을 모색할 것이다. 경협 활성화와 식량 지원 등을 받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에도 북한은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점진적 대북정책 유연화도 남북관계 전망을 밝게 한다. 이명박 정부는 북핵문제, 특히 6자회담에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북정책을 유연화시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내외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변화라 할 수 있다. 북핵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킨 남북정상회담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북핵이라는 전제가 붙어 있지만, 현실적으로 북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의 지렛대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본다. 요컨대, 북핵문제의 진전, 북한 내부 화폐개혁 이후 상황,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2010년 남북관계 전망은 밝다.
2. 2010년 남북관계 전망
2010년 북한은 2008년 가을부터 올 상반기까지 김 위원장 건강문제로 불거진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안정된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화폐개혁에 따른 부작용으로 불안한 요소들이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이를 바탕으로 한 체제 정비가 이뤄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와 미국과의 관계 개선, 하토야마 민주당 정부와의 대화 모색 등을 통해 대외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가며, 새로운 개혁 정책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2010년 3차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재의 남북관계, 이명박 정부의 핵문제 당사자로서의 정상회담 의제화 등에서 볼 때, 남북정상회담이 밝다고만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6.15선언 10주년, 한국전쟁 60년 등의 계기에서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를 현재와 같은 상태로 방치할 수 없다는 국내 정치적 압력에 직면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 집권 말기에 이뤄져 구속력을 갖지 못한 채 무력화되고 만‘10.4선언’의 교훈에 비춰볼 때, 그 시기가 2010년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는 판단도 이명박 정부를 압박할 것이다. 북·미관계, 북·일관계에서 북핵문제의 결정적 국면을 열어가기 위한 수단 또는 돌파구로서 정상간의 회담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도 3차 남북정상회담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다. 더욱이 북핵 문제가 가시적으로 성과를 거두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이명박 정부로서는 정상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3차 남북정상회담은 특사 파견을 통해 사전 의제를 조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남북고위급회담이 공식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특사 교환이 현실성이 있다. 북핵문제의 흐름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특사 파견은 의미가 크며, 남북관계가 북핵문제의 흐름과 병행해서 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2010년 상반기, 6자회담 개최를 전후로 한 시기에 파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가 3차 정상회담의 선결조건으로 북한의 핵포기를 내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북측 입장에서 정상회담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의제에서 포괄적으로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정도로 융통성 있게 북측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정상회담 이외의 남북관계도 전망이 밝다. 2010년 식량지원 등 인도적 지원 문제를 통한 남북관계 변화의 가능성은 높다.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이 식량을 필요로 하는 한 봄쯤 적절한 시기에 대북 식량지원을 통한 남북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다. 2010년 봄 북한의 식량난 발생 가능성이 있으며, 인도적 차원에서 수십 만 톤 쌀과 비료의 지원을 통해 남북관계를 풀어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북·미 관계 개선의 일환으로 미국의 대규모 식량지원 재개도 가능할 것이다. 금강산 관광도 중단 2년을 맞이하는 7월 이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12월 북한이 개성공단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남북 해외공단 공동시찰에 응한 것은 개성공단에서의 남북 협력이 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2010년 개성공단은 현재보다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적절한 임금 인상과 기숙사 문제 해결 등에 대한 남북의 합의가 조기에 이뤄질 필요가 있다.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는 것은 2010년 이명박 정부의 대북전략이 될 수 없다. 정부가 ‘비핵개방 3000',‘그랜드 바겐’에만 매달린다면, 북핵 문제가 진전되는 흐름에서 한국이 소외될 수도 있다고 본다. 북핵 문제의 진전은 북·미, 북·미·중 구도로 한반도 문제가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관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가 선제적으로 남북관계에 나서야 할 시점에 왔다. 3차 정상회담이 시급하다.(konas)
출처:흥사단 민족통일 본부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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