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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평화 꼼수' 아니라 6자회담 나서라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평화협정을 논의하더라도 북한의 전술에 휘둘려서는 결코 안 된다.
Written by. 이상현   입력 : 2010-01-16 오전 10: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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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외무성은 11일 성명을 통해 “조선전쟁(6·25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올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한 회담을 조속히 시작할 것을 정전협정 당사국에 정중히 제의한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회담 제의가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김정일 위원장의 결정에 따른 것임을 내비쳤다. 지난해 4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규탄 성명 이후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겠다”던 북한이 조건부나마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것은 긍정적 신호다.

북한의 의도가 6자회담 복귀를 위한 명분 쌓기인지, 아니면 비핵화 초점을 흐리기 위한 ‘물타기’와 협상을 질질 끌어 핵 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시간끌기’인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지금 평화협정으로 꼼수를 부릴 계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이 할 일은 당장 6자회담에 복귀해서 핵 폐기 문제를 먼저 논의하는 것이다. 북한은 외무성 성명에서 핵 문제 논의 과정을 다시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핵 문제의 기본 당사자들인 미국과 북한이 앞서 신뢰를 조성해야 하고, 그러자면 적대관계의 근원인 전쟁 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평화협정을 먼저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의 이 주장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북한이 먼저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진전을 이뤄야 평화협정 논의가 가능하고, 그것이 북·미간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합당한 순서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지난해 11월19일 기자회견에서 이미 분명히 밝혔다. 즉,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약속을 이행한다면 북한이 수년 동안 계속 제기해온 관계정상화,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 체결, 경제 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취해야 할 태도는 명백하다. 현재의 국면은 북한이 먼저 의무를 이행할 차례지 요구조건을 내걸 단계가 아니다. 6자회담 복귀 대가로 제재를 철회하고 비핵화에 앞서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는 북한의 주장에 대처하려면 다음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북한을 제외한 5자는 다시 한번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라는 당면 목표를 철저히 공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빠른 시일 내에 5자 간 실무접촉을 재개하고 전략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북·미 양자대화도, 중국의 대북 지원도 6자회담 재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둘째,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 한다. 핵 문제는 현실의 위협인 반면, 평화협정은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핵 폐기가 먼저이지 핵을 둔 채로 평화협정을 맺을 수는 없다.

셋째, 평화협정을 논의하더라도 북한의 전술에 휘둘려서는 결코 안 된다. 북한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체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가 핵심이고, 그것은 곧 한미동맹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 한국과 미국은 평화협상 논의를 시작할 때 북한의 진정성을 담보할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어야 한다. 만일 그런 확신이 없이 평화협정을 추진하다가는 평화를 가장한 북한의 거짓장단에 놀아날 뿐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 만에 하나 북한이 평화협정의 당사자로 미국과 중국만을 거론할 경우 이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북한은 올 신년 공동사설에서 대미, 대남 관계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예년과 달리 미국이나 한국에 대한 비난도 없었다.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우리(북한)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했다. 만일 그것이 진정 북한이 원하는 바라면, 북한은 당장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http://www.sejong.org/)

이상현(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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