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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천안함 사태와 오바마의 딜레마

북괴의 테러무기가 중동으로 간다면, 미국도 조치한다?
Written by. 이주천   입력 : 2010-05-13 오후 7: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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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천안함 사태가 북한 김정일의 계획적인 소행임이 가능성의 무게가 실리고 있는 가운데, 주변국가들의 입장과 행동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만약 북한의 잠수함과 어뢰가 기존의 음향탐지기 소나에도 걸리지 않는 신기종을 보유했다면, 미국의 거대한 전함이나 항공모함도 어뢰 한방에 침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의 테러리스트들에게 북한의 잠수함 작전 노하우와 신종어뢰가 통채로 역수출된다면 가뜩이나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테러리스트들과 힘든 전쟁을 벌리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해상에서도 군사적 헤게모니의 차원에서 중대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미국의 폭발전문가들이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 한국을 방문하여 필요한 한미간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중이다.

II
청와대가 초기 대응에 너무 신중하여 대북응징의 시기를 놓치고 어려운 우회의 길을 택했다. 그것은 국제사회가 공인하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명백한 증거를 찾는 것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험난한 길이 될 것이다. 천안함이 외부의 공격에 의한 폭파-침몰임을 밝히는데 있어서, 깊은 바다속에서 이미 수천개의 파편으로 분해된 Made in North Korea의 원산지가 쓰여진 폭발물 재료를 발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TNT보다 성능이 강한 고폭약 성분인 RDX(백색, 결정성, 비수용성 폭약 성분)가 검출되어서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측이 된다. 어뢰의 제조산지가 독일제, 중국제, 러시아제로 압축되고 있다.

바다속에서 수천개의 파편을 힘들게 끄집어내어서 퍼즐게임하듯이 정밀 성분조사를 하는 작업도 필요하지만, 결정적 단서는 침몰 당일 날 행방불명이 된 북한 잠수함 2척의 행방을 찾는 일이다. 한국의 군사정보력으로서는 잠수함 추적이 쉬운 일이 아니다. 96년에는 강릉에서 상어급 소형잠수정이 좌초한 것을 발견했었고, 98년에 북한의 유고급(85t) 잠수정이 속초 앞바다에서 꽁치 그물에 걸려 나포된 적이 있었다. 발견된 일지에는 수십여 차례에 동해안을 제 집드나들 듯이 침투했는데, 한국해군이 제대로 포착을 못했던 점이 잘 기록되어 있다.
 
김영삼 정부시절에 터진 로버트 김 간첩사건은 군사고급정보가 궁한 와중에서 터진 사건이었다. 90년대 해군성에서 일하던 콤퓨터전문가 재미교포 로버트 김은 미국정부가 한국정부에게 한반도 인근의 군사정보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 점에 불만이었고 한국정부는 미국이 정보를 제대로 주지 않는 점에 불만이었다. 로버트 김은 애국심이 발동하여 워싱턴의 주미대사관 무관에게 인공위성에서 찍은 B급 군사정보를 건네주었다. 그는 FBI에 의해 체포되었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III
미국의 인공위성은 24시간 356일 한반도를 감시하고 있다. 이 인공위성은 평양의 사거리에서 교통정리하는 북한군인의 얼굴까지 정확하게 찍어서 펜타곤에 전송할 수 있는 고정밀도를 자랑한다. 오바마 행정부가 인공위성이 찍은 자료를 분석하여 한국정부에 보내면 북한 잠수함 2척의 행방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정보제공을 꺼리는 이유가 있다.
 
오마바는 취임후 얼마되지 않아서 별다른 외교적 성과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탓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크다. 노르웨이 노벨상 위원회는 오바마가 “앞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라”는 의미에서 준 것이다.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김정일에게 5억달러를 상납하고 노벨평화상을 탄 것을 생생히 기억하는 오마바로서는 상당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마치 외상으로 선물을 받은 형태이다.
 
오바마의 딜레마는 이라크전쟁 수습과 아프간에서의 테러와의 전쟁 등으로 인해 한반도를 돌 볼 겨를이 없다는 점에 있다. 힐러리 국무장관이 “무력보복은 곤란하다”는 식으로 발언했다는 점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난처한 입장이 잘 배어있다. 오바마는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드려서 그 외교적 성과를 통해 재선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고 노심초사했는데, 난데없이 천안함 사고가 터졌다. 한국정부를 달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인공위성 사진을 내 놓지 않을 경우, “미국이 북한의 김정일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냐?”는 강한 불만과 의혹은 한국 보수쪽에서 더욱 커질 것이다. “한미공조는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보수의 지적이 터져 나올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1급 군사정보를 한국에 통고할 의무조항은 없다. 그 이유는 미국이 동맹국과 협정을 체결하고 군사정보의 공유하는 면에서 3가지 ABC등급을 매겨서 분류를 정했는데, 한국은 미국이 분류한 B군 국가군에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1급정보를 공유할 의무는 없다.

미국이 행방불명이 된 북한 잠수함 2척의 동태를 파악한 결정적인 단서인 인공위성 사진을 한국정부에 보낸다면, 북한의 소행 여부가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고 남북한 간에 긴장은 고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남북한의 화해보다는 싸움을 붙이는 꼴이 될 것이다. 미국이 소유한 군사정보를 무작정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무한정 안 줄도 없는 점에서 오바마의 딜레마가 있다.

이주천 (원광대 교수/국제현대사연구소장: http://www.leejuche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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