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기도합니다. 새로 선출된 지도자들이 오직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솔로몬의 지혜를 주셔서 놀라운 능력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게 도와 주소서. 굶주림에 죽어가고 있는 북한 주민을 위해 기도합니다. 북녘 땅에 복음의 불씨가 피어나게 하시고 하루빨리 남북의 민족이 얼싸안고 웃는 날이 되게 해 주시옵소서. 성직자를 위해 기도합니다. 오직 신앙인으로서 정치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사제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으며 직분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 기도를 들어 주소서." 한여름 밤 나라를 위한 기도와 찬양이 이어졌다. 
 

▲ 14일 저녁 서울 정동 프레스코 회관에서 열린 '나라사랑 구국기도회'에서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konas.net

 14일 저녁 서울 서대문 카톨릭 프란치스코 회관에서는 천주교 신자와 일반 시민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라를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이 날 기도회에서는 지난 6·2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 등 공직자들이 국가발전을 선도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국책사업이 잘 추진되어지기를 염원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이 날 기도회에서 미사를 집전한 김계춘 도미니꼬(발산동 성당) 신부는 세상의 모든 생명 중에서도 인간 생명의 존귀성과 존엄성을 강조한 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인간 생명을 위해서도 중요한 사업으로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주교단을 비롯한 사제단 일각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해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종교계에서 반대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대해서도 분명한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김계춘 신부는 이 날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신부들이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 그래서 이에 반대하는 글을 썼다. 어느 주교님도 나에게 한마디하지 않았다"며 "인간은 하나님을 믿고 나라가 잘 되도록 해야하고, 그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신부는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미사를 통한 기도와 더불어 "기도의 힘이 크다는 것을 알고 존중해야 한다. 기도는 죽을 때까지 해야한다"며 '생명'의 소중함과 더불어 "생명에도 등급이 있고, 단계가 있다"며 인간, 동물, 식물과의 관계를 설정해 강론하면서 이 중 가장 중요한 생명이 인간의 생명이고 여타 생명 또한 중요하지만 인간의 생명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는 정의구현 사제단이나 환경론자들이 주장하는 '생명존중'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발언으로 보여진다.

▲ '나라사랑 구국기도회'를 집전하고 기도하고 있는 김계춘 도미니꼬 신부 ⓒkonas.net

 김 신부는 또 일부 종교인들의 불법적 북한 방문과 4대강 살리기 반대에 나선 사제들의 삭발에 대해 비판하면서 "나는 공산당이 싫어서 북한에서 나온 사람이다. 나보다 더 공산당을 아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말한다"며 "공산당을 억제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천주교가 천주교답고, 사제가 사제다울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이것이 노 사제로서 부탁하고 싶은 말"이라는 말로 강론을 마쳤다.

 한편 김계춘 신부는 지난 3월 24일 코나스에 최초로 기고한 '천주교회가 왜 4대강 문제에 참견하나' 칼럼에서 성직자들이 4대강 문제에 찬반을 주장하거나 집단행동을 보이는데 반대의견을 강하게 피력한바 있다.

 이 날 천주교 나라사랑 구국기도회에는 김현욱 국제외교안보포럼 이사장, 송정숙 전 보사부장관, 김송자 전 농림부차관, 손병두 KBS 이사장, 김태우 국방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