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이 ‘人質 몸값’인가?
김정일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돈이다. 그런데 공짜 돈 나올 곳은 남한밖에 없다. 그 남한이 박왕자 씨 피살과 천안함 때문에 ‘금강산 관광’ 등, 돈줄을 막아버렸다. 남한 돈에 중독이 되다 싶히 했던 김정일로서는 격심한 금단증상을 앓았을 것이다. 그래서 김정일이 낸 꾀가 ‘남북 쇼’에 안달이 난 이명박 정권에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조건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는 미끼를 던지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권은 그 동안 ‘남북 쇼’를 안 하고 못하는 것과 관련해 “좌파 앞에 서면 왜 자꾸 작아지는가?”를 느끼던 차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남북 업적주의’ 욕망이 좌절되는 것에 대한 애석함, 그리고 좌파의 으르렁 소리만 들으면 간(肝)이 콩 떨어지는 심약함과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래서 천안함 사태가 났던 초기에는 "북한의 특이동향은 없다“ ”나도 배를 만들어 봐서 알지만, 삼각파도에 부딪히면 배가 깨질 수 있다“ 등, 그것이 북한 소행 아닌 해난사고였기를 간절히 바랐을 개연성이 높다. ”하, 그것 참, 나도 ‘남북 놀이’ 좀 해보려 했는데 영 김샜네...“
김정일의 그런 잔꾀와 이명박 대통령의 그런 아쉬움을 떠올려 본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쯤 아마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를 들어주느냐, 아니면 이산가족 상봉이 여의치 않게 되더라도 금강산 관광 무조건 재개를 끝까지 거부하느냐를 놓고 “사랑을 취하면 돈이 울고, 돈을 취하면 사랑이 울고” 사이에서 신파조(新派調)의 고민에 빠졌을 법도 한 일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태생적인 성향과 그가 살아온 삶의 방식으로 봐서 그가 대경대도(大徑大道)와 원리원칙에 투철한 선택을 할 것으로 확신하는 것은 위험할 듯 싶다. 그는 당장의 장사속 이익을 위해서라면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어제까지의 원리원칙을 하루아침에 내팽개치고 어떤 편의주의적 수단이라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일단 쓰고 보는 유형이지, 그 반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대한민국의 정신적 척추의 올곧음은 또 한 번 휘어지고, 대한민국의 국격(國格)과 체중과 지렛대는 끝없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칠 것이다. 김정일에 대한 유효한 협상력도, 그의 공갈협박에 대한 충분한 억지력도, 그의 정치적 교란전술에 대한 전략적 대칭성(對稱性)도 우리는 갈수록 더 잃어갈 것이다. 그가 우리의 코를 꿰고, 그가 우리의 팔다리를 묶고, 그가 우리를 가지고 노는 꼴이 되는 셈이다. 이런 식의 ‘이산가족 상봉’ 아닌 ‘이산가족 인질(人質) 작전에 우리는 계속 “별 수 없지 않으냐?”며 속절없이 끌려만 가야 하는가? 전정 그래야 하는가? 아니다. 그건 정말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우리는 예의 주시할 것이다. 그리고 경고하려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만약 납치범 김정일의 ‘인질 몸값 요구’에 응할 경우 우리는 그것을 소말리아 해적에 협력한 것과 똑같은 행위로 규정할 것임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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