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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평도 훈련 취소 촉구성명의 뜻은?

중립적 입장에서 긴장고조 자제 호소 외면한 한국에 불만 표시일 수도
Written by. 강치구   입력 : 2010-12-18 오전 6: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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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가 외교부 공식 성명을 통해 한국의 연평도 해상 포 사격 훈련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훈련 계획을 취소할 것을 요청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우선 러시아 외무부가 지금까지 연평도 사건 관련 입장을 밝힐 때 계속 사용해왔던 '언론 발표문'이 아닌 '공식 성명' 형식으로 우려를 표명한 것부터가 다른 모습이다.

성명에서 사용된 용어들도 '극도의 우려', '절박하게 호소', '최대한의 자제와 인내', '절대적으로 필요' 등 하나같이 강한 뉘앙스를 담은 단어들이다.

더욱이 어떻게 보면 한 국가의 내정에 해당하는 군사훈련 계획을 문제삼으며 이를 취소할 것을 강하게 요구한 것은 외교 관례상으로도 통상적 입장 표명의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모스크바의 한 외교 전문가는 "발표의 형식이나 사용된 단어 등을 볼 때 전에 없이 강한 어조가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더 나아가 러시아 주재 이윤호 한국 대사와 존 베일리 미국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연평도 훈련 계획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들은 한국의 연평도 훈련 계획을 러시아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다.

이번 훈련이 북한의 또 다른 도발을 야기하고 이에 한국이 다시 대응하면서 한반도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전면적 대결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깊은 우려가 배어 있는 것이다.

동시에 러시아 성명에는 남북한 모두가 추가적 긴장고조 행위를 자제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한 러시아의 호소에 한국이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의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러시아가 지난달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비난 입장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밝히며 한국민의 분노에 상당한 공감을 표시했음에도, 한국이 러시아의 우호적 태도에 제대로 화합하지 않은 데 대한 섭섭함이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어쨌건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한국.미국.일본과 중국.북한간의 대립 구도 사이에서 중간자적 입장을 견지해온 러시아를 어떻게든 우리 쪽으로 기울게 하려고 남다른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온 한국 정부로선 입장이 상당히 난처하게 됐다.

모스크바 외교 전문가는 "이미 한국군이 공개적으로 훈련 계획을 밝혔고 미국도 지지 입장을 내놓은 상황에서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여 훈련을 취소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한반도 주변 역학 구도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으면서 한국에 우호적 태도를 보여온 러시아 측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곤란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의 입장이 참으로 당혹스럽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계획에 대해 북한군이 타격 위협을 가한 것을 놓고,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은 `심상치 않은 조짐'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두 매체를 통해 이런 위협을 공식화한 만큼, 우리 군이 훈련을 강행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 대응으로 맞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의 김태우 책임연구위원은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군의 속성을 감안할 때 공언한 대로 우리의 사격훈련에 맞서 도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사격훈련이 이뤄질 연평도를 포격하는 도발을 우선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일연구원의 정영태 북한정보센터 소장은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북한이 군사적 도발로 맞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도발을 강행한다면 1차적으로는 연평도를, 2차적으로는 백령도 등 다른 서해 5도 지역을 대상으로 삼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에 북한이 또 도발할 경우 군사적 충돌 강도가 종전의 `교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북한이 섣불리 도발의 강수를 꺼내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만만치 않게 나왔다.

우선 연평도 포격 도발로 우리 측의 군사적 대비태세가 강해져 북한군이 잘하는 `기습도발'을 벌일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게다가 이번 훈련에는 주한미군과 유엔 군사정전위원회 소속 외국 군인들도 일부 참가해, 웬만한 각오 없이는 북한도 다시 도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태우 책임연구위원은 "최악의 충돌 상황을 피하기 위해 북측이 육지가 아닌 서해 바다에 포를 쏠 가능성도 있다"면서 "다만 군정위 참관단이 위기를 실감하도록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포탄을 떨어뜨릴 개연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영태 소장은 "현재는 남북한 사이에 기싸움이 벌어지는 국면인 만큼 북한이 통지문으로 `수사적인 위협'을 가하는 정도에 그칠 수도 있다"면서 "국제사회의 시선이 북한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 카드를 다시 꺼내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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