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구조개혁 어떻게?
국방부의 이번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2011년도 업무보고'를 앞두고 군 관계자들은 상부지휘구조 개편 작업의 핵심은 합동군사령관(대장)을 별도로 신설하느냐 여부가 최대 관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간 군 일각에서 필요성이 제기되온 합동군사령관 신설 문제는 지난 6일 대통령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에서 개혁 과제로 제시하면서 핵심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국방선진화위는 당시 육.해.공군의 합동성 강화를 위해 합동군사령부를 창설하고 현재 합동참모회의 의장(합참의장)의 군령권과 지휘권을 대부분 합동군사령관에게 이관하는 대신 합참의장은 자문 역할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육군대장이 독식하는 합참의장을 비롯해 신설이 검토되는 합동군사령관을 육.해.공군 대장의 순환보직으로 만들 것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방부와 합참은 합동군사령관 신설 등 상부지휘구조 개편 작업을 중기계획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는 2015년 이전에는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군 개혁에 대한 청와대의 의지가 워낙 강해 상부지휘구조 개편 작업이 예상보다 2~3년가량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피격과 북한의 연평도 도발 등으로 국방환경이 바뀐 만큼 내년 상반기 중 국군조직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군내 의견을 수렴하고 세부계획을 추진한다면 내년 말까지, 또는 2012년 말까지는 지휘구조개편 작업을 끝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합동군사령관제로 갈 경우 합동군사령관은 육.해.공군 작전사령부를 지휘하게 되고 합참의장은 군사력 건설 지침을 하달하는 한편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보좌하는 임무에 더욱 충실해진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전시 때 합참의 임무를 진지하게 고려해 봐야 한다"면서 "전시 미국 합참과의 관계 등을 감안하면 합동군사령관 신설은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합참의장이 전작권을 행사하기 위해 창설되는 합동군사령부의 사령관을 겸직하더라도 전시에 각 군 사령부를 충분히 지휘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 군이 미국처럼 여러 곳에서 동시에 전투를 하는 환경이 아닌 단일 전구(戰區) 환경이기 때문에 합참의장이 겸직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와 함께 육.해.공군본부를 육.해.공군 총사령부로 개편하는 문제도 업무보고에 반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육.해.공군 총사령부 개편 방안은 국방선진화위에서 제안되면서 핵심 개혁 과제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각군 총사령부로 개편도 찬반 논란이 일고 있어 실현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합동군사령관이 육.해.공군 총사령관을 지휘하고, 각 군 총사령관이 또 각 군 사령관을 지휘토록 하는 것 자체가 통합군체제의 발상으로 합동군제인 우리 군의 현실에는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의 상부(上部) 지휘구조를 20년 만에 확 바꾸는 작업이 조기 추진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 북한의 잇단 고강도 도발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이 미비(未備)했었다는 반성 때문이다.
합동군제로 간다면 어떻게?
지난 3월 천안함 사태 때 합참 상황실의 해군 장교는 청와대에 근무하는 해군 선배 장교에게 국방장관이나 합참의장에 앞서 최초 상황보고를 먼저 해 청와대가 군 수뇌부보다 사건 발생 사실을 먼저 알았다. 또 해군참모총장은 당시 현장에서 사실상 수색구조 및 인양작전을 지휘했으나 실제로 현행 법령상에는 작전지휘권이 없어 어정쩡한 상태였다. 연평도 사건 때에도 6문에 불과한 K-9 자주포, 50년 넘은 해안포 등 '소군(小軍) 중의 소군'인 해병대에 대한 열악한 장비지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모두 육·해·공 3군의 합동성, 군정(軍政)·군령(軍令)권 행사가 구분돼 있는 데 따른 문제였다. 현재 정부와 군당국에서 검토 중인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안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동군사령부를 신설하고, 기존의 육·해·공군 본부를 육·해·공군 사령부로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대장급인 합동군사령관은 작전·정보 등 합참의장의 기존 군령권에 인사·군수 등 군정권을 추가로 갖게 돼 강력한 힘을 행사하게 된다. 합참의장도 별도로 두지만 자문 역할 등 상징적인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육·해·공군 본부가 바뀌는 육·해·공군 사령부는 기존 육군 일부 군사령부, 해·공군 작전사령부도 흡수통합하기 때문에 지휘계선이 단순화, 지휘전파 시간을 단축시키고 조직 통폐합에 따라 장성 숫자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군구조개혁 배경?
지난 3월 천안함 폭침 사태 후 발족한 대통령 직속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지난 9월 합동군사령부 창설 등 군 상부 지휘구조 개편안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곧이어 '바통'을 넘겨받은 대통령 직속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도 지난 6일 이 대통령에게 거의 같은 내용을 건의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지난달 말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시큰둥한 반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상부 지휘구조를 바꾸는 것은 군의 뼈대를 바꾸는 대수술이어서 중장기 과제로 신중하게 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현정부 임기 중엔 검토만 하고 실제 추진은 오는 2012년 대선을 통해 등장할 다음 정부에서나 해볼 수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 얘기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 등 청와대에서 천안함 사태 후에도 군의 국방개혁이 지지부진하다는 질타와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고 지난달 말 연평도 포격사건 때 군 수뇌부의 소극대응 문제까지 불거지자, 지휘구조 개편에 소극적이었던 군 수뇌부의 입장도 최근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전망은?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법령 개정 및 군내 의견 수렴, 세부추진 계획 수립을 하고 이르면 내년 말까지, 늦어도 2012년 말까지 지휘구조 개편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상부 지휘구조 개편은 국군조직법 등 법령 개정이 필요해 국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며 야당이 반대할 경우 진통이 예상된다.
군내 공감대 형성도 남은 과제다. 합동군사령부 창설에 대해 해·공군 일각에선 육군을 중심으로 해·공군을 흡수해 사실상 통합군(統合軍)사령부를 만드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80년대 말 노태우 정부 시절 이후 합동군사령부(국방참모총장) 창설, 군정·군령권의 통합 등이 몇 차례 시도됐으나 해·공군의 강한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었다.
일각에선 해병대 병력 증강, 서해북부 합동사령부 창설 등 육군 출신 수뇌부에서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국방개혁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감시·감독할 '국방개혁추진점검단' 발족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육군 중심주의와 해·공군 반발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다.(konas)
코나스 권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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