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안 교수, '진보∙보수' 용어정리에 나서
자유민주주의적 이념과 사상이 분명한 대표적 정치학자, 양동안(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보수’, ‘진보’ 용어에 대한 정리에 나섰다.
양동안 교수는 조선일보(4일자)와의 인터뷰에서, '진보(進步)'와 '보수(保守)'라는 용어가 잘못 쓰이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동안 진행해 온 이념·사상 용어 연구를 담은 '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사상용어의 이해'를 이달 말 발간, 본격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우선, 양 교수는 "좌익에서 지칭하는 '진보'라는 말이 우리 사회에서 마치 객관적인 용어처럼 사용되고 있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쓰이는 진보·보수라는 말은 가치중립적 용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전적 의미도 진보란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진다'는 의미이므로 긍정적인 함의(含意)가 들어 있다. 반면 보수에는 '고집이 세고 변화를 거부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진보'임을 내세우는 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는 무의식 중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고 양 교수는 지적했다. "평등을 확대하는 사회주의적 정책인 전면 무상급식이 반드시 '진보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교육에서 경쟁 원리를 강조하는 정책 역시 '보수적'인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진보' '보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오면 처음부터 그런 인상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양 교수는 “'진보 교육감'이란 말은 적절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은 용어”라며 “사회주의자는 아니지만 사회주의에 기울어져 있으니 '좌경(左傾) 교육감'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진보’∙‘보수’라는 용어가 자리잡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좌익 운동권 세력은 자신을 스스로 '혁명세력'이라 불렀다. 하지만 국내 민주화가 이뤄지고 동구 사회주의권이 와해하면서 이 용어는 너무 과격하다는 전술적 고려에 따라 자신을 '진보세력' '개혁세력'이라 지칭하게 됐다"며 이러다 보니 우익 세력은 특별히 자신에게 타이틀을 붙인 적도 없는데 어느덧 '보수'가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양 교수는 "사상을 달리하는 정치세력은 '좌익(左翼)'과 '우익(右翼)'으로 호칭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익(翼·wing)'이란 사상적 경향이 동일한 세력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 교수는 "'좌파 교육감'이라고 한다면 꼭 들어맞는 말은 아니지만 '진보'보다는 훨씬 나은 용어"라며 이들과는 상반된 입장에서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교육감들은 '보수 교육감'이 아닌 '우파(右派) 교육감'으로 불러야 한다고 정의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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