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화보다 北 추가도발에 대비 할 때
지금 남·북 관계는 GNP 37배, 대외무역고 200여배로 표현되는 남북한 경제규모 격차에 자기만족해 있을 때가 아니다. 경제력이 그대로 군사력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경제력이 전력화되기 위해선 군사부문에 대한 과감한 지출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 우리 군사비 지출은 북한보다 규모에 있어 훨씬 앞서지만 인건비 및 후생복지비 비율이 높아서 순수 전력증강 비율은 북한이 앞선다. 북한은 더욱이 1인 통치자의 결단에 의해 의사결정과 집행이 신속히 이뤄지고, '선군(先軍)' 이름하에 자원배분을 군사력 증강에 올인할 수 있는 특수 병영체제다.
아울러 정신전력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지난 두 정권에서 대한민국의 대북관과 안보관은 격변을 겪었다. '주적(主敵)' 개념은 삭제되고 '우리 민족' 간의 파트너십과 화해교류협력이 우선적으로 강조됐다. 국가안보를 논하면 왠지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느낌을 줄 만큼 안보논의는 철저히 외면당했다.
이 와중에 김정일 정권은 절치부심(切齒腐心)을 거듭하며 서해5도 침공 전략과 핵·미사일 무장 전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은 북한의 이와 같은 새로운 '무력도발' 중심의 대남전략을 여실히 보여준 중요한 사례다.
6·25전쟁 이래 반세기 동안 남북 간 군사균형을 유지하는 데 주한미군이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고 그 중심에 한미연합사가 있었다. 지난해 6월 한·미 정상의 결단으로 연합사 해체가 2015년 12월로 연기되긴 했으나, 이미 2007년 이래 전시작전권 전환이 상당 부분 진행돼 연합사 작전능력이 약화된 상태라고 전문가들은 증언한다. 반면 북한은 특수부대 20만 등 비대칭전력을 강화하면서 서해5도에 대한 제한적 국지도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내부가 문제다. 국제전문가들이 참가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천안함 폭침을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믿는 국민이 여전히 있다.
지금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서해5도에서 국지도발을 감행해 일부 도서를 기습상륙 점거한 후 협상을 제의하는 경우다. 특히 우리가 보복하려 할 경우 '핵무기 사용'을 협박하면 국론이 분열되기 쉽다. 국내 좌익세력은 '전쟁 반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결사적으로 외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새해 들어 전방위적인 대화공세를 취해 온 이면에 제3의 도발의지가 숨겨져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대화와 평화를 가장하여 우리 정부와 국민의 안보의지를 약화시키면서 남북대화 무대를 철저히 정치선전장으로 활용함으로써 남한 좌익을 규합하고 단결시키려는 저의가 엿보인다.
장기적으로 북한은 매우 취약하고 붕괴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급변사태 전망은 중국의 치밀하고 확고한 북한 정권 지탱 전략으로 최근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제는 북한정세에 대해 우리는 희망적 사고를 버리고 모든 시나리오를 현실적으로 냉철하게 검토해야 한다.
지금은 남북대화보다는 북한의 무력 추가도발에 대비해야 할 때다. 아울러 제3차 핵실험 가능성과 지속적인 장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한·미 공동으로 대처해야 할 때다. 최고통수권자 차원에서 서해5도 해역 방위태세를 확고히 하기 위해 유사시 한미연합사 체제를 가동시킬 수 있는 결단력이 요구된다.(konas)
* 이 칼럼은 2.18일자 조선일보 시론에도 게재.
홍관희(고려대 교수·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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