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의 동면 비밀 상세히 밝혀져
(서울=연합뉴스) 동면하는 곰들은 대사율이 평상시보다 크게 떨어지지만 다른 동면 동물들에 비하면 하락 폭이 훨씬 작고 체온도 비교적 따뜻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뉴스와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민가에 근접했다가 `유해동물'로 붙잡힌 흑곰 5마리의 동면 과정을 관찰한 결과 이들의 대사율이 평소 정상치의 25%까지 떨어졌고 체온은 30℃까지 내려갔지만 이는 다른 동면동물들에 비하면 매우 특이한 현상이라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곰이 동면 중 이처럼 에너지 사용량을 크게 줄이면서도 체온을 비교적 높게 유지하는 비결이 밝혀지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등 환자의 치료와 약물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면은 먹이가 부족한 추운 겨울철에 동물들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동면하는 대부분의 작은 포유동물들은 동면 중 대사율이 평소의 2%까지 줄어들고 체온은 0℃ 가까이 내려간다.
연구진은 수컷 3마리, 암컷 2마리 등 잡힌 곰 5마리를 알래스카 주립대의 북극 생물학 연구소의 `인공 굴'로 데려가 이들이 적외선 카메라와 산소 및 이산화탄소 감지기, 동작 감지기 등의 모니터를 받으며 동면하도록 하고 그 과정을 관찰했다.
겨우내 계속된 동면 중 웅크린 곰들은 하루 한 번씩 일어나 털을 고르고 잠자리의 짚을 다시 정리하는가 하면 때로는 코를 골며 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체온은 최저 30℃까지 내려갔지만 몸을 떨고 나면 정상치에 가까운 36℃까지 다시 올랐고 이런 사이클은 2~7일 주기로 반복됐다.
이처럼 높은 체온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동면 중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계산한 이들의 대사율은 평상시의 25%에 불과했다. 이들의 산소 소비량은 여름철보다 75% 줄었고 심장 박동 수는 1분당 55에서 14로 떨어졌다.
기온이 10℃ 떨어질 때마다 곰들의 대사율은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연구진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곰들이 동면 중 깊은 호흡을 하는데 이 때 심장 박동이 10초, 15초, 20초씩 완전히 멈춘 것이다. 즉 곰들은 약 1분간 숨을 멈췄다가 다시 들이쉴 때 비로소 심장이 다시 뛰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일은 동면에서 깨어난 곰의 회복 속도가 매우 느려 체온이 정상 수준인 38℃까지 오르고서도 대사율은 평상시의 절반에 불과했고 2~3주가 지나서야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연구진은 관찰을 통해 곰들의 동면 양상은 동면 전에 얼마나 먹이를 잘 먹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잘 먹은 곰은 체온을 많이 내릴 필요가 없지만 야윈 곰들은 체온이 31℃까지 내려가고 움직임이 매우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작 먹은 곰은 잘 때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이지만 야윈 곰이 잘 때는 웬만해서는 깨지 않고 이들의 심장 박동을 들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곰들이 대사율은 낮아졌지만 근육량이 줄지 않은 건강한 상태로 깨어났다면서 그 비결이 밝혀진다면 의학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곰의 동면 상태처럼 에너지 소모량이 공급량과 맞먹도록 할 수 있다면 보호받는 상태에서 치료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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