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문제에 관한 국회 차원의 대북결의문조차 채택하지 않는 대한민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북한을 탈출했지만 중국 등 제3국에서 부모없이 방치돼 있는 탈북 고아들의 미국인 가정 입양을 촉진하기 위한 초당적 법안이 상원에 제출됐다.

 ‘2011 탈북 아동 입양법(S. 416)’은 미국 공화당의 리차드 버(노스 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민주당의 메리 랜드리우(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이 공동 발의했다. 지난달 28일 상원 외교위원회에 제출돼 현재 심의중이다.

 이 법안은 수천 명의 미국 시민이 탈북 고아를 입양하길 원함에 따라, 미국 정부 차원에서 탈북 고아들에 대한 즉각적인 지원과 함께 이들을 무국적 난민으로 규정해 미국 가정에 입양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도록 명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AF)이 전했다.

 또 법안은 이를 위해 그동안 탈북 고아들의 미국 입양에 가장 큰 법적 걸림돌로 지적돼 온 서류 미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라고 행정부에 촉구했다.

 출생과 부모의 사망 등을 증명할 서류가 분실됐거나 훼손돼 사실상 미국 입양길이 막힌 탈북 고아들을 위한 대안을 찾도록 한 것이다.

 법안은 또 탈북 여성과 중국인 남성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북한과 중국 어느쪽 국적도 갖지 못해 사실상 무국적자로 방치된 중국 내 탈북 고아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토록 했다.

 이 밖에 미국이 한국에 정착한 탈북 고아를 지원하고 이들의 미국 가정 입양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한국 정부에 제안토록 규정했다.

 법안은 국무장관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탈북 고아들의 미국인 가정 입양을 촉진하기 위한 종합 전략을 마련한 뒤 법 시행 90일 이내에 이를 의회에 보고토록 했다.

 버 상원의원은 법안 발의에 맞춰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북한을 탈출하고도 복잡한 법적 걸림돌 탓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아동 인신매매에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며 법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버 의원은 “가장 잔혹하고 개탄스런 인권탄압국인 북한 정권을 피해 매년 수천 명의 북한 주민들이 탈북해 이웃국가에 정착하고 있다”며 이 법안을 통해 탈북 고아들의 미국인 가정 입양을 촉진하기 위한 종합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에도 탈북 고아들의 미국 가정 입양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이 미국 상원과 하원에 나란히 제출됐지만 심의 과정에서 부결됐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