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의식의 '대미(對美)지향' 복귀는 당연한 귀결이다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지난 한해동안 친미·보수로 기우는 추세를 보이고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다. 한국일보가 이내영(李來榮·고려대) 김일영(金一榮·성균관대) 김성한(金聖翰·외교안보연구원)교수 등 전문가 팀이 미디어리서치를 통해 전국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가 바로 그것.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46.9%가 중도입장을 밝힌 가운데 '한미동맹 강화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20.4%에서 1년만에 31.6%로 놀랍게도 11.2%의 괄목할만한 약진을 보인 반면, '미국 탈피 자주외교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년 전의 28.1%에서 19.7%로 8.4%나 낮아져 세(勢)의 판도가 바뀌었다.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서도 '주둔 찬성'이 61.4%('계속 주둔' 34.3%, '상당기간 주둔' 27.1%)로 '철수 주장' 36.9%('단계적 철수' 33.1%, '즉각 철수' 3.8%)를 크게 눌렀다. 이것 역시 지난 2002년 12월 조사 당시의 '단계철수'주장 44.6%가 11.5%가 줄어든 대신 '계속 주둔'주장이 27%에서 7.3%나 늘어날 정도로 범국민적 안보의식이 크게 변모했음을 말해주는 수치이다.
노무현(盧武鉉)정부 출범 전후 회오리바람처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던 반미(反美)성향 강세가 약 1년만에 고개를 숙이고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의식이 '정통 보수의 길'로 되돌아섰음은 무엇보다도 다행스럽고 반가운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아쉬운 것은 20대 30대 젊은이들의 안보의식이 50∼60대와는 달리 여전히 '대미(對美)지향'에 있어서 상당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북핵(北核)과 대치하고 있는 첨예한 국가안보상황에서의 '자주외교' 주장은 결국 '나 홀로 외교' '나 홀로 국방'을 하자는 이야기나 다름없지 않은가.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이유로 미국 편에 서야 하는가.
요즈음 젊은이들이 6·25 한국전쟁 당시의 상황을 알리 없다. 3년간 지속된 전쟁에서 인구 500만이 희생되고 국토 90%가 초토화되었던 당시 전쟁터에 나아가 젊음을 불살랐던 인구는 이미 70대로 접어들었다.
북한당국자들은 남한에 심어놓은 남로당(南勞黨) 조직이 총궐기할 경우 적화통일이 가능할 것으로 오판하고서 기습남침을 감행했었다. 이에 UN결의안 채택을 주도하여 우방 16개국과 함께 참전하여 반격을 감행하여 자유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빈사의 상태에서 구출해낸 나라가 다름 아닌 미국이다. 남침 1개월만에 낙동강 선까지 밀려난 위기상황이었다.
3년간의 한국전쟁에 투입된 미군 연인원은 무려 179만명이고, 이름도 모를 계곡에서 숨져간 미군 희생은 자그만치 '전사(戰死) 54,000명' '실종 8,000명' '포로 7,000명' '부상자 103,000명'이었다. 전쟁수행기간 중 지출된 전비(戰費)지출은 더 말해 무엇하랴. 미국은 한국의 생존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마다 않고 감내해 준 혈맹(血盟)이다. 우리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미국을 배반하는 일 없이 한미공조의 길을 걸어야 한다.
전후(戰後)로도 지난 반세기동안 주한미군이 북한의 남침 억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해주었기에 민주주의체제의 발전과 경제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던 것임을 우리는 잊고 살아왔다. 알고 보면 우리가 반미(反美)를 말할 수 있는 '자유'까지도 미국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고, 우리가 이만큼이나마 잘 살고있는 것도 대미수출 7백억 달러 규모를 허용하고 있는 미국시장 덕분이었다.
친북세력은 이처럼 엄청난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한국을 지켜준 미국을 두고 '한반도 통일의 장애물'로 규정하고 '주한미군 철수'와 '반미(反美)' '민족공조'를 외쳐왔다. 휴전선에 병력 80%와 대량살상무기를 집중배치하고 남침야욕을 불사르면서 '서울을 불바다로 운운'하는 저들이, 이념과 가치관을 달리하는 저들이 과거 언어와 문화배경을 함께 했던 동족(同族)일지언정 우리와 한 민족일 수는 없다.
영국 블레어 총리 역시 '부시의 푸들'이라는 비난을 감내하면서까지 미국과 공조하고있고, 제2차대전 패전 당사국인 일본이 장고(長考) 끝에 끝내 미일(美日)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모두가 국익이 판단기준이다.
일본의 '자주'는 '친미'이건만, 한국에서는 친북(親北)이 '자주'이고, 좌경(左傾)이 '민주화'가 되어있다. 세계가 연합방위체제로 나가고있는 추세에서 유독 우리만이 북한당국의 대남(對南)메시지와 똑같은 내용의 '자주'를 말하고, '민족공조'를 주장해 온 것이다.
저들은 미국을 '제국(帝國)주의자'라고 말하지만, 미국은 영토확장을 탐한 적이 없다. 그것이 이른바 '부시 닥트린'이다. 한미동맹(同盟)은 적(敵)이 같고 이데올로기가 같은 것을 전제로 할 뿐, '대등한 관계'가 전제조건이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중국 러시아 일본이 그 대안(代案)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저들은 미국을 오만하다고 말하지만 패권국의 특질은 오만이다. 그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핵심은 국익(國益)일 뿐이다.
우리의 선택 역시 '한미동맹의 지속'에서 국익을 찾아야 한다. 힘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미국과 맹방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분명히 축복이고 자산이며 다시없는 호기인 것이다. 국민의 안보의식이 한때에서 깨어나 다시 정상궤도에 오르게 되었음은 무척이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자칫 해체(解體)프로세스를 밟을 뻔했던 한미관계가 빠른 시일 안에 제 자리를 되찾을 수 있도록 범국민적 에너지를 결집시켜야 할 때이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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