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당착에 함몰된 군상(群像)들
2010년 3월26일 저녁 9시22분.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전대미문의 대 사건이 발생했다. 백령도 근해에서 초계활동 중이던 우리 해군 천안함(1200t)이 북한 잠수함(정)이 발사한 어뢰 공격으로 처참하게 침몰했다. 이 사건으로 승조원 104명 중 46명의 장병들이 영문도 모른 채 전사했다.
초유의 사건 앞에서 군(軍)은 돛이 부러진 난파선 마냥 우왕좌왕하고, 언론은 먹이 감을 눈앞에 둔 맹수의 포효처럼 까발리기 식 생중계로 난타하는 와중에서, 국민은 정부를 맹공하며 북측을 비호하고, 옹호·두둔하는 정치권과 끝간데 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좌익 종북세력들의 현란한 수사(修辭)앞에 무엇이 진실이고 어떤 게 사술(詐術)인지 갈피를 잡기가 어려웠다.
그러기에 한 점 의혹도 없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정부의 단호한 방침아래 미국, 영국, 호주와 중립국인 스웨덴의 전문가 73명(한국 49, 국제전문가 24)으로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이 구성돼 55일간의 조사에 들어갔다. 그리고 북한의 소행임을 확증하는 결정적 단서인 어뢰추진부를 발견했다. 수거한 어뢰 추진체의 색깔들이 북한 CHT-02D 어뢰 자료에 등장하는 페인트 색과 일치했던 것이다. 어뢰에 북한이 표기하는 숫자1도 확인됐다. 북한의 공격에 의한 침몰임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것이다.
이런 다양한 조사를 바탕으로 합동조사단은 5월20일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또 같은 해 7월 9일 유엔안보리는 의장성명을 통해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의 행위는‘한국과 세계평화를 크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유엔의 국제평화유지를 위한 노력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분개하고 국민은 다시 한번 북한괴뢰집단의 야만적 행위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국내에서 발생했다. 설령 '가재야 게 편'인 중국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국내의 친북 반미주의자들은 천안함 폭침을 미국의 서해 상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허무맹랑한 괴담을 유포시키는가 하면, 좌초설 등 허위사실을 주장하기도 했다.
'좌초설'을 주장한 핵심 인물인 해병대 출신이라는 한 해난 구조회사 대표는 천안함이 침몰 지점으로부터 2.5㎞ 떨어진 해상에서 암초에 걸렸고, 암초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긴 뒤 2.5㎞를 운항하다 두 동강나서 침몰했다는 주장을 폈다.
"'합동조사단의 조사보고서'를 한 토론회 석상에서 옆 사람이 보여줘 대강 한번 봤다"는 그는 좌초설의 근거로 자신의 '해난 구조 경험'과 인터넷에 떠도는 어뢰 폭발 관련 동영상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우주인이 와서 조사해도 내 결론은 변함 없을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신념(?)을 토로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 대표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런가 하면 좌파시민단체들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 강변하는 내용의 서신을 유엔 안보리 회원국들에게 전하는 해괴한 행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게 지난 1년 사이에 일어난 우리사회의 자화상이다.
휴전선을 사이로 10여개의 핵무기와 20만 특수전 병력을 비롯한 120만 군과 4,100여대의 전차 2,100여대의 장갑차, 8,500여문의 야포, 70여척의 잠수함 등 배 이상의 장비로 무장한 채 적화통일 망상에 사로잡힌 현존하는 가장 큰 주적(主敵)인 북한 편을 든다는 것은 자가당착에 빠진 저들 세력들이 어느 나라 국민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천안함 폭침 1주기를 맞고 있다. 온 나라가 추모 분위기에 젖어들고 있는 시점이다. 청소년과 대학생, 남녀 노소 구분 없이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의롭게 숨져간 천안함 46인의 숭고한 넋 앞에 옷깃을 여민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여기지 않는 종북세력들은 오늘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이 아닌 우리 정부의 '자작극'이라며 인터넷상을 누비고, 온갖 유언비어를 남발하며 미국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저들의 反 국가적 행위를 그저 연극무대 앞의 '관객'인양 구경꾼으로만 전락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작태가 계속 되는 걸 지켜봐야만 할 것인가. 조국수호를 위해 일심전력(一心專力)을 다하다 서해바다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천안함 46인 의인(義人)앞에 그저 부끄러워할 뿐이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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