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가 민주정치는 아니다
‘무질서의 아름다움’(a disorderly beauty)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곱게 빗은 여자의 머리 모양보다는 헝클어진 머리 모양이 멋이 있고 아름답다 하여, 아마도 한때 서양의 미용사들이 지어낸 말이었을 것입니다.
(The least government is the best government)라는 말은 미합중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 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말은 어쩌면 노자 <도덕경>의‘무위자연’의 사상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을 것도 같습니다.
대한민국 수립 초기에 서울 운동장에서 있었던 어떤 식전에서 당시 부통령 김성수는“민주정치는 독재정치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하였는데, 그 한 마디는 지난 60년 동안 내 가슴에 새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무질서’가 민주주의의 대명사는 아닙니다. 패션계에서도‘무질서의 아름다움’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치’가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미국 대통령이나 할 수 있는 말이지 천안함과 연평도의 참변을 목격한 대한민국의 지도층은 절대 할 수 없는 말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의 정당정치가 위기에 직면한 것 같습니다. 과연 이 나라의 민주정치를 이끌고 나갈 여당이 존재하는 겁니까. 한나라당을 정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무질서가 아니라 혼란입니다. 아니, 더 나아가 ‘지리멸렬’이라고 해야 옳은 것 아닙니까. EU와의 FTA 협정이 국익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면 그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가 돼야 나라의 살림이 더 좋아질 텐데, “몸싸움을 하면서까지 통과시킬 생각은 없다”고 한 여당의 지도자가 발언을 했다고 하니, 한·EU FTA는 이제 물 건너 간 겁니까.
오케스트라 <대한민국>의 객원지휘자 이명박은 프로그램에 있는 교향곡 하나도 제대로 연주하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던진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시대와 국가가 판이하기 때문에 이명박은 절대로 제퍼슨이 될 수도 없고 되어서도 안 됩니다.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보고만 있을 겁니까.(www.kimdonggill.com)
김동길(연세대 명예교수, 태평양시대위원회 이사장)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img_data/article/260930/260930_6303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