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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고난의 행군'을 자초한 김정일

"‘재스민 혁명’은 외부의 압력이나 군사력이 약화가 아니라 삶에 찌든 주민들의 죽음을 담보한 항거에 기인하고 있다"
Written by. 권양주   입력 : 2011-04-27 오전 11: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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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은 지금까지 세 번의‘고난의 행군기’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두 번의 고난의 행군은 김일성이 겪은 정치적 시련기였고, 세 번째 고난의 행군은 1995년부터 98년까지 자연재해로 수백만 명의 아사자를 낳았던 시기를 일컫는다. 이후 북한은 매년 부족한 식량 70~120만여 톤을 마련하기 위해 약 20~30만 톤은 구매하고, 나머지는 외부로부터 지원 받아 왔다. 그런데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 후 주 지원국이었던 우리나라와 미국으로부터 지원이 중단됐다. 북한으로서는 지난 3년간 최소한 식량 120만여 톤과 비료 90만여 톤을 지원 받을 수도 있었으나 못 받게 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김정일 정권은 정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급 대상인 평양시를 반 토막내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갈수록 주민만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선군정치 하에서 우대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군인들에 대한 배급량과 질마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생활을 비관한 전차대대장의 자살, 현역군인 부인과 가족들의 탈북소식 등이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올해 초부터 체면 불고하고 세계 곳곳에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의 대지진과 아랍사태로 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세계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곡물가격이 50% 정도 올라 한정된 재원으로 유류와 식량을 구매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구매량을 줄이는 것 이외에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적십자사 활동이 일본에 집중됨에 따라 북한에 대한 지원은 당분간 뒷전일 수밖에 없게 됐다. 세 번째 고난의 행군 시 우리나라조차도 IMF 금융위기로 지원해 줄 수 없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하겠다.

 북한은 현재 네 번째‘고난의 행군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번은 이전과는 다르게 스스로 가져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랍국가의 독재자들을 휘몰아치고 있는‘재스민 혁명’은 결코 외부의 압력이나 그들이 보유한 군사력이 약했기 때문이 아니라 삶에 찌든 주민들의 죽음을 담보한 항거에 기인하고 있다는 점을 김정일은 간파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은 한일 간의 골 깊은 감정을 뒤로한 채 일본 돕기 모금활동에 나서 보름도 안 돼 350억 원을 모금함으로써 역시 정 많은 민족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하물며 동족이 비슷한 상황에 놓인다면 우리 국민이 어떻게 나올지는 명약관화하다.

 이제는 북한 스스로 춘궁기 아사까지 거론하며 다급하게 식량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지원된다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규모로 이뤄지지는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으로 연명해 봤자 주민들의 김정일 정권에 대한 원망과 불만이 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주민이 폭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려면 군량미를 풀어서라도 굶주린 배를 채워 주는 진정한 노력을 하는 한편, 비핵화 등 국제사회의 요구를 하루빨리 수용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현재의 고난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김정일의 올바른 대내외 정세 판단과 결단을 기대한다.(http://kookbang.dema.mil.kr)

권양주(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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