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특히 외국서 오랜 기간 외교관이나 연구원, 해외특파원이나 주재원 등으로 활동하다 귀국해 국내 상황을 접하는 이들에게 오늘의 국내 정치·경제·사회·문화계 등을 보는 시각은 어떨까?

이에 대해 일본에서 오래도록 외교관과 연구원 생활을 역임한 홍형 前주일공사는 우리사회가 지금 “심각한 병에 걸려 있다”고 한마디로 평했다.

홍 前공사는 한국적 질환의 키워드로 ‘자가면역증’과 ‘스톡홀름 증후군’, 그리고 ‘집단적 지능저하’의 세 가지 문제점을 우선 지적했다.

▲ 제520차 국제외교안보포럼에서 재외동포 참정권과 관련해 발표하고 있는 홍형 전 주일공사. ⓒkonas.net

 홍 前공사는 최근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제520차 조찬 강연에서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이렇게 꼬집었다. 그는 최근 2차 모의 선거가 실시되기도 한 재외동포 참정권과 관련, 자신이 주일 공사로 재직하는 동안 경험했던 상황들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홍 前공사는 “지난 좌파정권 기간 내내 우리사회는, 정부가 말도 안 되는 짓을 시키기도 했고, 우리 국민도 말도 안 되는 그런 일을 그대로 했다.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법에 위반되는 것 인줄) 알면서도 그대로 했다. 2007년 헌법재판소가 재외동포 참정권을 인정하면서 ‘재외동포의 평등권 침해’를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평등권 침해’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되지 않은 것이었다”면서 지금의 무상급식 문제도 같은 현상이라고 했다.

법정 공휴일로 기념해왔던 ‘제헌절’이 공휴일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서도 “6·15선언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마찬가지 포퓰리즘 입법 활동으로 본다”면서 “면허증을 집안에 두고 나와 운전하면 처벌의 수위는 다르지만 분명히 무면허 운전이다. 이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와서 느끼는 갈등의 하나가 차선, 신호위반을 하면 바로 적발해 벌금을 물리면서도 엄청난 반역에 대해서는 모른 채 한다”고 공평하지 못한 법적용을 비판했다.

6·15선언을 하나의 선례(先例)로 든 그는 “6·15선언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라며 “헌재에서 합치되거나 헌법 위에 존재하지 않는 한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논란의 와중에서 시행되고 있는 무상급식 문제와 관련,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 또한 기존 다른 예산에서 전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이런 법률안은 선진국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사회적 무(無)개념을 지적했다.

따라서 “이런 현상이 비일비재(非一非再)하게 일어나다 보니 정부기구에 00위원회, △△위원회 등이 난무하고 있다”며 “(일례로) 사회통합위원회가 무엇 하는 곳이냐? 외국인들이 자주 질문을 하는데 답변하기가 난처하다. 법치국가에서 법이 있는데, 왜 법으로 되지 않고 기구를 만드느냐? 말도 안 되는 총론을 갖고 그 총론 속에서 각론화 하다 보니 다시 말이 되지 않는 각론이 만들어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홍 前공사는 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법치를 확립한 상태서 제대로 하면 문제가 없다고 본다”면서 문제는 “여론에 의해 해석하고 판결하기 때문에 사회적 파장이 이는 현상들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재외(在外)동포의 법적 지위와 참정권 등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홍 前공사는 조총련 문제와 관련 “조총련이 소멸될 위기를 좌익정권 10년이 살려 주었다”면서 지난 좌파 정권을 거쳐 “현재는 잠복기”라고 했다.

그는 재일동포 참정권 문제를 “혼란과 마찰”이라고 지적한 뒤, “악법도 법이다. 그래서 만들 때 잘 만들어야 한다. 무엇이 잘못인가를 사전 철저히 토론을 통해 개선책을 내야 한다. 암을 고치기 위해서는 드러 내놓고 알려야 고치지 감추면 고치지 못한다”면서 입법과정에서 충분한 공론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2년 선거가 ‘복지 포퓰리즘’으로 이어져 국민들로 하여금 외교, 안보, 통일에 대한 의지를 소진시키게 될 것으로 본다”면서 “재외동포의 입장에서는 상관없다. 문제는 한국의 좌파와 연결된다는 것”이라고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자유와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한국 대학교수들의 집단 시위 등을 외국에서 보면 놀란다. 이대로 가다간 망하고 만다. 집단적 지능저하 상태에 빠졌다. 가상현실(假想現實)에서 살면 안 된다”고 했다.

홍 前공사는 “지금 우리사회의 현실은 ‘가상현실’에 빠져 있다. (표면적으로는) 60년 동안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 김정일 공산독재와 61년째 전쟁 중”이라는 말로 가상 속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거듭 일깨웠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