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는 최소 182곳의 구금시설이 있으며 구류장에서는 조사시간을 제외하고 부동자세로 앉아있어야 하고 교화소에서는 사망해도 시신을 가족에게 양도하지 않고 태우거나 땅에 묻는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NKDB)는 21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구금시설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북한의 인권침해 실태’를 세부적으로 파헤쳤다.

▲ 21일 오후,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NKDB)는  ‘북한의 인권침해 실태’를 알리고 북한주민의 인권상황 개선안을 도출하기 위해 ‘북한 정치범수용소와 구금시설의 어제와 오늘’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konas.net

 이날 세미나에 앞서 NKDB는 탈북자 1만3천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북한 정치범수용소 및 구금시설 운영체계와 인권실태’제목의 보고서로 책 2권을 20일 발간했다.

 NKDB는 보고서를 발간하기에 앞서 정치범 수용소 출신 53명, 보위부·보안부 구류장 각각 36명과 20명, 단련대 및 교양소 17명, 교화소 86명 등 직접 구금시설을 경험한 탈북자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는 최소 182곳의 구금시설에, 최대 7,600여 명이 수용돼 있고 모든 구금시설에서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으며 수감자들은 매끼 한 그릇도 안 되는 옥수수죽과 소금국으로 연명할 정도로 생존권에 대한 위협이 매우 심각한 상태다.

 최의철 순천대학교 교수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표에서 구현자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원은 ‘북한의 구류장·집결소·교양소·노동단련대 운영체계와 인권실태’제하 발표에서 “구류장은 중국에서 강제송환되는 탈북자가 처음 거치는 곳으로 이곳에서 수감자들은 가혹한 조사에 시달리며 조사시간 외에는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어야 하며 조금이라도 자세를 바꾸면 구타당한다”고 밝혔다.

 ‘집결소’에 대해서는 “수감자들이 각자의 고향에 있는 보안서(경찰서)에 보내지기 전 대기하는 곳으로 수감자들은 주로 벼농사, 밭농사와 벌목에 동원되고 있으며 간혹 건설현장에서 강제노동을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노동교화소와 교양소는 교화소(한국의 교도소)보다는 경미한 죄를 지은 수감자들이 보내지는 곳으로 수감기간도 교화소에 비해 짧으나 오히려 노동강도가 매우 강해 사망률이 높다”고 전했다.

 김인성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연구원은 ‘북한의 교화소 운영체계와 인권실태’라는 주제발표에서 “교화소에 수감되면 공민증(주민등록증)이 박탈되기 때문에 수감자들은 인간이하의 취급을 받고 있고 사망시에도 시신을 가족에게 양도하지 않고 태우거나 땅에 묻는 식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이날 세미나는  최의철 순천대학교 교수 사회로 주제발표 및 토론으로 진행됐다.ⓒkonas.net

 이자은 북한인권기록연구소 연구원은 ‘정치범수용소’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정치범수용소는 심각한 인권유린 사건이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인권침해의 백화점과 같은 곳”이라며 “대부분의 정치범수용소는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 나올 수 없는 완전통제 구역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범수용소는 “현재 개천 14호, 요덕 15호, 화성 16호, 회령 22호 관리소 및 25호 수성교화소 5곳이 존재하는데 이곳에는 약 13만명 이상이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인민보안성 소속 18호 북창관리소는 전 지역이 해제되고 개천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실태를 전달했다.

 이날 주제발표 외에도 손현진 한국 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원재천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국장, 오충석 통일부 이산가족 과장, 박흥순 선문대 교수, 강철환 조선일보 기자,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 등이 나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및 구금시설 내 인권상황 개선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Konas)

코나스 이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