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가스관연결의 위험성
미국은 911테러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10년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마침내 지난 5월 1일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사살해 수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제 정의는 실현되었다"고 미국국민들에게 작전결과를 보고했으며, 전 미국인들은 환호했다.
빈 라덴 사살 수장은 미국의 대를 이은 응징보복
미국의 국가안보를 해치는 적에 대한 추적과 응징보복은 여야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바통을 이어가면서 꾸준히 추진되었다. 민주당 출신 오바마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공화당출신 대통령 때 발생한 9.11테러 주범을 지속적으로 추적해 주적을 사살함으로써 미군총사령관으로서 임무를 100% 완수한 것이다. 빈 라덴 사살은 국가안보에는 여야와 보수 진보가 따로 없다는 것을 입증한 사건으로서 우리나라 위정자(爲政者)들이 따라 배워야 할 원칙이자 덕목이다.
북한은 작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로 50여명의 해군과 민간인들을 집단 학살했다. 그들은 자기들의 소행이 아니라거나 또는 한국군이 먼저 포격해 응사했다고 새빨간 거짓말을 해댔다. 중국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거짓말을 옹호했다.
그럼에도 유엔은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북 제재를 단행했으며 한국도 사과를 요구하면서 524 대북 제재조치를 취했다. 북한은 이에 앞서 2008년 한국인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를 총격 사살한 적도 있었다. 사과를 요구하는 한국 측에 대해서 북한은 되레 금강산 내 한국정부와 개인재산을 날강도처럼 몰수해 이를 외국인 관광용으로 전용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후 1년이 지났지만 북으로부터 아무런 시인과 사과도 없다. 미국정부는 미국을 공격한 주범 빈 라덴을 10년간 추적 끝에 응징보복을 했다. 왜 우리는 미국의 이런 좋은 예를 따라 배우지 못하는 것일까. 이유는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국가정체성유지에 대한 의지가 박약하거나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과 없이 가스관연결 협상해도 되는가?
이런 와중에 최근 남·북·러 가스관 연결문제로 남북한 관계자들이 러시아를 방문, 교섭과 절충을 하고 있다니 이래도 되는가, 강한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남북 가스관연결문제는 동북아와 한반도 안보문제와도 연결돼 복잡다단한 후속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문제로만 보고 접근할 사항이 아니다. 국제법과 합의준수라는 국제적 원칙을 전제로 한다면 남북가스관 연결로 인한 남북한간에 이득이 많다는 것은 긴 설명이 필요 없다.
하지만 김정일 공산집단에게 이런 국제법과 국제관행을 지키기를 바라는 것은 산에서 물고기를 낚으려는 어리석음에 다름 아니다. 김정일은 과거 7·4공동성명에서부터 핵 폐기 6자회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국제협약과 남북한간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 쳐왔다. 김정일 집단은 항상 모든 약속을 식은 죽 먹듯 하는 식언족(食言族)임을 우리는 지금까지 잘 보아왔다.
남 북 러 가스관연결의 복잡한 문제점들
남북러 가스관 연결로 인한 문제점과 위험성은 무엇인가?
첫째 한국정부가 남북가스관 연결전 김정일 집단으로부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 시인 사과와 책임자처벌을 관철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난 1년 동안 우리정부가 시인, 사과하라는 대북 요구가 결과적으로 그냥 해본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로 인해 한국주권의 대외, 대북 존엄성이 이루 말 할 수 없이 훼손될 뿐 아니라 대북기본자세와 원칙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만다. 김정일이 한국정부를 얕잡아볼 수 있는 타성과 비난에 대한 내성만 길러주게 된다.
따라서 대남무력도발→대화→유화정책회귀→대북지원→대남도발의 악순환으로 인해 협상주도권을 김정일이 다시 장악하도록 도와주는 꼴이 된다. 전략전술로도 하지하책(下之下策)이다. 이런 행태야 말로 한국 내 종복세력의 입지를 강화해줌으로써 김정일이 남한 내에서 좌우갈등과 반목을 조장할 수 있는 수단을 강화해주는 꼴이 된다. 김정일이 내년 총선과 대선판도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고 갈 수 있는 빌미와 틈새를 마련해주게도 된다.
둘째 북한지역 내 가스관 매설에 대한 비용을 누가 대느냐도 문제다. 이것은 남·북·러간 앞으로 협상대상이다. 만약 한반도 안정을 이유로 한국이 이를 다 부담하게 된다면 불필요하게 우리만 봉으로 바가지를 둘러쓰게 되는 셈이다.
셋째 이런 복잡한 문제가 다 해결되고 가스관 개설이 완료되면 김정일은 연간 1억~1억 5천만달러의 거액 불로소득을 얻게 된다. 김정일은 이 거액을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개발에 쓰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렇다면 남북가스관 개설은 김정일 김정은 세습폭정과 개인우상화놀음과 무력증강을 도와줌으로써 대남도발 수단을 한층 강화하게 될 것이다.
김정일, 가스관 볼모로 협박수단 하나 더 쥐게 되는 꼴 될 수도
넷째 남북가스관 개설후 김정일은 이를 볼모로 해마다 가스관 통과비용의 인상을 요구할 것이며 개수비용도 한국에 떠 맡기려 할 것이다. 김정일은 만약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스관에 고장을 일으키거나 폭파협박을 함으로써 우리로부터 현금을 약탈해갈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일은 또 가스관에 고의로 구멍을 내 한국으로 보내는 가스를 도둑질 할 수도 있다. 김정일의 대남행태로 보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문제다. 정부는 가스관연결은 남북한간 새로운 기회인 동시에 또 다른 갈등과 긴장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두 손놓고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있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물론 정부는 지금의 교착, 경색된 남북관계를 타개하도록 무언가 노력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우리가 원칙과 일관성, 자존심까지 깨뜨리면서 남북관계개선에 성급하게 덤벼든다면 또 다시 김정일로 하여금 우리를 얕잡아보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김정일집단은 한국의 이런 노력을 통큰 양보와 미덕으로 간주하지 않고 되레 약세로 보고 우리를 좌지우지하는 그의 반인륜적 버르장머리만 키워줄 뿐이다.
최근 정부가 통일부장관을 류우익으로 교체한 후 불과 1년 만에 원칙과 일관성을 깨고 남북가스관 개설과 종교인 방북허용, 6자회담을 위한 베이징 남북접촉 등 대북협상을 서두르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심히 우려된다.
정부는 대북협상은 하되 원칙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차근차근 정당한 절차를 밟으면서 대북협상을 하기 바란다. 정부는 남북가스관 개설문제도 위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먼저 세밀히 점검, 제거한후 김정일이 꼼짝 못하고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협상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주기 바라마지 않는다(konas)
여영무(뉴스앤피플 대표,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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