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정부가 중국 공안당국에 의해 체포된 탈북자들을 북한에 강제 송환하는 비인도적 처사로 미 의회에서도 이를 심각한 인권문제로 취급하고, 국내 탈북자단체를 비롯한 북한인권단체들의 對 중국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지식인 사회의 참여와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탈북자들에 대한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으로 돌려보내질 경우 심각한 박해와 고문은 물론, 심한 경우 공개처형까지 가게 되기에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중국 당국에 북송을 멈춰 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중국은 탈북자를 체포한 후 국제사회 여론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려 북송하는 관행을 10여 년간 되풀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NDI. 이사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2일 아침 조찬 세미나를 열고 탈북자 문제를 짚으면서, 국제사회가 이에 대한 분명한 역할을 해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 제86회 NDI 조찬세미나에서 '재중 탈북자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회원들에게 강연하고 있는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원장. ⓒkonas.net

 2일 아침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제86회 NDI 조찬 세미나에서 전 통일부차관을 역임한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장은 '탈북자 문제와 국제사회의 역할-재중 탈북자문제의 해결방안을 중심으로' 한 강연에서, 현재까지 중국 내에서의 탈북자들, 특히 탈북 여성들이 겪고 있는 실태와 중국의 국제법 위반, 중국의 국제법상 의무 확인의 법적 근거와 공론화 논리 그리고 한국의 대응 강화 방안 등을 제기했다. 

 김 원장은,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건너간 탈북자들이 중국 동북부에 줄잡아 5만에서 10만으로 중국공안의 눈을 피해 숨어 지내고 있으며, 탈북여성이 출산한 무국적 고아 약 5만 명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아동으로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음을 적시하고, 현재까지도 북한사회로부터 중국으로의 탈북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현상을 짚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탈북자들의 강제송환에 대해 "중국 정부는 탈북자를 국제법과 국내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서 처리한다고 해명하지만, 기본적으로 탈북자를 난민으로 취급하지 않고, 북·중 양국간 국경협정 위반을 근거로 체포해 강제송환하고 있다"고 실태를 꼬집었다.

 중국의 국제법 위반과 관련해 "중국은 난민협약 이외에도 5개의 주요 인권조약에 가입돼 있다"며 "그러나 이행 절차 조항에 유보하거나 관련 선택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약의무 이행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국의 조약상 의무위반이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보내졌을 때 反 인권적 행위가 자행됨을 알면서도 묵인하며 보내는 그 자체로서 국제사회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관심을 경주해야 할 역할로 "국제사회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협정위반에 대해 주요 인권조약 이행위원회에서 지적해야 한다"고 말하고 "협약 상 근거뿐만 아니라 유엔헌장체제상의 인권보호 메커니즘을 통해 중국의 탈북자송환금지를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했다.

▲ 김석우 원장. ⓒkonas.net

 그러면서 이 문제 해결의 전략적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북한인권문제를 해결하는 지금길이고, 우리의 남북통일에 대한 준비이자, 한국을 아시아인권보호의 센터로 자리매김하고, 한국의 '핀란드화'를 방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고 중요성을 부각했다.

 김 원장은 이어 한국이 이 문제에 대처해야할 대응 강화방안을 제기하면서, 우선적으로 '가만히 있으면서 중국의 은혜로운 처분'만을 바랐던 지금까지의 조용한 외교 표방을 꼬집었다.

 또 지난 2008년 8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 중국 주석에게 '탈북자 강제 송환' 금지 요청을 전달한 사실과 함께 국내 민주화 인사들의 유엔에서의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 기권 등 북한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사실까지를 곁들였다.

 더불어 "한국 내 북한인권 관련 NGO들의 활동여건 개선과 북한인권법안의 조속한 통과"와 "한국정부가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에 탈북자들의 강제송환이 조약상 의무 위반일뿐만 아니라 유엔헌장 체제 아래서의 인권관련 강행규범 위반이라는 사실을 적시해 이를 중지토록 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덧붙여 ▲인권보호 기본정신과 메커니즘을 충분히 활용할 것 과 ▲외교실무자의 탈북자 송환 문제점에 대한 철저한 인식 전환과 외교적 노력 강구를 주문했다.

 김석우 원장은 끝으로 '재중 탈북자 문제 해결이 갖는 함의'와 관련해 ▲전략적 의미에서 이를 다섯가지로 집약했다.
 
 첫째, 탈북자라는 국제사회의 최악의 인권취약 층을 지원하는 것은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매우 시급하고도 정당한 책무.

 둘째,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의 체포와 북한으로의 강제송환을 피하기 위하여 수만리 엑서더스를 하며 겪는 위험과 고통을 줄이게 되고.

 셋째, 재중 탈북자 문제의 해결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될 것,

 넷째, 한국이 중국에 대하여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도록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은 앞으로 통일한국이 민족적 자존을 지키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핀란드 화'를 자초하는 것.

 다섯째, 중국의 인권의식을 높임으로써 인권의 취약지역인 동아시아에서 인권보호의 메커니즘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게 된다. 인권을 탄압하는 거대국가 주변국에 어떠한 위협이 될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김 원장은 이어 "인류의 양심과 인권규범은 자유와 생존을 갈구하는 탈북자 편에 있다"며 1시간의 강연을 갈무리 했다.(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