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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 평화애걸세력을 보며

3차 북한 핵실험 후 유엔 제재를 받아 코너에 몰린 것은 북한인데 오히려 북한이 세계를 물아 붙였다. 이러한 상황을 허용해줘도 되는 것인가?
Written by. 이정훈   입력 : 2013-05-11 오전 8: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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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인한 달 4월이 지나갔다. 올 4월에도 어김없이 진달래와 개나리, 목련과 벚꽃이 피었다. 그러나 날씨가 사나웠고 김일성 생일이라는 태양절(4월 15일)을 앞두고 북한의 위협이 거세 봄인 줄도 모르고 보내 버렸다. 순식간에 박근혜 대통령도 취임 2개월을 보내 버린 것이다.

 4월의 키워드는 무수단 이었다. 무수단은 2월의 검색어였던 북한 핵실험을 눌러버렸다. 북한이 무수단 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탑재 차량을 끌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때 한국과 미국 일본은 북한이 이 미사일을 쏘는 줄 알고 잔뜩 경계를 했다. 화창한 봄날을 즐겨보지 못한 것이다. 3차 북한 핵실험 후 유엔 제재를 받아 코너에 몰린 것은 북한인데 오히려 북한이 세계를 물아 붙였다. 이러한 상황을 허용해줘도 되는 것인가?

 4월은 우리가 북한의 공격적 심리전에 걸린 때였던 것 같다. 2월 북한은 핵보유국이 됐다고 선언했다. 그러한 자신감을 갖고 힘으로 할 테면 해보자고 덤비자, 북한이 진짜로 도발할 것으로 보고 ‘북한에 특사를 보내야 한다’ ‘대화를 해야 한다’ ‘평화조약을 맺어야 한다’ 는 등 숱한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개성공단 입경을 통제했을 때는 입주 업체로부터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나하나 점검을 해 나가보자. 정확한 정보와 분석이 없으면 떠도는 소문에 휩싸여 공황에 빠져버린다. 공황은 신도 막지 못하는 패배를 가져온다. 먼저 2월의 북한 핵실험은 성공한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의 판단은 ‘그렇다’ 이다. TNT 폭발로는 6~7킬로톤의 위력을 나오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는 TNT 6000~7000톤을 동시에 터뜨리면 그러한 위력이 나오지만, 100만분의 1초 이내라고 하는 동시에 그렇게 많은 양을 터뜨릴 수가 없다.

 현재의 기술로는 1000톤 정도만 동시에 터뜨릴 수 있다. 따라서 6~7킬로톤의 세기가 나왔다면 북한은 핵 개발을 완성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북한은 핵탄두를 탑재할 미사일은 완성하지 못한 것 같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미국은 핵폭탄을 개발했으나 이를 탑재할 미사일은 개발하지 못했다. 때문에 B-29라고 하는 대형 폭격기로 핵폭탄을 투하했다.

 그런데 바로 투하하면 하늘에 떠 있는 B-29도 피해를 입기에 낙하산을 달아 떨어뜨렸다. 핵폭탄이 낙하산을 펼치고 천천히 떨어지는 사이 B-29는 부리나케 현장을 탈출했다. 이때 미국이 완성했던 핵폭탄의 무게가 4톤 정도였다. 지금 북한이 개발한 핵폭탄이 이 정도 수준에 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이 핵폭탄을 수십 kg으로 줄여 전술핵으로 만들었는데, 이렇게 무게를 줄이는 것이 앞으로 북한이 해야 할 숙제다.

 미국은 핵폭탄을 개발해놓고 항복한 독일에서 V-2 로켓을 개발했던 폰브라운 박사 등을 통해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하여 로켓에 핵탄두를 올린 초기 핵미사일을 만들고, 이를 발전시켰다. 즉 미사일 사거리는 점점 늘이고, 핵탄두는 원자폭탄에서 수소폭탄으로, 그리고 하나였던 탄두는 여러 개인 다(多)탄두로 만들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탄생시켰다. 북한은 이 길을 가고 싶은 것이다.

 이 길을 가지 못하면 제2차 세계대전 때의 미국처럼 폭격기에 핵폭탄을 싣고 와 투하해야 하는데, 현대의 미사일 능력을 고려하면 덩치 큰 폭격기는 금방 방공 미사일의 밥이 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은 일본의 방공망을 완전히 파괴하는 제공권을 확보했기에 폭격기를 집어넣어 원폭을 투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한국을 상대로 완벽한 제공권을 확보할 수 없으니 핵미사일을 개발해야 한다.

 아니면 가미가제 식으로 핵폭탄을 싣고 날아올 특공대 비행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가미가제 비행기도 한국 방공망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으니 어떻게 해서든 미사일을 개발해야 한다. 현재 북한이 실전 배치한 미사일은 스커드와 노동이다. 그런데 두 미사일은 북한이 개발한 핵폭탄을 싣지 못한다. 북한의 핵폭탄이 너무 무거운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핵탄두 소형화에 매진하며 보다 큰 미사일 개발에 도전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북한이 쏜 은하-3호 로켓은 노동미사일 네 개를 묶어 1단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이 방법으로 북한은 큰 핵탄두를 올리는 미사일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 또 다른 방법은 새로이 큰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사일을 새로 개발하는 것은 많은 돈과 시간이 들어가니 기존의 것을 들여와 개조개량을 한다. 그것이 바로 무수단 이다. 과거 소련은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R-27을 개발해 실전배치했었는데 그것이 바로 무수단의 원형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사일통제체제(MTCR) 회원국이기에 미사일을 판매하지 않는다. 때문에 북한은 여러 가지 방법, 예를 들어 러시아 마피아를 통하는 방법 등으로 부분 부분을 수입해 무수단을 만든 것이다. 과거 서울의 청계천 상가에 가면 없는 부품이 없어, 잘만 찾아내면 전차도 조립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그런 식으로 무수단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부품은 대개 중고품을 해체할 때 나오는 것이라 서로 연식이 맞지 않는다.

 따라서 막상 조립을 해놓으면 신품만큼 성능을 발휘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조립을 해본 다음에는 문제가 된 부품은 분해한 다음 다시 제작하는 것으로 하나하나 기술을 습득해 복제품을 만들 수 있다. 과거 북한은 이러한 역설계 방식으로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을 국산화했다. 이렇게 만든 복제품은 성능실험을 해봐야 성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무수단은 한 번도 실험을 해보지 않은 미사일이다.

 로켓을 새로 만들면 발사하기 전에 지상에서 로켓엔진을 점화시켜 태우는 지상연소실험을 하는데, 북한은 지상 연소실험을 한 번 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실험이 무수단용 로켓을 실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구 소련의 R-27 미사일은 발사 성공률이 매우 높았다. 때문에 무수단은 실험 발사를 해보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아무튼 무수단은 검증되지 않은 미사일인 것은 분명하다.

 지난 4월 북한은 이러한 미사일을 끌고 동해안을 오감으로써 한국과 일본 미국을 긴장시킨 것이다. 세 나라의 안보기관은 이 미사일이 엉터리, 가짜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추가 메뉴를 마련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수단을 쐈는데 실패하면 망신일 수 있으니 노동과 스커드를 함께 발사하려는 조짐을 보였다.

 노동과 스커드는 실전 미사일이니 세 나라는 확실히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경계를 높이고 그것이 보도되자 한국에서는 북한을 자극하지 말자는 평화애걸 세력이 등장했다. 이들은 친북세력은 아니지만 북한의 위협이 두렵기에 북한을 달래야 한다며 우리의 투지를 약화시켜 버린다. 그 틈에 종북세력들이 공간을 얻어 북한과 평화조약을 맺어야 한다 등 희한한 주장을 하게 되는 것이다.

 북한과 평화조약을 맺으라는 것을 볼 때마다 참으로 답답한 생각이 든다. 평화조약은 여러 내용을 담지만 핵심중의 핵심은 ‘불가침(不可侵)’이다. 모든 평화조약에는 상대를 침략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침략을 하겠다고 해놓고 평화조약을 맺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992년 남북은 기본합의서를 발효시키고 그 연장선에서 불가침 합의를 하였다. 남북 간에는 평화합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3차 북핵실험을 하면서 북한은 불가침 합의를 파기한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남북 평화합의를 파기한 것이다. 그렇다면 평화조약을 맺으라는 압력은 북한에 가해야 하는데, 종북세력들은 우리 정부를 향해 외치고 있다. 여기에 평화애걸 세력이 전쟁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합세함으로써 우리는 옥석을 가리지 못하는 남남갈등의 혼란에 빠져 버리는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3차 핵실험으로 인한 국제적인 비난과 제재 분위기를 돌려놓기 위해 4월에 쇼를 진행한 것 같다. 마침 4월 25일이 태양절이었다. 한국 언론은 태양절을 앞두고 북한이 무수단을 쏠 것 같다고 보도하다가 4월 15일 발사를 기정사실화해버렸다. 그리고 미국이 괌에 MD 체제를 배치하는 것을 보도하며 더욱 긴장된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 결과 전쟁을 두려워하는 적잖은 우리 국민들이 평화애걸세력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북한은 완성되지 않은 것이 분명한 무수단으로 위협을 톡톡히 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와 비난 목소리를 잠재워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 유독 강했다. 미국과 일본 등은 그래도 멀리 있기에 강한 주장이 나왔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의 제레미 수리 교수는 북한 선제 폭격을 주장한 것이다. 과거 이스라엘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핵시설을 공습으로 파괴한 것처럼 우환거리를 잘라 버리라고 했다.

 미국 등에서 강경론이 나오는데 한국에서는 평화애걸세력이 등장하면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일어나게 된다. 우리는 이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신감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 자신감은 북한이 도발하는 순간 강력한 대응으로 작살을 내는 것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승리를 여러 차례 반복해주면 국민들은 평화애걸세력으로 변모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성숙한 국민으로 남을 수 있다.

 작은 전쟁에서 자주 이기는 것이 큰 전쟁을 하지 않고 승리로 가는 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자산을 강화해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꿰뚫어 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이 노동과 스커드 등 실전미사일을 기립하면 우리를 공격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순식간에 제거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 킬 체인이다. 이러한 능력을 발휘하는 순간 북한 급변사태가 다가온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 북한이 가한 위협은 북한 붕괴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북한의 심리전에 흔들리지 않는다면. 심리전은 맷집 싸움이다. 힘이 센 쪽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기가 센 쪽이 이긴다. 태양절을 전후한 시기 북한이 완성도 안 된 무수단을 끌고 다닌 것은 그들이 두려움에 젖어 있다는 반증이었다. 그들은 무수단의 허구가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이 대화를 제의하는 바람에 그들은 절박한 상황을 일부 빠져나갔다. 미국의 요구와 한국 기업계에서 경제가 힘들다고 하는 바람에 우리 정부는 대화를 제의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북한은 못처럼 얻은 기회를 걷어차 버렸다.

 4월에 우리가 좀 더 북한을 눌렀더라면 우리는 훨씬 더 유리한 여름을 맞았을 것이다. 4월은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에게 훨씬 잔인했었다. 우리에게 유리했던 4월이 이렇게 지나가는 것이 무척 아쉽다.(konas)출처:월간자유 

 이정훈(월간조선, 주간조선, 시사저널, 신동아 기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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