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 합참의장의 방중 성과 분석
정승조 합참의장이 2013년 6월 4일~5일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 2007년 이후 6년 만인 합참의장 방문은 중국군 총참모부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정 합참의장은 팡펑후이(房峰輝) 중국군 총참모장과의 군사회담, 판창룽(范長龍)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 면담과 중국 북해함대를 방문했다.
우리 합참은 이번 방중을 한중 군사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군사 분야에서 양국 신뢰관계를 증진시키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군사회담 성과로는 회담 후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대표는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부응하도록 군사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을 보다 강화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이번 회담이 새로운 한중 군사관계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 합참의장과 팡 총참모장은 이 같은 전략적 협력 확대의 첫 번째 조치로 군 수뇌부끼리 정기적으로 전화통화로 공조할 수 있는 체계를 신설하기로 했다. 또 훈련을 상호 참관하는 방안도 협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합참과 총참모부 간 소장급회의를 정례화해 유엔평화유지활동(PKO)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방중 기간 중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폭넓은 대화가 이뤄졌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합참은 정 합참의장과 팡 총참모장과 6월 4일 회담 후 “양국 합참의장과 총참모장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포함한 한반도 안보정세에 대해 의견을 같이했으며, 군사교류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에 대해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정 합참의장은 6월 5일 판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도 “북한의 비핵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이 한반도 안정을 해치는 큰 위협이다”라고 강조했다. 판 부주석도 한반도와 동북아지역 안정을 위해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에 공감했다고 합참 관계자가 전했다.
정 합참의장이 6월 5일 오후 산둥성 칭다오(靑島)의 북해함대를 방문했을 때, 중국이 함대 작전처를 공개한 것도 양국 신뢰관계가 단계적으로 증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작전처 당직실은 30㎡ 정도 크기로 한국군 고위 장성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정 의장은 직통전화로 한국해군 2함대를 연결, 2함대사령관(정진섭 해군소장)과의 통화에서 “군사교류차 중국을 방문해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 자부심을 느끼고 임무를 잘 수행해 달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이 또한 중국 측의 배려라는 평이다. 우리 2함대와 북해함대는 2008년부터 핫라인을 개설해 운용하고 있다. 월 2회 정기적으로 통화가 이뤄진다. 전화와 팩시밀리로 양측이 소통한다. 정 의장은 텐 중(田中·중장) 북해함대사령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2함대와 연결된 핫라인이 소통 창구 기능을 잘하는 것 같다”면서 “탐색구조 작업 중 상대편 구역을 침범할 수 있으니 통신라인을 잘 활용해 상호 작전상황을 통보하자”고 말했다.
텐 사령관은 “멀리 있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며 “칭다오는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상호 함정 방문 기회를 확대하고 인사교류도 활성화하자”고 화답했다고 한 배석자는 전했다.
그리고 정 의장과 대표단은 한국공군 소속 C-130 수송기를 타고 중국에 입국해 눈길을 끌었다. 합참 관계관은 “우리 군 수송기가 군 고위 인사를 태우고 중국 영공을 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뢰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같이 정승조 합참의장의 중국방문은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중국은 북해함대를 방문한 정 의장에게 함정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과거 총참모부 초청으로 2007년에 방문한 김관진 합참의장에게는 북해함대 유도탄 구축함을 공개했다. 한국합참 전략기획부장(해군소장)이 2001년에 합참-중국 총참모부간 소장급 회의(제1회)차 중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북해함대의 구축함을 방문했다.
북해함대는 67,000톤 항공모함(랴오닝함), 4,500~6,500톤 핵잠수함 5척, 1,500~3,000톤 잠수함 24척, 3,000~7,100톤 구축함 10척, 1,700~4,000톤 호위함 9척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공개할 함정은 많다. 언론보도를 인용하면 중국은 6월 5일 오후 북해함대사령부와 함정을 우리 방문단에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정 의장이 방문한 이날 북해함대 기지에는 항모나 구축함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해상훈련에 투입됐고 일부는 며칠 전 해상에 추락한 헬기 조종사 구조작업에 나섰다고 한다. 이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에 우리 합참의장이 홀대(忽待)를 받은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정 합참의장이 북경에서 먼 칭다오까지 가서 핫라인만 확인한 셈이다. 최용해 북한인민군 총정치국장(김정은 특사)이 2013년 5월 22일~24일 중국을 방문한 이후라 북한의 눈치를 본 것 같다. 중국군과 북한군은 혈맹관계로 전시에는 ‘자동 참전’을 약속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군은 과거에도 우리와 많은 약속을 하지만 정작 실천에는 소극적이다. 그들은 회담 시 최고의 수사를 동원하지만 속내는 다른 점이 허다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야 실망도 크지 않다. 중국 사람은 자주 만나야 친해질 수 있다고 한다. 한국군과 중국군 간 주기적인 만남이 필요한 이유다. 우선 12년간 중단된 한국 합참-중국 총참모부간 소장급 회의(전략협의체)가 조속히 개최되기를 기대한다. (konas.net)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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