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의 기습으로 촉발된 6.25 남침전쟁을 그동안 “잊혀진 전쟁”으로 덮어두는 경향이 있었다. 미군의 희생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컸다. 3만3629명이 전사하였고 2만619명이 비전투 임무 수행 중 사망하였으며 5천866명이 실종되었다. 모두 6만여 명의 생명을 잃었다. 부상자는 10만3288명이었다. 60여 년 전 미국이 3년 동안 지불한 전비는 무려 208억 달러에 이르렀다. 세계1차 대전 때와 맞먹는 천문학적 돈이었다.

 미국이 그토록 많은 인명과 전비를 쏟아 붓고도 6.25를 “잊힌 전쟁”으로 치부하게 된 데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었다. 미국은 독립전쟁 이후 승리하지 않은 전쟁이 없었다. 1812년의 미-영전쟁, 1898년의 미-스페인 전쟁, 세계1차 대전, 2차대선, 모두 적을 굴복시켰다. 특히 미국은 미-스페인 전쟁, 세계 1,2차 대전에서는 적의 항복들 받아냈다.

 그러나 미국은 6.25에서만은 적의 항복을 받아내지 못한 채 일시 중지 한다는 정전(亭戰)협정으로 그쳤다. 미국은 엄청난 생명과 돈을 바치고도 정전으로 끝난 6.25 전쟁을 잊어버리고 싶어 했다. 거기에 더해 미국이 1960-70년대 베트남 전쟁 수렁에 빠져들면서 6.25는 먼 옛날의 에피소드(삽화)로 밀려나게 되었다. 뒤 이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미국의 반격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은 더욱 6.25를 잊혀지게 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18일 청사 내에 개설한 ‘한국전쟁 기념 전시관’ 머릿글로 ‘잊혀진 승리(The Forgotten Victory)'라는 제호를 붙였다. 6.25를 미국이 공식적으로 ’잊혀진 승리‘의 전쟁으로 평가함을 반영한다. 미 국방부는 그 배경에 대해 공식 설명이 없다. 하지만 6.25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유엔 참전국들에게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이었음이 틀림없다. 다만 그 승리가 잊혀졌을 따름이다. 6.25는 왜 승리한 전쟁 이었는가를 밝혀내고자 한다.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6.25는 북한의 기습공격으로 대한민국이 낙동강 까지 점령당했으나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의 반격으로 모두 되찾았다는데서 승리의 전쟁이었다. 우리 국군과 참전국들은 북위 38도선 수복으로 그치지 않고 한때 적의 수도 평양을 점령하였으며 압록강 까지 진격하는 등 대승을 거뒀다. 분명히 6.25는 잃었던 영토를 되찾았다는데서 승리였고 적의 수도를 점령할 수 있었다는데서 승리한 전쟁이었다. 

 둘째, 6.25는 공산주의 국가의 동아시아 팽창을 저지하였다는데서 자유민주국가의 승리 였다. 공산세력은 1949년 중국 대륙을 무력으로 점령하더니 그 여세를 몰아 한반도마저 공산화 하고자 남한을 기습 공격하였다. 그러나 자유진영의 반격으로 공산주의 세력의 침략은 한반도에서 차단되었다. 6.25는 공산주의의 동아시아 팽창을 가로막았다는 데서 승리한 전쟁이었다.

 셋째, 6.25는 북한의 기습남침을 격퇴함으로써 공산주의 체제와 자유민주체제 대결에서 자유민주체제가 승리한다는 사실을 실증해준 승리의 전쟁이었다.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1949년 6월7일 한국에 대한 1억5000만 달러 경제지원안을 의회에 제출하였다. 트루먼 대통령은 한국원조안을 통해 한국을 자유민주의의 ‘시험대’요, ‘반공의 봉화’로 지켜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미국의 대한원조 목적은 한국이 ‘민주주의 원칙과 이상’이 구현되고  ‘안정된 경제로 발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데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정치‧경제적으로 발전하고 ‘공산주의를 이겨냄으로써....민주주의의 시험대’가 되며 공산주의 저항의 봉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루먼의 6.7 미 의회교서 대로 대한민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발전함으로써 ‘공산주의 저항의 봉화’로 높이 섰고 ‘민주주의 시험대’로 승리하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아시아 최고의 자유민주국가로 우뚝 섰고 세계 14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다. 

 6.25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패퇴하였더라면 한국은 김일성 3부자 독재체제로 흡수되어야 했다. 오늘의 자유 한국을 지켜 준 6.25 전쟁은 명백한 승리의 전쟁이었다. 다만 그 승리가 잊혀졌을 따름이었다. 그리고 6.25에서 거둔 승리는 한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의한 북한 공산독재체제 흡수통일 승리로 반드시 이어지리라 확신한다.(konas)

정 용 석 (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