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경험이나 체험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않는 민족이나 국가는 이 지구상에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불장난을 하다가 초가삼간을 다 태운 적이 있습니까? 그럼 앞으로 불장난은 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않는 개인이나 집단의 장래는 항상 위태로운 것입니다.

 역사는 사실만을 문제 삼습니다. 사실 아닌 것을 거둬내고, 사실만을 문제 삼으려는 것이 역사의 노력입니다. 사실에 대한 이해나 풀이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지만 거짓을 사실처럼 꾸며가지고 아무리 국민을 속인다 해도 오래 가지는 않고, 링컨의 말대로 “모든 국민을 끝까지 속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동안 국사교육을 소홀히 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오늘의 젊은이들이 역사를 모르니까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김일성의 입장에서 1945년 이후의 역사를 풀이하는 자들이 대한민국에서 젊은이들의 역사교육을 책임지고 있다면 언어도단입니다. 그것은 완전히 왜곡된 역사 이해입니다.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를 전혀 인정하지 않으면서 버젓이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런 자들이 젊은이들을 상대로 비뚤어진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자들을 그대로 두고 대한민국의 발전이나 번영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1975년에 월남이 패망한 것은 군사력이 열세여서가 아닙니다. 물론 정부 고위층의 부정부패가 민심을 이탈시킨 것도 사실이지만 사이공의 통장‧반장이 모두 월맹의 동조자들, 비밀 당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오늘도 건재하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손을 봐야 합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