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역사에도 굴곡은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시련을 극복하고 오늘도 영국이 자랑스럽게 존재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영국은 어제도 오늘도 의회민주주의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노동당의 브라운이 수상이 되건 카메론의 보수당이 집권하건 영국의 자유민주주의는 확고부동이라고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적 사명은 무엇일까 생각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단군은 개인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단군은 그 시대 통치자의 통칭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건 단군에게는 건국의 이념이 뚜렷하게 있었습니다. 그것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이라고 합니다. 시대를 따라 그 이념의 풀이는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겠지만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홍익인간’은 ‘세계평화’라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세계평화’를 위해 존재한다고 잘라서 말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한반도는 영국열도 못지않은 시련 속에서 살아남았습니다. 영국이 그러했듯이 우리도 35년 동안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성은 흔들림 없이 이 땅을 지켜왔습니다. 앞으로도 지킬 것입니다. 무엇을 위하여? 세계평화를 위하여! 유엔본부가 대한민국의 DMZ로 옮겨오는 날이 있으리라고 나는 믿습니다.

 평화공원은 그 1단계 작업에 지나지 않습니다. 평화공원은 장차 한반도가 태평양의 새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한 첫 단추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모든 나라가 다 핵을 포기하는 운동을 우리가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운동이 시작돼야 할 나라가 단군이 세운 이 나라이고 그 일을 해야 할 국민이 단군의 후손인 바로 우리들입니다.

대한민국은 그래서 오늘도 존재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