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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영웅‘50동우회’추모현장에 서서!

우리는 잊고 있는가? 말로는 '영웅' '영웅'하면서 6․25참전 영웅들을 그저 그런 눈으로 바라만 보고 있다. 세월은 흐르는데...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3-09-12 오전 7: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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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져 가는 조국 대한민국을 살리고자 홍안의 소년들이 전선으로, 전선으로 향했다. 이들은 자기 키보다도 커 땅에 이끌리는 무거운 M1소총을 거머쥐고 적진을 향해 맹렬히 돌격하다 적탄에 숱한 인원이 순사(殉死) 했다. 그들은 조국 해방과 함께 탄생한 창군초기 국방경비대 출신이 다수로 우리군의 선구자이자 대대로 내려온 이 땅을 지켜낸 63년 전 대한민국 수호의 주역들이었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생사의 기로에서 젊은 그들은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쳤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3년 오늘. 당시의 소년들은 어느새 평균연령 86세의 노병(老兵)으로 변모했다. 더불어 전쟁으로 피폐하고 황폐화돼 지난(至難)했던 1950년 그 시절은 이제‘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풍요와 번영의 시대를 맞았다. 당시에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군 것이다.

 ▲ 8월30일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 '50동우회 추념비' 앞에서 열린 추모제. ⓒkonas.net

 그러나 한편으로 위대한 대한민국 역사의 서막을 연 호국의 수호신들은 아직도 전국의 이름 모를 산야에 누워 영겁(永劫) 속에서 누군가의 손길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다.

 서울 국립현충원 묘역 한편에는 1950년 6․25전쟁 당시 현지 임관해 초급장교로 최전방 전선에서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장렬하게 전사한 일명 '50동우회' 출신 '1950년도 현지 임관 전사자 추념비'가 서있다.

『임들은 나라의 부름을 입어 용약창군하고 순국으로 침략을 막아 청사에 그 충의를 새기니 오늘은 겨레의 번영, 내일은 조국의 통일을 보리라』(여류작가 김남조)는 시(詩)가 오가는 길손의 눈길을 붙잡는다.

 뉘라서 자신에게 닥쳐오는 생명의 위협, 하나뿐인 목숨을 돌보려하지 않을 것인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역만리 물설고 땅 설은 자유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벽안(碧眼)의 나이에 파병된 유엔군과 전선에 투입된 수많은 젊은이들. 이들과 함께‘50동우회’전사들은 최전선을 누비며 추상같은 기상으로 부하들을 이끌며‘나를 따르라!’선두에서서 호령호령으로 적진을 돌파했다.

 기승을 부리던 한여름 뙤약볕이 절정을 이루던 8월30일 오전 ‘1950년도 현지 임관 전사자 추념비’앞에서는 50동우회원과 유가족, 국가보훈처 및 애국안보단체인 (예) 영관장교연합회 회원, 재향군인회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해 63년 전 이 나라 대한민국을 지키다 숨져간 동료 선배 전우들을 추념하는 추모제가 열렸다.

 1971년 10월 50동우 회원과 유가족들의 성금 등을 모아 건립된 추념비 앞에선 동료 회원들은 전투중 전사, 실종된 앞서간 전우들을 기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돌아보면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동안 전투 현장에서 선발돼 현지 임관된 동우회 출신 장교는 전투병과 1,932명을 비롯해 2,625명이며, 이들은 최일선 전투부대로 배치돼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조국을 온몸으로 지켜냈다. 하지만 임관 장교 중 전사 416명, 실종 123명, 부상 및 상이제대 등 3년간 입은 전투손실은 817명으로 전체의 3분의1에 달할 정도의 유례를 찾기 힘든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

 그만큼 초급지휘자(관)로 치열한 전투의 선봉에 선 50동우회원들은 김남조 시인의 노래(시)처럼 ‘순국으로 침략을 막아 청사에 그 충의’를 새겼으며, 이제 머지않아 다가올 통일의 그날을 지켜보게 될 이 땅의 진정한 영웅들이었던 것이다.

 그 날 추모제에서 50동우회 박재홍 회장은 쇠잔하지만 떨리는 음성으로 추도사를 낭독해 나갔다.“나라 잃은 서러움으로 36년 긴 세월 압박과 굴욕을 몸소 겪고 느끼며 자라난 애국청년들은 이제 내 조국 내 겨레는 우리 힘으로 지켜야 한다는 결심으로 조국을 지키는 국군이 되고자 꽃다운 청춘에 자원하여 국방경비대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며“6․25한국전쟁은 동족상잔의 참혹하고 처참한 국란극복이었으며, 50동우 호국영령들께서는 위국헌신 젊은 청춘을 바쳐 조국과 민족을 수호했습니다.”

 향냄새가 바람을 타고 피어오르는 가운데“전물동우시여, 호국의 영령들이시여! 임들은 6․25한국전쟁에서 목숨바쳐 조국을 수호하고 자유평화를 지키셨으니 참으로 거룩하십니다. 임들의 무훈은 후세에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으로 조국 대한민국을 밝혀 주리라고 믿습니다.”모두가 숙연함으로 말이 없었다.

 63년 전 이 나라는 북한 괴뢰집단의 불법 남침에 속수무책 패퇴하며 남으로, 남으로 남부여대(男負女戴)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칫 유엔군과 정부는 현해탄을 넘어야 할 지경까지 몰려야 했다. 해방 후 5년, 건국 2년 만의 일이었다. 국토는 초토화되었다. 북에서 남으로 피난민은 들끓었고, 빈민판자촌에 부모형제 잃은 굶주린 거리의 천사들이 넘쳐났다. 힘이 없고 부국강병(富國强兵)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대한민국이 겪어야만 했던 뼈저린 아픔이었다.

 나라 잃은 민족만이 국가의 소중함을 알고, 소수민족의 설움을 곱씹은 민족만이 옛 영화에 일희일비 한다지만 위대하고 자랑스런 국가와 역사를 가꾸어온 국가와 국민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확신을 갖지만 과거 역사를 잊은 민족은 역사에서 후퇴케 됨은 이미 지난 역사적 사실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음이다.

 대한민국 국군 창군요원으로, 전투 현장에서 초급지휘자로 전선을 누빈 50동우회 영웅들. 한 회원의 넋두리처럼 “40년 전 이곳에 추념비를 세울 때 이 나무는 내 키에 불과했는데, 세월이 흘러 저토록 큰 나무로 변했어.” 그런데 우리는 잊고 있다. 참전노병의 바램과 아픔이 무엇인지를.

 추념비 옆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은, 어른 두 사람이 에워싸도 넘쳐날 정도의 아름드리 한 거목(巨木)이 커다란 그림자를 형성하며 내리쬐는 햇볕을 가려주고 있었다. 마치 그 시절 나 어린 50동우회 전사들이 세월의 흐름 속에 이 나라 발전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해 왔듯이.(konas)

이현오(칼럼리스트, 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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