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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핵억제태세 평가와 전략 모색 ①

외교적 해결을 추진하면서도 우발계획(contingency plan), 소위 Plan B는 항상 준비해야 한다.
Written by. 박휘락   입력 : 2013-11-06 오후 4: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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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은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가  '국제정치논총'  에 게재한 논문이며  5회에 나눠서 게재 예정임 (편집자 주)

Ⅰ. 서론

 북한은 2006년 10월 9일과 2009년 5월 25일에 이어서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을 실시함으로써 핵무기의 기술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 스스로 “소형화·경량화,다종화(多種化)”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듯이 북한은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플루토늄에 이어 우라늄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제 북한의 핵무기는 미사일이 결합된 상태로 봐야하고, 어떤 요인에 의하여 남북한 간의 충돌이 극단적으로 악화될 경우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게 됨에 따라 북한의 핵개발 포기 및 폐기를 지향하였던 6자회담이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말았지만, 지금도 한국은 외교적 접근을 통하여 북한의 ‘비핵화'에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5월초 미국 방문과 2013년 6월말 중국 방문을 통하여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미국과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한 바 있고, 이것을 국제사회의 공동목표로 만들어가고 있으며, 남북대화에서도 이것이 주된 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외교적 접근은 성과의 보장성이 약하고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6자회담은 아직 재개를 준비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고,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최초의 공식적 남북대화로 기대를 모았던 2013년 6월 12일의 남북한 장관급 회담은 결국 무산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외교적 해결을 추진하면서도 우발계획(contingency plan), 소위 'Plan B'는 항상 준비해야 한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할 수도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해야 한다. 외교적 해결에만 의존한 채 수년을 보내다가 북한이 대규모의 핵전력을 구비하게 되었을 경우 한국은 속수무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발계획이 바로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억제전략(deterrence strategy)1)이고, 그것이 병행될 때 외교적 접근의 효과도 커질 것이다.

 현재 상태에서 한국이 채택하고 있는 핵억제의 기본방향은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나 핵우산(nuclear umbrella)2)에 의존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미동맹에 근거한 자연스러운 방책이고, 최근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양국군 간에 더욱 절실해졌다. 따라서 한미 양국 국방부는 ‘한미확장억제정책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2012년 10월 24일(현지 시각) 한미 양국 국방장관은 워싱턴에서 열린 제44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의 공동성명에서 “공동의 맞춤형 억제전략(tailored bilateral deterrence strategy)3)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하기도 하였다. 다만, 아직까지 이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고, 따라서 “미국의 '핵우산'은 '찢어진 우산'”이라는 정몽준 의원의 언급처럼4)실제상황에서 미국이 약속대로 확장억제를 확실하게 이행할 것인지를 의심하는 국민들도 적지 않다.

 한국은 자체적인 핵억제전략의 개발과 구현에도 노력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사태의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하기 위하여 소집된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는 북한의 핵무기를 염두에 두어 ‘능동적 억제전략’이라는 명칭을 제시한 바가 있고, ‘국방개혁 307계획’에서는 ‘적극적 억제능력 확보’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또한 북한의 핵무기 위협 대응과 관련하여 ‘한국형 공중 및 미사일 방어’(KAMD: Korean Air and Missile Defense)나 '킬 체인'(kill-chain)의 개념이 제안 및 구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북한 핵에 대한 억제전략의 개념과 방향 또는 명칭이 명확하게 정립된 것은 아니다.5)위에서 언급한 조치들도 일관성 있는 총괄개념(umbrella concept) 하에 비중과 방향이 정리된 것이라기보다는 상황적 요구에 따라 단편적으로 부각되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한국의 공식적이면서 누구나가 그 개념과 방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억제전략의 구상과 발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것이다.

 학계에서도 북한 핵무기에 대한 억제전략에 관한 몇몇 논문들이 발표하기는 하였으나 이 또한 총괄개념을 제시하지는 않았고, 억제전략 정립의 필요성이나 북한 핵에 대하여 각자가 생각하는 최선의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내용이었다고 판단된다. 한용섭은 북한의 제1차 핵실험 이후 미국의 맞춤형 억제전략을 활용하여 한미연합 또는 독자적인 억제전략을 구상할 것을 강조한 바 있고,6)김태현은 미국이 쿠바 사태 시 사용한 것과 같은 강압외교(coercive diplomacy)를 활용할 것을 제안하였으며,7)전성훈은 외교적 노력을 통한 북한의 핵무기 포기 및 폐기가 성공하지 못할 경우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도록 요청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8)일부 국방연구자들은 선제타격,9)미사일 방어10)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단편적인 처방으로서 자체로는 적실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국가 차원의 억제전략으로 채택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제 한국은 개별적인 처방과 함께 장기적이고 일관성있는 대응 및 억제의 개념과 방향을 발전시키고, 그에 따라서 제반 조치들의 비중과 우선순위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근거하여 본 연구는 일반적인 핵억제전략의 이론을 검토한 다음, 그에 입각하여 한국의 현 태세를 평가하고, 한국의 상황과 여건에 부합되는 억제전략의 기본적 개념과 명칭, 그리고 노력해 나가야할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특정 상황의 요구에 반응하는 차원이 아니라 국제정치학에서 개발된 핵억제이론에 근거하여 장기적이면서 포괄적인 한국의 핵억제전략개념에 대한 논의를 촉구하고자 하는 시도이고, 한미 양국군이 개발하기로 합의한 ‘맞춤형 억제전략’이나 국방부가 고민하고 있는 ‘적극적 억제’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핵무기에 대하여 제안되고 있는 다양한 방안들에 대하여 이론적인 측면에서 타당성을 점검하고 우선순위를 설정하는 시도라고 할 것이다.

 Ⅱ. 핵억제이론 검토

 억제는 시도해도 성공할 수 없거나 성공하더라도 기대되는 이익보다 더욱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인식시켜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압적 전략”(coercive strategy)11), 또는 강요(compellence)로서12), 상대가 파괴시킨 것보다 더욱 심각한 파괴를 가할 수 있음을 과시하거나(응징적 억제력) 상대방의 공격을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과시하는(거부적 억제력) 두 가지로 구분한다.

 1. 응징적 억제

 얼마 전까지도 핵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핵억제전략의 대부분은 “원하지 않는 행위를 상대방이 행할 경우 ‘감내할 수 없는 피해’(unacceptable damage)를 가할 것이라는 보복위협을 통해 상대방이 그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방향이었다.13)예상하는 이익보다 비용이 더욱 클 것이라는 점을 인식시켜 상대방으로 하여금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는 논리였다.14)이는 상대방에게 선택을 맡기되 행동에 대한 심각한 댓가를 치를 것임을 위협하는 방법으로서15)‘응징(보복)을 통한 억제’(deterrence by punishment, 응징적 억제)로 불린다.16)

 응징적 억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보면, 상대방이 대규모 핵미사일로 먼저 공격(제1격, the first strike)할 경우 이를 요격할 능력을 구비하지 못한 상태라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지만, 대신에 그 1격에서 생존할 만큼 충분한 핵무기를 확보하였다가 반격(제2격, the second strike)하여 상대국가를 초토화시키겠다고 위협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핵미사일 요격기술이 없던 시대에 불가피하게 채택되었던 억제전략으로서, 이에 근거하여 미국과 소련은 상대방의 공격에도 생존하여 보복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 전략폭격기, 전략잠수함(당시에 미국은 이것을 ‘삼각축(Triad)’으로 명명하였다)을 집중적으로 증강하였고, 이러한 개념의 전략을 상호확증파괴전략(MAD: Mutual Assured Destruction)이라고 명명하였다. 상대의 제1격을 허용하더라도 상대방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충분한 제2격 능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을 서로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이 전략의 초점이었다.

 응징적 억제는 보유하고 있는 핵전력의 규모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최대억제(maximum deterrence)이고, 다른 하나는 최소억제(minimal deterrence)이다.17)최대억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내용으로서 세계 5대 공식적 핵보유국 중에서 미국, 러시아, 중국이 채택하고 있다. 이와 달리 영국과 프랑스는 국력이 상대적으로 열세하여 대규모 핵전력을 보유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핵무기 공격을 받을 경우 상대방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결정적인 한 두 개의 표적이라도 철저하게 파괴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여 상대방의 공격을 억제한다는 개념을 채택하고 있고, 이것이 바로 최소억제전략이다. 이와 같은 전략개념이기 때문에 미국, 러시아, 중국은 지상, 공중, 수중의 모든 핵무기를 골고루 보유하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는 적의 제1격으로부터의 생존성이 가장 높은 잠수함발사 핵미사일(SLBM: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을 중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konas) 2부에서계속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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