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 주의회가 난항을 거듭해온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최종 승인했다.

 팻 퀸 일리노이주지사는 이미 법안 서명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일리노이주는 미국에서 동성 간의 결혼을 법으로 인정하는 15번째 주가 된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일리노이 하원은 이날 2시간 반 여에 걸친 토론 끝에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1, 반대 54로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에 필요한 찬성표는 최소 60표. 단 1표 차로 최종 승인이 이뤄진 셈이다. 법안은 곧 상원으로 이관돼 32 대 21로 가결됐다.

 일리노이주 동성결혼법은 지난 2월 초 상원을 통과했으나 보수 성향이 강한 농촌과 흑인 사회 출신 의원들이 많은 하원에서 9개월 이상 표류했다.

 일리노이주는 동성결혼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일리노이 주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주의회에 법안 승인을 촉구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가세해 법안 지지자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 통과 소식을 접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엄청난(Huge) 소식이다. 일리노이 주하원이 결혼 평등법을 통과시켰다"는 트윗을 전송했다.

 일리노이주는 지난 2010년 동성 간의 결합을 '시민결합'(civil ) 차원에서 인정하는 법안을 승인하고 2011년부터 동성 커플에게 시민결합 증명서를 발급해왔다.

 그간 동성애 옹호론자들은 일리노이주에서 결혼 평등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동성결혼이 법으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인 운동을 펼쳐왔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결혼제도를 보호하고 결혼을 남성과 여성 간의 결합으로 믿는 종교적 신념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남성과 여성으로 규정했던 결혼의 주체를 두 사람 간의 결합으로 확대한 것이다.

 단 논란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동성 결혼에 반대하는 종교단체의 시설에서 동성 결혼식을 강요할 수 없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법안 시행은 내년 6월 1일부터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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