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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평생육군홍보위원 육군체험을 다녀와서..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3-11-25 오후 2: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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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해 꽃다운 청년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산화하고 무고한 민간인 두 명이 희생당한지 3주기가 되는 날이다.

 그런데 이보다 하루 전인 22일 천주교정의사제구현단 지방교구의 한 원로신부가 신도 4백여 명이 함께 한 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을 옹호하고 천안함 폭침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장병과 시민, 그리고 유족을 욕되게 해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필자는 연평도 포격도발 3주기를 앞두고 군의 긴장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았던 21일과 22일, 육군 정훈공보실이 주관한 평생육군홍보요원 육군체험행사에 다녀왔다.

 이 행사는 언론인, 교수, 작가, 기업인, 홍보관계관 등 각계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육군을 체험케함으로써 육군 홍보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차원에서 시행됐다.

 첫째 날, 푸르른 동해바다를 따라 도착한 곳은 대한민국의 최동북단을 지키고 있는 제22보병사단이었다. 이 부대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해안과 육지경계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는 곳이자, 금강산으로 향하는 육로와 철로가 이어지는 곳이다. “다시 보자 금강산, 다시 찾자 두만강”이란 부대 표어가 매우 인상깊었다.

 북한의 백령도 포격, NLL포기 발언 등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서해안에 쏠려있음에도 이곳 장병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적은 반드시 도발해 올 것이고 그곳은 바로 동해안 지역이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이 부대가 책임지고 있는 간성(고성)지역은 분단국(國)의 분단군(郡)이다. 6·25 이전에는 북한이 통치하던 지역이었으나, 정전협정 막바지에 혈전을 거듭해 우리 영토로 바뀌었다. 그래서 지도를 보면 휴전선 동쪽 끝이 서쪽보다 올라가 있다. 군청 소재지가 간성읍에 있는 것도 고성읍이 북한에 있기 때문이다.

 동으로는 바다, 서쪽으로는 태백산맥이 가로막고 있어 접전시 인접부대의 도움없이 독자적인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곳이기에 동해안의 연평도와도 같은 곳이며, 그렇기에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부대 관계자는 “적이 도발시 내 앞의 적 진영은 초토화시키고, 우리 지역에 솟은 화염의 5배 이상이 북한군 진지에서 솟도록 응징보복할 뿐만 아니라, 그 장면을 정찰기로 찍어 전 세계에 제공하겠다”며 북한군의 국지적인 화력도발에 대한 굳은 대응자세를 비쳤다.

 이어서 도착한 곳은 금강산 끝자락의 건봉산(乾鳳山) 건봉사. 건봉산은 ’51년 4월부터 휴전 직전까지 2년간 국군 5·8·9사단과 미10군단 장병들이 북한군 예하 12·15·45사단과 16차례의 공방전을 벌인 끝에 거진(巨津)지구를 수복시켰으며, 미10군단이 밀려나자 미7함대 20여 척과 국군이 거진 앞바다에서 합동작전으로 최후의 반격을 가해 중국군 1개 사단과 북한군 2개 사단을 섬멸시켰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4대 사찰중의 하나로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6천여 승병을 훈련시킨 곳으로도 유명한 건봉사에서 호국영령들을 떠올렸다.

 이튿날인 22일, 전날 저녁 옛 군생활의 향수와 추억담을 나누고 군에 보낸 자식 이야기, 최근 안보상황 등으로 밤늦게까지 계속된 토론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여 민통선 내 최북단에 위치한 제진포대의 경계태세를 견학했다.

 검문을 하는 앳된 헌병의 얼굴에서도, 바닷바람에 까칠해진 얼굴로 적이 도발시 5분내 대응사격이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보인 포대장의 얼굴에서도 북한군이 도발하면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들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북으로 이동, 이미 단풍도 지고 추수까지 오래 전에 끝난 늦가을 들판은 마냥 평화로워 보였지만, 시기도 시기이고 나들이가 아닌 육군체험 행사인만큼 마냥 들뜬 기분만은 아니었다.

 이어 우리가 도착한 곳은 합법적으로 갈 수 있는 최동북단 OP. 일반인들은 출입이 어려운 곳이다. 이곳은 서해 NLL보다 85Km 북방에 위치해 있어 적 활동을 직접 바라볼 수 있고, 금강산 관광시 이용하는 동해선도로가 북한 땅으로 이어지는 것이 한 눈에 바라다 보인다.

 흔치 않게 맑은 하늘을 보인 이날 저멀리 금강산 구선봉이 보이고, 북한군 관측소와 포진지, 관동8경중의 하나인 삼일포, 선녀와 나무꾼의 전설이 서린 감호, 바다의 금강이라 불리는 해금강이 코앞인 듯 가까웠지만 지금은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갈 수 없다는 사실에 새삼 분단 현실을 피부로 느꼈다.

 되돌아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들른 'DMZ박물관'에서는 6.25와 정전협정, 북한의 도발 관련 자료와 사진 등 남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돼 있었고, 대북심리전에 사용됐던 확성기와 전광판은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 회담의 합의에 따라 철거되어 지금은 박물관 입구에 서서 과거를 회상하고 있었다.

 참 역설적이게도 박물관 입구에는 ‘평화와 생명의 땅 DMZ’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장 중무장된 비무장지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같이 일촉즉발의 위기가 감도는 곳이 또한 동시에 평화와 생명의 땅인 것이다. 올해로 설치 60주년을 맞는 DMZ, 말 그대로 DMZ는 축복받지 못한 탄생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평화와 새생명의 땅으로 거듭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다시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들른 ‘동해안남북출입사무소’. 정식 명칭인 ‘남북출입사무소’는 2008년 박왕자 씨 피살사건 이후 통행이 없다가, 지난 8월28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 한시적으로 통행을 실시했으나 9월22일 북측의 일방적인 행사연기로 다시 왕래가 끊겼다.

 금광산 관광이 진행될때는 근무 인원이 130여 명에 달했다지만 찾는 이 없는 이날엔 극소수의 인원만 황량한 건물을 지키고 있었고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만 소리없는 아우성을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일상. 거리는 여전히 북적이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활기찼다. 불과 이틀을 떠난 서울이지만 이 낯선 느낌은 아직 전방에서 만났던 장병들의 눈빛과 목소리가 머리와 가슴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사람들은 알고 있을까? 우리의 평안한 일상을 깨기 위해 누군가는 매일 새로운 도발을 계획하고 있고, 또 누군가는 우리들의 화평한 일상을 위해 매일 자신의 생명을 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 안보체험은 그동안 너무나 익숙했기에 잊기 쉽고, 오랜 기간 무감감각했기에 무디어진 안보의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박 2일간 안내와 수고를 마다하지 않은 육군 정훈공보실과 관계관들 덕분에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육군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아울러 순국 영령들에게도 감사의 고개를 숙인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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