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시국발언은 국군과 헌법가치의 부정이다
본 내용은 12.5일 국방일보 16면 '오피니언'난에 게재 되었음(편집자 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 연합군이 군사연습을 계속하니 이에 대응한 것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라는 해석을 담은 전주교구 박창신 신부의 시국 발언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사실을 너무 왜곡한 내용이라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당시 북한군은 연평도에 주둔하고 있던 해병대뿐만 아니라 민간 시설에까지 무차별적으로 포격했다. NLL에서 한미 연합군이 훈련했다는 얘기도 금시초문이다. 인근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한 사실이 없는 것이 정확한 ‘팩트(사실)’임에도 말이다.
우리가 영유권을 갖고 있는 도서(島嶼)에서, 주권 차원에서 실시하는 평시 훈련을 도발이라 하고, 북한의 기습 포격을 방어적 차원의 대응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우리 군은 훈련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북한의 모든 도발은 방어적 대응이라 할 것인가. 종교의 보호막 뒤에 숨어 우리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려는 무책임한 사람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가 지켜야 할 조국이 과연 있기나 한지 묻고 싶다.
그러면 이번 발언이 안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며, 우리에게 주는 과제는 무엇인지를 짚어 보자. 문제의 본질은 사실을 호도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더 나아가 남남갈등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북한은 잘못이 없다는 논지다.
그의 주장을 보면 북한에는 대남 무력도발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반면, 대한민국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전의(戰意) 자체를 상실케 하겠다는 속내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처럼 후방에서 북한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한다면, 과연 우리 군 장병들이 마음 편히 전선에서 주적(主敵)을 상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이는 바로 북한이 획책하는 대남 심리전의 핵심 노림수요, 그의 행위는 바로 북한의 노림수에 편승한 이적(利敵)행위라 할 만하다.
이처럼 뒤틀린 안보관에 입각한 시국 발언을 들으면서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대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과거 전쟁은 지상·해상·공중에서 행해졌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달로 전장의 영역도 확장됐다. 우주 공간과 사이버 공간이 더해져 세계 각국은 이제 5대 전장 영역에 대비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5대 전장을 넘어 또 하나의 전장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심리전장(心理戰場)’이며 그곳에서의 전쟁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심리전이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과 관련한 각종 논쟁은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북한이 대남 심리전을 통해 노리는 목표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싸움에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할 때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2항은 국교(國敎)는 인정되지 않으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5조 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사제단 시국 발언의 가장 큰 문제는 정교(政敎) 분리의 원칙을 위반한 점과 정당한 우리 병사들의 훈련을 도발로 몰아세우는 등 헌법적 가치를 부정한 것이다.
고성윤(국방연구원 국방현안연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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