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 무렵 왕경인 경주에 살던 신라인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만든 무덤에 묻혔으며, 체질에서는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획기적인 발굴이 이뤄졌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최영기)은 경주시 교동 94번지 일원 천원마을 진입로 확·포장 공사 부지에서 통일신라시대 생활유적과 함께 비교적 온전한 상태를 유지한 인골 1구를 안치한 신라시대 토광목관묘(土壙木棺墓)를 발견했다고 5일 말했다. 토광목관묘란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안치한 목관을 묻은 무덤을 말한다.

 특히 이번 발굴에서는 뚜껑을 제외한 목관이 완벽한 모습으로 발견되고 그에 따라 목관을 어떻게 짰는지를 확실히 알려주며, 더구나 매장할 때 그 상태로 인골이 완벽히 남았다는 점이 획기적으로 평가된다.

 조사단은 "그동안 삼국시대 신라·가야 지역 목관묘나 목곽묘(木槨墓.덧널무덤)는 수없이 많은 조사가 있었지만 정작 목관이나 목관이 실물로 제대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는 습지에 무덤을 만들어 목재가 잘 보존됐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목관은 길이 230cm에 너비 90cm이다.

 관 내부에는 인골이 온전한 채로 발견됐다. 그리고 안에서는 뚜껑 있는 굽 높은 접시인 유개고배(有蓋高杯)를 비롯한 토기류 11점이 발견됐다.

 조사단은 목재를 다듬고 끼워 맞춘 방식이라든가 매장 방식 등 당시 장례습속(葬禮習俗) 연구와 함께 인골 연구 등 신라사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라고고학 전공인 박광열 성림문화재연구원장은 "목관 안에서 출토된 여러 토기를 볼 때 무덤은 대체로 6세기 2/4분기(500년대 전반)에 만들었을 것으로 생각되며 묻힌 사람은 신분이 그다지 높지 않았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은 "이번 발굴은 신라 왕경 내에서 이 시대 중하위층 목관묘 묘제(墓制)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자료이며, 특히 인골이 완전하게 남았다는 점에서 신라인의 체형 연구에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조사구역과 인접한 탑동 21-3번지에서는 신라 초기 목관묘가 발굴되고, 통일신라시대 우물을 비롯한 생활유적도 나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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