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인쇄

우리의 젊은이들을 믿는다

단호히 척결해야 할 대상은 자유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애국가와 태극기를 인정하지 않으며,한미동맹폐기와 주한미군철수 주장자...
Written by. 정영휘   입력 : 2013-12-07 오전 8:10:00
공유:
소셜댓글 : 0
facebook

  택시를 타고 가면서 “요즘 택시 손님 많습니까?”하고 기사에게 물었다.

 세월 좋다고 응답하는 기사를 본 적이 없으면서도, 요즈음 하도 살기 어렵다고 야단들이니 어떤 답이 나올까 하는 호기심 반, 세상 물정 공부하자는 생각 반으로 물은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택시기사의 대답은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적극적 부정, 극도의 불만 표출로 이어졌다. “지금의 상황은 IMF 때는 저리 가랍니다. 그땐 외화가 동나서 그랬지 그래도 시중에 돈은 나돌았지 않았습니까? 요즘엔 돈 있는 사람이 내놓질 않고 투자를 안 하니 경제가 돌아갈 리가 없지요.”

 우리 경제의 돌아가는 상황을 실감 나게 풀이하는 기사를 다시 쳐다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공부를 많이 했거나 좋은 자리에 있다가 은퇴한 사람 같지도 않고, 그저 사람 좋게 보이는 40대의 튼실한 중년 남자다. 우리 경제가 왜 이처럼 어렵게 됐는지에 대한 나름대로 진단이 확고하다.

  “이미 용도폐기 된 좌파 세력 때문이지요. 공산주의 해서 잘 사는 나라 봤습니까. 모두 망하고 지금은 이북 밖에 없는데, 그곳도 굶어 죽어가는 거지소굴이 아닙니까. 우리도 잘못하면 모두 거지꼴 되는 건 시간문젭니다.”

 택시 기사 입에서 이런 말이 스스럼없이 튀어나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터라 저으기 당혹스럽기도 하고 호기심을 극도로 자극했다. 우리 사회에서 기사라는 직업이 사회적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기에 잘사는 사람에 대한 적대감이나 박탈감으로 체제에 불만이 있을 거라는 통념을 뒤집는 발언이기 때문이기에. 그래서 다시 물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자나 기업가만 잘 살고 일반 대중은 가난하고 힘겹게 사는 존재가 아닌가. 그러니 성장 위주의 자본주의보다 분배를 위주로 하는 사회주의 체제가 더 좋지 않겠는가?”

  “말은 좋지만, 분배도 건더기가 있어야 나누어 주지요. 어쨌든 공장이 돌아가고 좋은 물건 많이 만들어 외국과 경쟁해서 이겨야 잘 살 수 있다는 것쯤은 저 같은 사람도 알고 있는데, 나라꼴이 그렇게 안 돌아가는 것 같아 속이 탑니다.”

  돈은 외국으로 빠져나가고, 회사 사장들은 의욕을 잃고, 공장은 임금이 싼 외국으로 옮기고, 서민은 돈을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으니 시중에는 돈이 안돈다는 것. 이 사람이 언제 경제 공부를 이리 많이 했나 싶어 혀를 내두를 정도다.

  IMF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무렵, 강남 사람들은 ‘이대로’를 외치며 축배를 들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대중의 심금을 아프게 한 적이 있었다. 그런 부자들이 미워서라도 골고루 나누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 같은 풀뿌리 기층의 생각이 이렇다면, 이 나라는 광화문에서 인공기가 나부낄 일은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요즘 대학가에서 학생회장 선거를 할 때, 이념논쟁은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지금은 독재와 싸울 일도 없고 이념이나 체제를 놓고 판가름할 때도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시험에 골인하는 것이요, 등록금 문제나 학사처리에 관한 당면과제들이다.

 내가 만난 택시기사나 대학가의 학생들이 기성세대와 정부, 정치권에 부탁하고 싶은 것은 이제 편 가르기 싸움 그만하고, 당리당략 떠나서 젊은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이며,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먹는 것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민생경제 좀 챙겨달라는 것이다.

 요즈음 이 땅의 기성세대들은, 그들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고 피땀 흘려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던 모든 일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잠자리가 편치 않다. “설마 우리나라가 공산체제로 넘어가겠느냐”고 던진 나의 화두에 대해 어느 똑똑한 후배는 열을 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 중국의 국공합작에서, 그리고 월남의 패망과정에서 공산주의 수법을 분명히 보지 않았습니까?”라고.

 그러나 나는 믿는다. 우리나라가 결단코 김일성 3대가 다져온 노동당(勞動黨)이 지배하는 공산주의 국가가 될 수 없음을. 젊은 학생과 중년의 일꾼들을 믿기 때문이다. 풀뿌리 서민들의 세상을 보는 눈이, 뭐가 뭔지 모르고 날뛰던 해방공간에서의 그것과는 천양지차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기사의 말마따나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이론과는 달리, 독재와 빈곤을 필연적으로 몰고 와 지구상에서 폐기된 제도이기에 그렇다. 북한 김정은이 거느리는 거지소굴로 들어가기를 바라는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한편, 기성세대와 어른들이 명심할 일이 있다. 보수 세력은 개혁을 무조건 반대하고, 자기들의 기득권만을 지키려 하며, 그 기득권으로 풍요를 즐기는 세력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 서구 사회와 달리 우리나라에선 가진 자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험한 조국의 근대사를 엮어가는 길목에서 어찌 모든 일이 순조롭고 바르게만 처리되었겠는가. 공산 세력과 싸우며 자유 민주체제를 지키는 과정에서, 실수도 범했고 무리한 강제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공(功)은 공대로 역사가 심판할 것이요, 과(過)는 과대로 반성하며 고칠 것은 지금이라도 국민의 합의에 따라 고쳐나가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국민이 있다면 그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되 객관적 잣대를 가지고 공정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연간 5억 이상의 고소득층과 1천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은 늘어나고, 반면 중산층이 줄고 있다는 최근의 통계를 눈여겨봐야 한다. 부푼 꿈을 안고 학교를 나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의 우리 아들딸이 일자리를 얻지 못해 실의에 젖어 있는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오정 오륙도 신세가 되어 가정을 책임지지 못 하는 가엾은 30~40대의 중견세대를 살리기 위해 지금 뭔가 해내야 한다. 한․미 동맹과 남북 관계, 국가 보안법을 가지고도 편을 갈라놓고 자기주장 일변도로 말재주나 자랑할 게 아니라, 무엇이 진정 국가 백년을 내다보는 길이고 어떤 접근이 국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가를 머리 맞대고 숙의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국민들의 마음이다.

 지금 우리는 성장과 분배, 투자와 재산 도피, 집단이기와 노사 갈등, 진보와 보수의 극한적 투쟁, 국가 백년대계와 찰나적 대중영합주의 같은 모순된 이중구조 속에 살고 있다. 그 구조 속에서 타협과 양보, 협력과 조화를 이루어 최선책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과제다.

 그러나 타협이 도저히 불가하고 단호히 척결해야 할 대상이 있다. 자유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애국가와 태극기를 인정하지 않으며, 한미동맹 폐기와 주한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사람들, 평택 미군시설‧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중차대한 국책사업 곳곳마다 쫓아다니며 결사적으로 훼방 놓는 폭력 집단, 6.25 한국 전쟁을 북침이라 가르치고 북이 만든 핵무기는 자위용이므로 한국에 대해선 사용치 않을 거라는 종북집단. 이들은 이미 대화의 상대가 아니다.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이것만이 단군 이래 가장 잘 사는 이 나라를 지켜, 자자손손 만대에 이어올 후손들에게 떳떳한 조상이 되는 길이다.(konas) 출처: 월간자유

  정 영 휘 (예,육군 준장, 한국안보평론가협회 이사장 )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2026.9.30 수요일
안보칼럼 더보기
[안보칼럼] 강한 국군이 곧 평화의 조건이다
매년 10월 1일은 국군의 날이다. 우리는 이 날을 맞을 때마다 ..
포토뉴스 더보기
핫클릭 뉴스
깜짝뉴스 더보기
베트남에 북한군 참전 기념물 설치…北국방성, 제막식 참석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북한 인민군 참전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