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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 지도자의 유산

‘믿음, 소망, 사랑’도 위대한 가르침이고, ‘자유, 평등, 박애’도 훌륭한 가치입니다. 만델라는 죽었어도 그의 정신은 앞으로도 오래오래 살아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3-12-13 오전 7: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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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을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호피가 고가에 매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느 가죽이 어느 호랑이의 것인지를 알 길이 없기 때문에 죽은 호랑이 자신에게는 자랑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훌륭한 사람이 남기고 가는 ‘이름’이라는 것은 여러 10년 또는 여러 100년 남을 수도 있습니다. 간혹 1천 년, 2천 년, 역사책에 그 이름이 남아있어서 잊혀지기 어려운 인물도 있습니다. 알렉산더나 시저는 아마도 그런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도자나 유명 인사들은 죽으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남아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는 진정 역사에 그 이름을 남길 수 있는 큰 인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그에게 출세의 기회를 마련해 준 것도 사실일 겁니다. 그가 현대식 서양 교육을 받아 변호사의 자격을 딴 것도 그가 20세기의 영웅이 되기 위한 연장을 마련해 두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의 위대함은 과연 어디에 있었는가? 그의 위대함은 그의 정신에 있었습니다. 세계71개국의 국가원수나 정상급 인사들이 장례식, 추모식에 참석코자 그 먼 길을 가게 된 까닭이 무엇입니까? 남아공화국이 그렇게 대단한 나라도 아닙니다. 우리는 넬슨 만델라가 27년이나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탄하며 경의를 표합니다. 그는 단지 석방되기 위해 타협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는 흑인과 백인이 동등하다는 대원칙을 끝까지 고수하였고, 때가 이르러 석방된 뒤에는 백인을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는 ‘사랑’이 ‘미움’보다 더 힘이 있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믿고 있었고, 그는 그 철학으로 일관하였고, 원수를 사랑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였습니다.

 그것이 만델라를 세기의 위인으로 만든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사람의 크기’는 ‘사랑의 크기’라는 사실을 우리들로 하여금 뼈저리게 느끼게 하였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도 위대한 가르침이고, ‘자유, 평등, 박애’도 훌륭한 가치입니다. 만델라는 죽었어도 그의 정신은 앞으로도 오래오래 살아있을 겁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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