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EX 2013을 보며, 첨단과 참신이 어우러진 국산 무기
10월 29일부터 일산 KINTEX 제2전시관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3’, 일명 ‘서울 ADEX 2013(이하 ADEX)’은 볼 것이 많았다. 한국 제품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과거에는 미국과 유럽의 방산업체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했으나 이제는 한국 방산업체가 그 자리를 점유했다. 전시장 입구 초입에는 나로호 발사를 성공시킨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가 있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ADEX의 전신인 서울 에어쇼에서 언제 우주 관련 부스가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적이 있었던가. 더구나 우리나라 우주 전시관이. 2020년 항공우주연구원은 국산 달 탐사선을 달에 착륙시키겠다고 했으니 우리도 우주시대를 열 날이 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항공우주연구원 부스에서는 달 체험을 해보는 시설이 특히 인기를 끌었다. 이젠 우주도 우리 곁에 와 있다.
다음으로 눈길을 끈 것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부스였다. 과거 한국의 항공제작사들은 미국이나 유럽 항공제작사를 위한 부품만 만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제품이 있다. 이러한 제품을 만들어 선진 항공기 제작사에 수출한다는 것만 자랑했다. KAI는 KT-1과 T-50, 수리온이라고 하는 고유 상품을 내놓았다. 차도 그렇지만 기본형이 있으면 다양한 파생형이 나온다.
KT-1에서 KA-1과 KO-1이 나왔고 T-50에서는 TA-50과 FA-50이 탄생했다. 양산에 들어간 육군용 기동헬기 수리온에서는 해병대용과 해군작전용, 민수용 등이 갈려나올 것이다. 그리고 KAI는 한국형 중형헬기인 ‘보라매’를 만들고자 한다. 이어 한국형 중형 민항기도 제작할 꿈을 꾸고 있다. 우주로 가려면 하늘로 거쳐야 한다. 달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KAI의 항공기 제작업이 더 발전해야 한다.
미사일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많았다. 한국은 사거리 300km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현무-2를 생산한다. 500, 1000, 1500km의 사거리를 가진 지대지 순항 미사일 현무-3도 제작하고 있다. 함대함 (순항)미사일인 해성-1과 미국의 토마호크와 비슷한 함대지 순항 미사일 해성-2도 제작하고 있다. 이들은 모형 등이 전시되었다.
그러나 가장 큰 관심은 올해부터 제작하게 된 사거리 800km의 지대지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이 개발되면 한국의 장거리 타격 능력은 현저히 늘어난다. 이름도 정하지 못한 800km 지대지 미사일을 보려면 몇 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미사일은 대형이다. 큰 표적이나 지역을 격파하는 미사일이다. 이들은 한국 공군력과 함께 유사시 북한의 장사정 포격 수단을 격파하는 ‘킬 체인’이 된다.
표적 중에는 작은 것도 있다. 중요한 시설일수록 은폐 엄폐를 하고 작은 창(窓)만 밖으로 내놓는다. 그러한 표적은 바늘로 콕 찌르듯 창을 정확히 뚫고 들어가는 무기가 있어야 격파할 수 있다. 이름 하여 ‘핀 포인트 어택(Pin Point Attack)’이다. 지상에 숨겨져 있는 작을 표적을 격파하는 무기가 바로 지대지 순항미사일이다.
지상에 있는 작은 표적보다 더 맞추기 어려운 것이 날아다니는 비행기다. 이는 ‘앉아 있는 파리’를 잡는 것이 쉬운지 ‘날아다니는 파리’를 잡는 게 쉬운지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날고 있는 파리는 쏜살 같이 날다가 갑자기 방향도 바꾼다. 그렇다면 파리를 추적하는 미사일은 더 빠르고 더 급격히 방향을 꺾을 수 있어야 한다.
빠르게 비행하다 급격히 방향을 바꾸면 강한 원심력이 작용한다. 순간적인 원심력의 무게는 대단하다. 자기 무게가 1일 경우 순간적으로 원심력이 작용하면 30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그렇게 강한 원심력을 받으면 날고 있던 미사일은 부러질 수도 있다. 그런 원심력에 견디면서 빠르게 비행해야 하는 것이 비행기를 잡는 ‘대공(對空)’ 또는 ‘방공(防空)’미사일이다. 이러한 미사일에는 비행기에서 쏘는 것과 지상에서 발사하는 것이 있다. 물론 더 어려운 것은 나도 날고 있는 비행기에 쏘는 ‘공대공 미사일’이다.
공대공 미사일은 핀 포인트 어택을 가장 잘 하는 미사일로 꼽히는데 한국의 기술은 그것을 개발할 수준까진 가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날아오는 적기를 잡는 공대지 미사일 개발까지는 올라왔다. 지상에 가까이 내려오는 비행기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
그러한 비행기로는 속도가 느린 헬기나 공격기 등이 대표적인데, LIG 넥스원은 그것을 잡기 위해 육군 보병부대에서 운용할 수 있는 ‘신궁(新弓)’을 내놓았다. 신궁은 고정된 거치대에 올려놓을 수도 있지만 지프에 올려놓고 이리저리 적기를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쏠 수도 있다. 이동 수단이 없으면 ‘좀 무겁긴’ 하지만 병사들이 메고 다니다 조립해서 쏠 수도 있다. 그래서 휴대용 대공 미사일로 분류된다.
보다 속도가 빠른 적 전투기는 고속에서의 저공비행이 어렵기에 고고도에서 공격을 한다. 아군 진영에 들어와 공격을 하는 적기를 잡는 미사일을 중고도 대공 미사일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공군은 그러한 용도의 미사일로 미국제 ‘호크’를 써왔다. 그런데 한국국방연구소의 연구로 LIG 넥스원이 국산 중고도 방공미사일인 ‘천궁(天弓)’을 생산하게 되었다. 신궁-천궁의 ‘궁궁’ 시리즈는 하늘의 침입자는 막는 신궁(神弓)이 된다.
이러한 미사일이 더 발전하면 날아오는 적의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대(對) 탄도탄 요격 미사일이 된다. 이것의 대표가 패트리어트 PAC-3인데, 아직 한국의 기술은 거기까지 가지 못했다. IT산업과 결합된 미사일은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게릴라들이 쏘는 로켓탄을 막기 위해 ‘아이언돔’을 개발했다.
아이언돔의 핵심은 레이더다. 로켓트탄이 얼마나 작으냐. 이 레이더는 그러한 로켓트탄을 잡아낸다. 그리고 자기의 미사일을 쏴 그 로켓트탄을 맞추도록 정확히 유도한다. 지금 한국의 방산업체들은 한국형 아이언돔과 한국형 패트리어트를 만드는데 총집중하고 있다. 이것이 신궁 천궁 등과 결합시켜 한국형 MD인 KAMD를 만든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걷어내야 하니까.
정리하면 킬 체인은 북한의 장사정 타격수단을 제압하는 창이고, KAMD는 북한이 발사한 장사정 타격수단을 막아내는 방패다. 현대전은 하늘에서 시작된다. 항공기와 미사일을 날려 상대를 초토화한 후 지상군을 투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킬 체인과 MD가 첫 전투에 투입되는데 한국은 그것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진짜 전사(戰士)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하늘을 무대로 한 전투가 끝나면 이긴 쪽이 지상군을 투입하는 지상전을 펼친다. 그때는 가장 빠르게 진격해 적의 수도를 장악하는 것이 중요하니 기동부대가 필요하다. 그에 대해 적은 주요 도로에 지뢰를 매설해 아군 기동부대의 진격을 막는다. 지뢰 가운데 가장 무서운 것이 대(對)전차지뢰다. 이 지뢰에 걸리면 40t이 넘는 전차도 뒤집어져 버린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에서 미군은 민병대가 설치한 지뢰 때문에 애를 먹었다. 그리고 어떠한 지뢰가 터져도 충격을 흡수해 견뎌내는 보병용 장갑차 MRAP(앰랩)을 개발해냈다. 그 MRAP을 보면서 모든 나라들이 부러워했는데 두산 DST가 한국형인 KMRAP을 내놓았다. 과거의 지상전은 비포장도로에서 주로 했지만 지금은 도로가 발달했기에 무한궤도 차량보다는 바퀴달린 차량으로 하는 것이 낫다.
차륜형 장갑차를 현대로템이 내놓았다. 그 장갑차는 박격포 등을 실을 수도 있으니 신속히 이동하며 포격을 퍼부을 수 있다. 그 외 국산 첨단무기가 도처에 전시돼 있었다. 그러나 국산 무기들은 실전을 해보지 못한 한계가 있다. 실전에서는 인간의 실수도 개입해 온갖 사태가 벌어지니 첨단무기는 작동하지 않거나 오작동하기도 한다. 그러한 가능성까지 줄여야 최고의 무기가 되는데 국산 무기는 아직 그런 실전을 겪어보지 못했다.
아이언돔처럼 실전을 통해 진가가 확인되면 한국형 무기도 세계로 수출 될 수 있다. 그렇게 첨단 제품 일색인 ADEX 2013에서 눈에 띄는 비첨단 제품이 하나 있었다. 수성정밀이라고 하는 중소기업체에서 내놓은 자동포구 청소기였다. 보병 생활을 해본 남성은 사격 후 꽂질대로 소총 총구를 닦았던 것이 기억날 것이다. 그와 비슷하게 포병은 사격 후 장대한 장전봉을 넣어 포구 안을 청소한다.
장전봉으로 거대한 포구 안을 닦으려면 여러 명이 달라붙어 낑낑 거려야 한다. 실전에서는 이러한 청소는 하기 어렵다. 수성정밀은 그러한 것에 주목해 포구 크기에 맞는 작은 원통의 청소기를 만들었다. 이 청소기는 포구 안에 들어가 왔다 갔다 하며 자동으로 청소해준다. 실전상황이라면 이 청소기의 효용은 매우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것을 보는 순간 많은 이들이 “아하”하고 무릎을 쳤다. 무기는 꼭 첨단일 필요는 없다. 관찰력만 좋으면 비첨단 기술로 개발할 것이 얼마든지 있다. ADEX 2013은 이러한 무기를 선보이고 막을 내렸다. 2년 후에는 보다 발전하고 보다 참신한 무기가 더 많이 등장했으면 한다.(konas) 출처: 월간자유
이정훈(신동아 기자. 주간동아 편집장,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 역임,
수상: 한국기자상, 연세언론인상, 삼성언론상 항공우주공로상 수상.
저서: 천안함 정치학, 연평도 통일론, 한국의 핵주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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