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離散가족 상봉, 南北관계 새 分岐點 전망

Written by. 홍관희   입력 : 2014-02-24 오전 11:4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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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 여부가 주목되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2월 20∼25일 사이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당초 韓美연합훈련을 빌미로 머뭇거리던 북한이 행사를 최종 수용하게 된 것은 다른 전략적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상호 비방ㆍ중상 중단’을 관철하고 싶었고, 행사 후속 조치를 통해 한국 측으로부터 적지 않은 물적(物的) 지원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남북관계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행사에서도 눈물 없이는 보기 어려운 ‘이산(離散)’의 아픔과 슬픔이 재현되었다. 행사장을 이용한 북한의 정치선전도 사라지지 않았다. 북한은 前과 다름없이 “미군이 나가야 통일된다”는 등의 대남 선동을 남쪽 가족에게 전파하려 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도 “언론 통제를 잘 못한다”는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상호 비방ㆍ중상 중단”이라는 슬로건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자유민주 사회의 합리적 비판을 잠재워 보려는 음모를 엿볼 수 있었다.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그 지속 추진 방침을 천명하면서, 그 대가(代價)로 북한에 제공될 ‘인도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대북 지원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예컨대 국제 NGO와 연계한 남북 농업협력, 山林협력,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승인, 의료지원 등이 구체적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여부 및 개성공단 ‘국제화’ 문제도 논란 대상이다.

문제는 북한이 김정은 정권하에서도 여전히 핵ㆍ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주민들의 인권이나 민생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인데, 한국의 인도적 지원 확대가 자칫 북한 정권을 회생ㆍ강화시키는 결과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紙는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조슈아 스탠턴 변호사와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의 공동 기고문(2.21)을 통해 “지금 북한 인민들이 굶주리고 있는 것은 북한 정권이 가난해서가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김정은은 유럽은행에 10억 달러(한화 1조원 상당)을 은닉하고 있고 중국에 수억 달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고문은 이어 세계식량계획이 지난해 9천 800만 달러에 달하는 식량을 북한에 지원했음에도, 북한은 2012년 한 해에만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십수억 달러를 소비했음을 상기시키고, 북한의 수출이나 금융분야에 대한 광범위한 제재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편 중국은 한국정부의 ‘북핵 불용’ 원칙에 동조하는 듯하면서도 그 非효율성으로 이미 ‘퇴물(退物)’이 된 6자회담 재개론을 들고 남북한을 드나들고 있다. 결국 대북정책을 놓고 「인도적 지원 확대+6자회담 재개」냐 아니면 「北核 대북제재 지속」이냐 간에 정책적 분기점(分岐點)이 형성되는 형국이다.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에 집착해 대한민국의 對北 전략적 목표를 간과한다면 중대한 정책 오류를 범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북한 핵문제를 놓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지지하는 미국과 새로운 긴장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교안보 당국은 이러한 점에 깊이 유의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개성공단 국제화’論이 美 정책과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美 의회조사국(CRS) 보고서가 “개성공단 국제화는 비핵화와 연계돼야 한다”는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제품은 북한 노동자 임금 지불을 전제로 하므로 북한정권에 대한 특혜 여부를 외면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외교ㆍ안보ㆍ북한 분야다. 정부 출범 시 밝힌 ‘북핵 불용’과 ‘북핵 고도화 차단’ 전략, 그리고 원칙에 입각한 상호주의 대북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북한은 박근혜 정부를 그들의 ‘우리민족끼리’ 영향권 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예상 밖의 인내심과 유연성을 발휘했다. 그로 인한 對北 온정(溫情)주의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장성택 처형 이후 코너에 몰린 김정은 정권을 강화시켜 장차 대한민국에의 잠재적 위협요인으로 커지는 계기가 돼선 안 된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시각에 입각해, 정당하게 북한의 부당한 행태를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원칙이다. 남북관계의 가시적 성과에 매달리다 보면, 지난 종북(從北) 성향 정부 때처럼 과오(過誤)를 면할 수 없다. 북한이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양보 제스쳐를 취했다 하더라도, 그들의 대남전략에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대북 ‘빗장 풀기’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Konas)

홍관희 (향군 안보문제연구소장/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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