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廣東)성 남서부 마오밍(茂名)시에서 촉발된 화학공장 건설 반대 시위가 알려진 것보다 심각해 다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고 대만 언론이 보도했다.

 자유시보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나흘간 벌어진 이번 시위 강제 진압 과정에서 1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했다고 3일 전했다.

 시위 참가자 수도 당국이 공개한 수백 명이 아닌 2만여 명에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언론들은 전날 밤에도 1천여 명의 시민들이 물병과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아 군중을 해산시켰다고 전했다.

 대만 매체에서는 중국 당국이 시위가 격화되자 탱크와 야전군용 무장 차량을 동원해 시위 주민을 진압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홍콩의 친중(親中) 신문인 문회보(文匯報)는 인터넷에 도는 탱크 출동 사진은 몇 년 전 군부대가 도로에서 행진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시민이 피를 흘리는 사진 또한 2년 전 저장(浙江)성에서 발생한 사건의 사진이라면서 마오밍시에 각종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관련 소식이 퍼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주요 온라인 사이트에 대한 검열도 시행하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는 마오밍시의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공장 건설 찬성 문서에 서명하여 달라고 요구했으며 밤에 대학교 기숙사를 조사하고 학생들의 외출을 금했다는 내용이 중국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으나 관련 내용이 삭제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마오밍시가 중국 양대 국유 석유기업의 하나인 시노펙과 합작으로 파라자일렌(PX) 공장 건설을 추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주민들은 화학섬유와 플라스틱병 제조 원료로 쓰이는 PX가 독성이 강한 발암물질이라고 주장하면서 공장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마오밍시 정부는 "소수의 불법 분자들이 군중을 선동해 돌과 생수통을 던지는 등 과격 시위를 주도했다"면서 시위 과정에서 사망자는 없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시위는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廣州)까지 확산했으나 마오밍시 정부가 PX 공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면서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자유시보는 소개했다.

 그러나 명보는 이날 광둥성 선전(深천<土+川>)에서 마오밍시 주민들을 지지하는 시위가 진행될 예정이며 4일 전면 파업과 수업 거부를 하자는 글들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마오밍 경찰이 과도한 폭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국 정부에 이 사안에 대해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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