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地方色으로 물들여서야!
“박근혜 대통령은 결혼을 안 해봐서 뭘 몰라 자식 같은 학생들이 죽어가도 그렇게 그냥 놔둬 버렸을 까요?” 이런 말도 했다. “특공대(해난구조대 ‘SSU’를 뜻하는 듯)가 가놓고도 청와대가 명령을 내리지 않으니 들어가지 않았다네요” “해경에다 대통령이 즉각 들어가서 구조하라고 지시를 안 하니 해경도 구조 하지 않은 것 아닙니까?”
전 날 거센 풍랑과 급격한 조류로 인해 ‘세월호’ 선체 수색활동이 중단되고 있다는 뉴스를 들은데 이어 물살이 약해 유속 흐름이 느린 소조기인 자정을 기해 수색이 다시 재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늦게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12일 아침 모임 참석차 광주에 도착해 지인과 함께 택시를 탔다.
뒷좌석에 앉은 우리 일행을 돌아보던 택시기사가 말을 던졌다. "대통령이 결혼을 안 해봐서”, “학생들이 죽어가도 그냥 놔둬”, “대통령이 구조 지시를 안 해서”와 같은 말이 곧장 날아왔다. 손님의 의중이 어떤지를 알고자 함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일방통행 식이었다.
어쩌면 지역 내 사람이 아닌 타 지역 인들로 보인 우리를 통해 ‘외지인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를 확인하거나 하나의 방향으로 몰아가기 위한 측면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초면인 승객에게, 그것도 저마다의 가슴이 먹먹해져 있는 판국에서 누군가에게 현 상황을 덮어씌우려 하는 것만 같아 듣기에 민망하고 답답해지는 순간이었다.
필자가 아무런 말도, 반응도 비추지 않고 창밖만을 응시하자 옆에 앉은 다소 괄괄한 성격에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전남 나주가 고향인 지인이 대뜸 대응 했다. “아니 기사님, 까놓고 ‘세월호’ 하고 대통령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요? 국가의 최고지도자이기 때문에 나라에 변고가 생기면 무한책임을 진다지만 아무리 해도 그렇지 대통령이 ‘세월호’를 침몰시키라고 했습니까? 구조하지 말라고 했어요? 대통령이 바로 진도현지로 내려가서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한 말 못 들었어요?” 목소리를 자제하려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단호했다.
“기사님도 운전하시면서 뉴스 계속 들으셨을 거 아니에요? 잠수사가 들어가도 불과 몇 센티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또 직후 거대한 배가 가라앉을 때는 주변의 물들이 소용돌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함부로 구조의 손길을 뻗치기가 어려웠을 거라는 보도도 있었잖습니까?”
다분히 ‘깐죽 댄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은 기사의 다음 말은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렇구나.”이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기사분과 친구의 택시 내 토론 아닌 토론은 계속되었고, 서로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4월16일 대 참사 이후 이런 토론과 논쟁, 언쟁이 한 두 군데이겠는가?
6586톤의 거대 여객선이 넘어가고, 수백 명 승객이 얼음처럼 차가운 맹골수도(孟骨水道) 바닷물 속에서 아비규환(阿鼻叫喚)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임에도 선장은 일착으로 배를 등지고 제복을 벗은 차림으로 승객보다 먼저 해경 구조선에 몸을 실었고, 승무원들 또한 부상당한 동료를 보고도 외면한 채 선장과 행동을 같이 했다. 이점에서 이미 저들은 보편적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고, 그 인간 본래의 심성인 자격조건을 저버렸다는 사실에 또 한번 몸을 떨지 않을 수 없다.
해경의 구조과정에서, 현장을 지휘하고 통제하는 관계당국 관계자들의 우왕좌왕과 번복, 말 바꾸기와 책임 떠넘기기 식 전형적 공무원 자세에서, 현장을 찾은 고위 관료들의 표리부동과 현명치 못한 변별력 없는 행동에서 자괴감을 지울 수 없었고, 여과 없이 방송되는 보도 앞에서 다시 또 좌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헤아리기조차 어려운 낯 뜨거운 사실과 양파껍질처럼 한겹 또 한겹 벗겨지고 드러나는 부끄러운 현실 앞에 차마 고개 들기가 어렵다.
그간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가 이 땅에 태어난 국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던가! 대한민국에 태어남을 자랑과 긍지로 여겨왔다. 숱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난국을 돌파하고 항진(航進)을 계속하는 대한민국 국민임을 기뻐했다.
64년 전 이 땅은 소련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 집단의 불법 남침에 의한 동족간 전쟁으로 국토는 폐허화되었고, 뿔뿔이 흩어진 이산가족에 걸인, 부랑자가 넘쳐났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6․25전쟁 휴전 후인 1955년 당시 한국의 1인당 GDP는 65달러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5․16 직후인 1963년엔 80달러로 말레이시아(271달러) 필리핀(169달러) 태국(115달러)보다 못했다. 그런 나라였기에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는 뼈저린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해냈다.
Korea는 짧은 기간 압축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GDP는 2만6천 달러를 넘었다. 산업화에 근대화, 민주화를 이루었고, 세계 속에 정보화를 선도하며 성공적인 스포츠제전 개최는 한민족의 우수성을 드높였으며, 원조를 받은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은혜 입은 나라에서 은혜를 갚고 베푸는 나라에, 전 세계 문화예술계를 강타한 한류(韓流) 열풍과 피겨여왕 김연아의 나라로 세계인의 부러움과 찬사를 받는 나라로 자리매김 되었다.
그런데, 그 나라가 정확히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0분을 기해 추락해 버렸다. 대한민국이 ‘세월호’와 더불어 멈춰 선 것이다. 너나없이 부끄러움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다. 어찌 스스로를 떳떳하고 자랑스런 국민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러기에 이성보다는 격한 감정이 온몸을 지배하고 자제력보다는 분노와 충동, 어딘가 누군가를 향해 터뜨리고 부숴버리고 싶은 울분이 울컥 대면서 시시때때로 작은 사안에도 언쟁과 고성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마치 ‘때는 이 때다’며 기회를 엿보기라도 한 듯 ‘세월호 참사 시민촛불 원탁회의’, ‘국정원시국회의’ 등 反정부 좌파단체들은 6년 전 서울광장과 전국 대도심을 불법 ․ 무법 ․ 떼법 천지로 만들며 대한민국을 광란의 장으로 만들었듯이 ‘추모의 촛불’을 정치집회로 이용하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 ‘박근혜 하야’를 주장하며 “박근혜를 때려잡자”는 구호 선동으로 대한민국의 파멸을 기도하고 있다. 국외에서까지 반정부 광고성명으로 현 정부를 깔아뭉개려고 혈안이 되고 있다. 이들에게 추모는 단지 그들의 이익과 목표달성을 위한 장마당으로 보인다.
이래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대한민국이 침몰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대한민국이 침몰되게 놔두어서도 안 된다. 전열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 시대의 아픔을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법의 준엄함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차가운 맹골수도(孟骨水道) 바다에 몸을 던지는 해군장병, 잠수사들의 투혼처럼 무능했던 정부도, 천금 같은 자식과 부모형제를 잃은 유가족도, 못내 부끄럽고 죄스러워해 한 국민도 자정하고 반성하면서 일어서야만 한다. 더불어 되돌아보고 곱씹어야 한다. 세월호가 이 시대 우리들에게 무엇을 경고하고 던져주고 있는가를... 그게 곧 우리가 해결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기 때문이다.(Konas)
이현오(칼럼리스트, 수필가. 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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