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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이 가기 전에

Written by. 차인숙   입력 : 2014-06-16 오전 8: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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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감수성이 충만했던 여고시절의 나는 6월을 참 좋아했다. 적당히 빛나는 햇살과 그 속에 피어나는 장미의 향기에 흠뻑 빠진 채 6월을 맞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예전에 가졌던 감수성은 메말라버렸다. 6월은 계절상으로 보면 분명 여름의 문턱이다. 그런데 본격적인 여름보다 6월이 더 뜨거운 여름으로 느껴지는 건 왜일까?

 6ㆍ25전쟁과 제1ㆍ2연평해전 등 유독 굵직한 사건이 6월에 집중돼 있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거기에 월드컵의 열기도 한몫했을 것이다. 변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나라는 성장했고 발전을 거듭했다. 나는 이 시점에서 이것 한 가지만은 같은 생각을 가지고 함께 행동으로 옮기자는 주장을 하고 싶다. 전 국민이 호국보훈의 달 6월이 가기 전에 가까운 현충원에 들러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소설가가 되기 위해 습작하던 시절, 6월의 끝자락에 시작한 6ㆍ25전쟁을 그린 윤흥길의 소설 ‘장마’를 읽은 후 나도 한번은 그런 작품을 쓰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가슴 한편을 차지했다. 그러나 나는 장마와 같은 소설의 흉내도 내지 못하고 대신 순직자의 이야기를 연속으로 쓰게 됐다. 그와 함께 제복을 입고 맡은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희생자와 유족들을 만나면서 나의 6월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현충원에 들어서면 내 머릿속에는 여러 장면들이 떠오른다. 정적만이 흐르던 JSA 부대, 사정없이 온몸을 때리던 황병산 사이트의 눈보라, 굉음을 뿜으며 뜨거운 불덩이를 매단 채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오르던 전투기, 해군의 참수리호와 해경 경비정에서 만났던 강렬한 햇살과 거센 물살, 비록 취재와 체험과 강연 등으로 직접 다녔던 곳이지만 곳곳에서 맡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그들을 대할 때마다 고맙고 든든했다.

 드넓은 잔디밭에 그들은 잠들어 있다. 그곳에는 낯선 땅에서 조국의 해방을 위해 젊음을 바친 분들도 있고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흔들던 분도 있다. 훈련장에서 혼자의 희생으로 수많은 부하의 목숨을 구한 분,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고 전투기와 함께 산화한 분, 북한의 불시도발에 꿈과 젊음을 접었던 분, 화마와 함께 스러져간 분, 범죄자의 손에 희생된 분 등등.

 현충원을 걸으면서 비석을 읽으면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보인다. 비록 짧은 기록 몇 줄에 지나지 않으나 그들의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충원은 꼭 내가 아는 이가 있어야만 가는 곳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가야 한다. 현충원에 갈 때는 경건한 마음가짐과 단정한 옷차림 그리고 하얀 국화 한 송이와 깨끗한 수건 한 장이면 족하다.

 묘비 사이를 걷다가 비석에 새겨진 이름이 나를 붙드는 곳에서 발걸음을 멈추면 된다. 묘비 주인공의 영면을 위해 국화 한 송이를 놓고 수건으로 묘비를 닦으면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면 어떨까. 빛바랜 비석을 닦을 때 말 없는 영혼이 들려주는 사연이 햇살과 바람에 실려 가슴에 안겨들 것이다. 6월이 가기 전에 현충원의 묘비 앞에 서서 우리 모두가 잊지 않고 있다고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차인숙 (소설가)

* 국방일보 6월16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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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킨 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2014-06-16 오전 9: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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