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중앙亞 3국 순방 성과와 의미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한 중앙아시아 3개국은 미국과 일본은 물론, 전략적 우방인 러시아와 중국 간에도 긴장을 자아내도록 하는 지정학적 요충국들이다. 1990년대 중반 이래 이 지역에서는 자원개발권의 선점을 둘러싼 거대 게임이 전개됐으나, 최근 이 지역을 바라보는 세계 주요국들의 시야는 이미 경제 영역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서방과의 갈등이 고조되던 지난 3월18일 ‘러시아 유산의 역사’를 강조하는 ‘신(新)독트린’을 발표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처럼 러시아의 유산을 공유한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2006년 당시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남부 유라시아의 신흥 민주국가들에 대한 경제지원을 공약했던 아소 다로 내각의 ‘자유와 번영의 호’ 구상도 오늘날 아베 신조 내각에 이르러서는 중국의 포위망 전략으로 변환되고 있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상하이협력기구(SCO)를 반테러 훈련을 통해 블록화하는 한편, ‘실크로드 경제지대 구상’으로 중앙아시아에 외교적 물량 공세를 펼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의 중앙아시아 전략은 실로 전 세계적 파장을 담고 있다. 이렇듯 거대 게임 주역들 간의 이해 공유와 충돌이 동북아 안보와 맞물려 어떻게 발현될 것인가, 우리의 통일전략과 연계해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대(對)중앙아시아 외교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전략적 틀에 담았다. 중앙아시아는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 ‘창조의 대륙’ ‘평화의 대륙’으로 만들어 가자는 선언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주 중앙아시아의 정상들이 박 대통령을 반기는 한결같은 모습에서 자원에 의존하는 국가 주도형 발전 모델에서 벗어나 산업다변화를 도모하려는 그들의 조급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다. 한국으로서도 안정적인 에너지원(源)을 확보하면서 대형 플랜트의 건설, 정보통신기술(ICT), 태양광 부문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상호 윈윈하는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3국이 경제 급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한국인의 근성과 문화, 언어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소중한 친한(親韓) 국가들이라는 점이다. 한국 정상도 그들을 직접 찾아가 양자 간의 ‘호혜적 상생협력’은 물론, 유라시아 철길을 잇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에 대한 협력 방안, 그리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관련한 ‘드레스덴 구상’까지 성의껏 설명했다. 그러기에 이번 박 대통령의 순방을 통해 한민족이 하나가 되고 한반도 평화가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체의 공존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한반도 통일비전’이 처음으로 손에 잡힐 듯 느껴졌다면 지나친 속단일까.
심경욱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shim@kida.re.kr
*출처 : 국방일보 6월23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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