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이·팔 커플 결혼 반대 시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정전과 공방을 거듭하며 휴전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한 도시에서 17일(현지시간) 유대계 신부와 팔레스타인계 신랑 커플의 결혼에 반대하는 극우단체의 항의 시위가 열렸다.
이스라엘 일간지 예루살렘포스트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이스라엘 중부 도시 리숀 레치온의 한 웨딩홀 부근에서 극우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의 대상이 된 커플은 이스라엘 야파 출신의 팔레스타인계 신랑 마흐무드 만수르(26)와 유대계 신부 모랄 말카(23)로, 이미 지난 15일 결혼식을 올리고 이날 피로연을 갖던 중이었다. 말카는 결혼을 앞두고 최근 이슬람교로 개종했다.
극우단체 '레하바'는 수일 전 페이스북 페이지에 만수르와 말카의 결혼 피로연 장소와 시간을 공개하고 "확성기와 나팔을 가지고 모여 우리 자매에게 유대인의 품으로 돌아오라고 요청하자"고 나섰다.
레하바는 '이스라엘의 딸들을 구하자'는 구호 아래 유대계와 아랍·팔레스타인 등 비유대계의 동화 반대 운동을 펼치는 단체다. 가디언은 이 단체가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연간 17만달러(1억7천만원)를 지원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정통파 유대인 단체인 '야드라짐'도 13일 페이스북에 흐릿하게 처리한 신부의 사진을 올리고 결혼을 말리자고 주장했다.
이에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들의 결혼에 지지를 보내는 한편, 극우단체들이 표현의 자유와 선동 사이의 '한계선'을 넘었다며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신랑 만수르는 극우단체가 피로연장 밖에서 항의시위를 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은 그러나 피로연 당일인 17일 오전 극우단체들이 피로연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주차장에서 항의시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때문에 안전 문제를 우려한 만수르 부부와 피로연 식장 측은 주변을 지킬 경비원 30여명을 고용했다. 경비원 일당 4천달러(407만원)는 신혼부부와 식장이 반씩 부담했다고 만수르는 설명했다.
현지 경찰도 경찰관 수십명을 피로연장 주변에 배치해 폭력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신랑 만수르는 "말카의 집안 사람이 결혼에 반대한다면 이해하겠지만 저들은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 아닌가"라며 "우리가 사귄 지난 5년간 이런 종류의 인종차별을 겪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만수르는 "하지만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편지를 많이 보내오고 있어 힘이 난다"며 "그들(극우단체)은 우리를 갈라놓으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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