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무드와 도발 위험성
올 초부터 한반도 긴장 조성을 위해 육ㆍ해ㆍ공군을 순회 방문하면서 지속적으로 전쟁 놀음을 주도하던 김정은의 군사훈련 지도가 소위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인 7월 27일을 기점으로 평화공세로 돌아선 듯하다. 아마도 인천아시안게임 참가 이전에 남과 북 사이의 관계개선을 북한이 주도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현지지도도 8~9월에 들어서는 군부대 방문을 자제하고 경제 현장이나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남녀 축구경기 관람 등 민생 현장과 스포츠 행사 지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과 북 사이에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한 회담이 북한 측의 일방적 퇴장으로 결렬된 후 체육회담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북한은 방향을 선회해 남북대화를 통한 해결보다는 아시아경기연맹 조직위원회에 참가를 신청했고, 선발대는 이미 인천으로 입국했다.
북한이 말로는 ‘우리민족끼리’를 주장하지만 실상은 민족끼리의 회담은 배척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의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을 조선중앙TV에 등장시켜 남북관계의 화해와 협력, 아시아경기대회를 통한 아시아인들의 화합을 대한민국이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의 행태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입만 열면 대화와 협력,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 반대의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한 간 관계 개선에 뜻이 있다면 우리 측의 고위급 접촉 제의부터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남북간 협의를 외면한 선전·선동으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평화공세와 함께 한반도 긴장조성을 위한 탄도미사일 발사도 멈추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성능개량을 위한 신형 미사일도 동해로 3발이나 발사(9월 6일)했다. 올해 들어서만 19차례에 걸쳐 110여 발이나 발사한 것이다.
김정은 정권 들어서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 위장평화공세와 화전양면전술이다. 금방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야단법석을 떨다가도 어느새 돌아서면 남북관계 개선과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우며 화해의 손을 내민다.
북한은 스스로 ‘우리의 행위에는 진정성이 있다’고, 남쪽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최근 입수한 북한의 군사자료 정보에 의하면 남북관계 개선을 역설하며 “북한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했던 2013년 후반기에도 김정은은 북한군 지휘성원(주요 지휘관 및 참모)들을 불러 모아 전쟁준비를 지시했다. “한반도 통일과 남조선 혁명은 오직 무력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이 김씨 일가의 변치 않는 논리다. 그래서 김정은도 지난해 12월 “전면전쟁을 대비해 전시동원 체제를 점검하고, 모든 일에 최우선해 전투준비를 완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위장평화공세 뒤에는 언제나 도발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북한이 화해무드를 강조할수록 도발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는 남북한의 지난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인천아시아경기대회라는 전(全) 아시안의 축제가 성황리에 끝날 수 있도록 군은 대북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할 시점이다.
윤규식 (국방정신전력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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