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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육군의 병영혁신 노력을 엿보다!

육군 3사단 백골부대 1박2일 체험기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4-09-18 오후 2: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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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의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며 벼들이 익어가는 누런 철원 들녘은 평화롭기만 했다. 길 가의 코스모스는 한껏 고운 자태를 뽐내고, 산들은 이제 막 단풍을 물들일 준비를 하느라 바람결에 분주해 보였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군의 사고를 계기로 병영혁신을 꾀하고자 하는 육군의 노력을 엿보기 위해 전방 3사단 지역을 찾았다. 육군본부 정훈공보실이 기획한 1박 2일간의 육군체험행사였다.

 끝없이 펼쳐진 황금 들판을 바라보니 64년 전 중공군과 북한군이 왜 이 지역을 차지하기 위해 수 십차례의 공방전을 벌였는지 굳이 전략적인 중요성을 간파하지 못하는 일반인도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3사단사령부에 도착해 먼저 부대소개영화를 시청했다. 공산당의 만행을 견디다 못해 월남한 서북청년단이 18연대에 자진입대해 “죽어 백골이 되어서도 공산당과 싸워 조국을 수호하고 북녘 고향땅을 자유의 품속으로 되찾겠다”는 결의로 철모 양쪽에 백골 마크를 흰색으로 그린데서 유래가 된 ‘백골부대’ 명칭, 그리고 1950년 10월1일 사단 예하 23연대 3대대 10중대가 3.8선을 전군 최초로 돌파해 이날을 기념하여 국군의 날이 제정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부대다.

 각종 행사나 근무 투입때 때 외치는 “살아도 백골 죽어도 백골, 필사즉생(必死卽生) 골육지정(骨肉之情), 백골 백골 파이팅!”이란 구호 만으로도 당시 서북청년단의 기개를 엿보는듯 했다.

 특히 전 장병이 외치는 대적관 구호인 “멸북통일 최선봉 천하무적 백골사단, 쳐부수자 북괴군 때려잡자 김정은, 김정은은 미친 개 몽둥이가 약, 부관참시 김일성 김정일 능지처참 김정은, 북괴군의 가슴팍에 총칼을 박자!”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리 일행을 맞은 참모장은 최근 군내에서 발생한 소수의 일탈행위가 마치 군 전체의 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완벽한 대비태세를 확립하고 가족같은 내무생활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간부들의 모습을 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방문한 곳은 멸공OP. 서울에서 100여km, 평양에서 158km 이격된 곳이다. 철의 삼각지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방한계선을 코앞에 두고 있어 멀리 평강공주가 온달을 장군으로 키우느라 훈련시켰다는 서방산이 맑은 하늘 아래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6·25당시 김일성이 한국군 장교 인식표를 군 트럭으로 갖다줘도 맞바꾸지 않겠다고 했다던 오성산이 바라보인다. 백마고지전투와 함께 6·25전쟁사상 2대격전으로 불리며 영화 ‘고지전’의 배경이 된 저격능선, 열흘동안 주인이 24번이나 바뀐 백마고지도 멀리 보인다. 언제 그런 격전이 있었나 싶게 지금은 평화로워 보이지만 언제든 적의 도발이 재발할 수 있는 곳이기에 한 치의 긴장도 늦출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만난 대대장은 “우리 병사들은 할아버지, 아버지가 피로 지킨 땅이기에 나도 내 아들과 딸에게 이 땅을 물려주겠다는 사명감으로 경계근무에 임하고 있다”며 언론에 비친 부정적인 군의 모습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달 6일부터 육군이 시행하고 있는 GP근무 장병들의 면회제도에 대해 질문하자 부모들의 호응이 좋다며 마을에서도 마을회관을 제공하는 등 주민들의 지지도 높다고 설명해주었다. 
          
 이어서 들른 피의고지(748고지) 탈환의 영웅인 김왕호 소령의 이름을 딴 김왕호 소초 상황실은 중거리카메라로 주야간 전방을 관측하고, CCTV로 탄약고와 무기고 경계병의 근무실태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과학화시스템이 도입돼 있었다. 화상으로 대대, 연대와 즉각 연결할 수 있는 고속 상황전파체계와 멀티비젼을 통해 상황실에서 감시, 감지, 타격할 수 있는 기능이 완비되어 있었다.

 인원 67명이 상주한다는 이 소초에 설치된 공중전화만 6대, 사이버지식방에 설치된 인터넷 등으로 외부와의 소통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부모나 친구와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휴대폰이 필요하지 않는지 물었더니, 게임하느라 취침에 방해가 되므로 필요가 없다는 답변이 대부분이다.

 전입온지 2주 되었다는 앳된 이등병의 얼굴과 전역을 2개월 남겨 놓은 선임 병장의 얼굴에서 동료 전우를 괴롭히고 죽음으로 몰고 간 광기나 잔인함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혹독한 고생을 치른 독수리계단을 걸으면서 매일 이 계단을 오르내리며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장병들의 고충과 군복무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 제2땅굴 입구에 세워진 위령비. 땅굴을 수색하던 한국군 7명이 북한군이 후퇴하면서 만든 차단막의 폭파로 희생되었다.ⓒkonas.net

 다음 날은 끊어진 철길 운정역과 2땅굴, 노동당사, 임꺽정의 은신처였다는 고속정을 둘러보며 반세기 전 치열한 격전이 치러졌던 철원-평강-김화의 철의 삼각지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당시 전투에서 사망한 영혼들이 지금의 우리를 보고 있다면 어떤 생각들을 할까? 이렇듯 발전한 한국을 보며 내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았노라 위안이라도 얻을까? 먼 외국 땅에서 스러져 간 장병들은 영혼이나마 고국의 부모형제 품으로 돌아 갔을까? 표현할 길 없는 복잡한 마음에 피어보지도 못하고 꺾여버린 젊디젊은 영혼들이 고이 잠들기를 기도해 보았다.
  
 곧 아들을 입대시켜야 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번 육군 전방체험은 아직도 분단된 국가의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한편 안도의 마음을 갖게 한 체험이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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