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보러 가려고 하는데 집에 계신가요?"

 경남 거제지역 생활정보지에 월셋집을 내놨던 윤모(66·여)씨는 지난 3월31일 낮 12시 30분께 귀가했다가 이모(37)씨가 집 안을 뒤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씨는 최근 월셋집을 구한다며 한 차례 찾아왔던 사람이었다.

 유유히 절도 행각을 벌이던 이씨는 윤씨를 밀어 넘어뜨리고 그대로 달아났다.

 윤씨는 팔이 부러져 전치 6주 진단을 받고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윤씨가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씨는 이날 오전에 '집을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전화를 걸었다.

 '오전에는 집에 사람이 없어 안 된다'고 말하자 이씨는 그냥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인 이씨는 이날 몸이 아프다며 회사를 조퇴하고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로 창문을 열고 윤씨의 집에 들어가 귀금속을 훔쳤다.

 이런 식으로 최근 6개월 동안 거제지역 주택 11곳의 주인들이 현금과 귀금속 등 4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봤다.

 이들은 모두 생활정보지에 전·월세 광고를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결과 절도 전과 10범인 이씨는 전·월세 광고를 보고 연락하고 찾아가 집안 살림살이를 살핀 후 범행 대상을 정했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전화를 걸어 주인이 집에 있는지 물어보고 부재하면 실행에 옮겼다.

 전화를 걸 때는 휴대전화가 아닌 공중전화를 사용했고 시내버스를 타고 다녔다.

 범행 시간은 주로 낮시간이었고 회사는 조퇴했다.

 강세환 거제경찰서 강력4팀장은 22일 "집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귀금속 등을 집에 보관하지 않아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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